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지 오브 투모로우' 같았던 연장, 그리고 허무한 결말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2021. 4. 1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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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미국의 존 캐틀린이 19일 오스트리아 비엔나 인근의 다이아몬드 CC에서 열린 유러피언 투어 오스트리아 골프 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유러피언 투어 홈페이지 제공


톰 크루즈는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 같은 시간대를 반복해서 겪게 되는 타임 루프에 갇혀 죽었다가 살아나는 것을 되풀이한다. 19일 오스트리아 비엔나 인근의 다이아몬드 CC에서 열린 유러피언 투어 오스트리아 골프 오픈에서 타임 루프를 보는 듯한 연장전이 펼쳐졌다. 미국의 존 캐틀린과 독일의 막시밀리안 키퍼는 14언더파 274타로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돌입했다.

파3 18번홀에서 진행된 연장은 끝나지 않을 것처럼 되풀이됐다. 1, 2차 연장은 두 선수 모두 파를 잡아 비겼고, 3차 연장에선 키퍼가 9.1m 거리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승부가 끝나는 듯했지만 캐틀린이 3m 버디로 응수해 다시 18번홀 티박스로 돌아가야 했다. 4차 연장서 캐틀린은 티샷이 벙커에 빠지는 위기를 맞았지만 멋지게 파세이브에 성공했고, 둘은 다시 18번홀 티박스로 돌아갔다.

마침내 승부가 갈린 것은 5차 연장에서였다.

캐틀린의 샷은 다시 벙커로 들어갔다. 키퍼가 다시 끝낼 기회를 잡는 듯했지만 키퍼의 샷은 더 나빴다. 키퍼의 샷이 두껍게 맞으면서 물로 향하고 만 것이다. 캐틀린이 파세이브를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키퍼에겐 아직 기회가 있었다. 키퍼가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 1퍼트로 막으면 보기로 비길 가능성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키퍼는 세 번째 샷을 다시 물에 빠뜨렸다. 그걸로 사실상 승부는 끝났다. 드롭존에서 친 5번째 샷마저 그린에 떨어진 뒤 백스핀을 먹고 뒤로 굴러와 다시 물속으로 사라졌다.

승부는 결정됐지만 매치 플레이가 아닌 스트로크 플레이였기 때문에 그들은 계속 경기를 해야 했다. 키퍼는 7번째 샷만에 간신히 그린에 올린 뒤 5m 거리의 퍼트를 집어넣어 퀸튜플 보기로 홀아웃했다. 캐틀린은 3m 파퍼트를 놓치고 보기로 홀아웃했지만 우승을 하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었다. 캐틀린은 이번 우승으로 최근 13번의 대회에서 3승을 올리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유러피언 투어 첫 우승 기회를 허무하게 날려버린 키퍼는 “연장에서의 모든 샷이 좋았지만 마지막 샷은 약간 바보 같았다. 너무 공격적이었다”고 한탄했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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