허석 시장, 경전선 전철 도심노선 관련 거짓말 논란

유홍철 2021. 4. 2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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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석 순천시장이 지난 2월24일 경전선 전철화 관련 영상 브리핑을 하고 있다. 허 시장은 국토교통부가 노선 결정 과정에서 순천시의 의견을 단 한 차례도 듣지않았다고 밝혔지만 사실은 순천시가 의견을 내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거짓말 논란을 낳고 있다. /더팩트 DB

허 시장 ‘우리 의견 듣지 않았다’고 했지만 순천시 예타 현장조사 ‘불참’ 드러나

[더팩트ㅣ순천=유홍철 기자] 허석 시장이 경전선 전철화의 순천도심 구간의 지상노선과 관련, 지난 2월 영상 브리핑을 통해 국토교통부가 순천시의 의견을 듣지 않고 경전선 노선을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순천시가 예비타당성 현장조사 과정에 불참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 거짓말 논란이 일고 있다.

허 시장은 지난 2월 24일 ‘광주 송정~순천 경전선 전철화 사업 입장문’이란 영상 브리핑에서 "정부는 2019년에 경전선 전철화 사업 추진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 당시, 경제성을 이유로 우리시 경전선 구간은 노선 변경이나 철도 지중화 같은 보완사항 없이 기존 노선을 활용하는 방안으로 통과시켰습니다. 우리의 의견을 단 한 차례도 듣지 않았습니다."고 밝혔다.

허 시장은 이어 경전선(광주송정~삼랑진) 가운데 광주 송정~순천 구간 고속전철화 노선이 순천시의 도심 통과를 우려하고 도심권을 우회하거나 지중화를 촉구하면서 "시민 여러분들의 생활권 개선을 위해 한 목소리로 외쳐주십시오."라고 끝맺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지난 2019년 6월 국토부의 예비타당성 현장 조사에 순천시가 참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남도가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6월 26일에 국가철도공단 호남본부(순천)에서 열린 예비타당성 현장조사가 있었고 이같은 사실을 전남도가 순천시에 유선으로 이를 알렸다. 이날 현장조사에는 관련 지자체 가운데 화순·보성군은 참여했음에도 순천시는 불참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당시 국토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준비한 현장조사에는 한국개발연구원(KDI)를 비롯해 학계와 기술전문가 등이 참여했고, 관계기관 협의, 의견청취 등으로 진행됐다. 이후 순천역~벌교역~보성역~광주송정역으로 무궁화호를 타고 경전선을 따라 현장방문까지 이루어졌다.

전남도의 자료에 따르면 경전선 전철화 사업 예비타당성 재조사(2019년 5월~12월)와 관련해 국토교통부가 단 한 차례도 순천시 의견을 듣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순천시가 국토부, 예비타당성 용역 수행기관 등에 단 한 차례도 의견을 내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와관련 허석 순천시장은 최근 KBS 라디오 대담 프로에서 "이같은 중요한 행사는 문서로 하고 나중에 전화로 통보하는 것이기에 전화로 통보했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며 어물쩍 넘어가는 식으로 답변했다.

전남도의 해명자료에서 순천시에 유선으로 연락했고 순천시 관계자가 불참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허 시장이 ‘문서로 하지않아서 생긴 일’이라고 변명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더군다나 2019년 6월 26일 현장조사 당일 오후 5시 전후로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당시 현장조사에 나선 KDI, 국토부, 철도시설공단 관계자와 광주송정역 회의실에서 티타임을 가진 것으로 자료에 나타났다. 순천시를 비롯한 기초단체는 평소 상급 기관장인 도지사의 동정을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허 시장의 뒤늦은 해명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워 보인다.

물론 당시 전남도청 철도팀 관계자(현 타부처 파견)도 "분명히 전화로 연락을 했었다. 문서로 하지않은 것에 대해서도 KDI와 국토부의 자체 현장조사이고 관련 지자체의 의견을 들어보는 차원이었기에 국토부로부터 전화로 현장조사 행사 통보를 받았고 순천시에도 전화로 통보했던 것이다"고 설명했다.

순천시의 사후 조치도 미심쩍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2019년 6월 국토부 현장조사 당시 순천시 관계자가 왜 참여하지 않았는지를 자체 규명하거나 당시 담당자에 대한 책임추궁 등의 아무런 조치도 하지않고 어물쩍 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3월16일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순천시문화건강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경전선 전철화 사업’ 설명회에 앞서 순천 시민단체와 관변 단체들이 경전설 노선의 도심권 지중화 등을 요구하는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더팩트 DB

이와관련 일각에서는 "허석 시장이 행정 경험이 일천한데다 자신의 보조금 전용 관련 재판 등의 문제로 굵직한 현안을 놓친 것"라거나 "시청 직원들이 허 시장의 공약사항 이행에만 매몰된 나머지 중앙부처의 대규모 사업에 둔감한 채 일시적으로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그룹의 시민들은 "만약 국토부가 현재 계획된 대로 순천 도심권을 지상으로 관통하는 노선으로 확정해서 시공한다면 순천시의 무사안일 행정의 표본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순천시를 질타하고 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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