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산불 피해, 잃어버린 숲 되찾자" 안동, 3년간 나무 58만그루 심는다
매일 산림조합·주민 400여명
낙엽송·자작나무 식재 분주
복구 30년.."산불 조심" 당부
[경향신문]
8일 오후, 경북 안동시 남후면의 한 야산. 불에 탄 나무를 베어내 허허벌판으로 변해버린 곳에서 안동산림조합 소속 작업단원과 주민 등 160여명이 5~6명씩 짝을 지어 능선을 따라 나무를 심고 있었다. 땅을 고르고 나무를 심은 뒤 지주목을 세우는 작업이 일사불란하게 이뤄졌다. 이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낙엽송과 자작나무, 느티나무 등 사람 키보다 조금 큰 크기의 2~4년생 나무 수십그루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자리 잡았다.
곽용삼 안동산림조합 기술지도과장은 “산불 피해 현장을 처음 찾았을 때만 해도 나무를 심어야 할 곳이 너무 넓어서 막막하기만 했다”면서 “순간의 방심 때문에 난 산불이 이렇게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경북도·안동시는 지난해 안동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피해 지역에 올해부터 3년간 나무를 심어 ‘잃어버린 숲’을 되찾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두 지자체는 2023년까지 162억5900만원을 들여 산불 피해지 복구조림사업을 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이들 지자체는 올해의 경우 이달 말까지 피해 지역 야산과 고속도로변, 문화재·민가 주변 등 418㏊ 면적의 땅에 10개 수종의 나무 58만4000그루를 심을 예정이다. 현재 안동산림조합 등은 지난달 18일부터 13개 사업지구에서 매일 400여명이 조림사업에 나서, 목표치의 절반가량 식재작업을 마친 상태다.
안동에서는 지난해 4월24~26일 풍천·남후면 일대에서 산불이 나 축구장(국제규격 7140㎡ 기준) 2723개 면적인 산림 1944㏊와 주택 등 건물 14곳이 피해를 입었다. 이 산불은 2000년 4월 강원 동해 산불(2243㏊ 피해) 이후 가장 큰 피해(약 1062억원)를 남겼으며, 국내 역대 발생 산불 중에도 6번째로 산림 피해가 컸다. 산림청은 안동을 비롯해 지난해 3월과 5월, 울산 울주와 강원도 고성에서 각각 발생한 ‘봄 산불’의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약 703억원을 들일 예정이다.
산불은 매년 봄철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며, 최근 발생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산림청 자료를 보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에서 4737건의 산불이 발생해 1만1195㏊의 산림이 훼손(피해액 6579억원)됐다. 이 기간 중 3~5월에 난 산불은 한 해 평균 280건(59%)이다. 특히 2019년과 지난해, 각각 392건과 381건의 산불이 나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산림당국은 최근 봄철 산불 발생 빈도가 더욱 잦은 만큼, 입산객 등이 불씨 관리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중한 안동시 산림과장은 “산불은 한순간의 부주의로 발생하지만 다시 원상태로 복원하는 데 최소 30년 이상이 걸린다”면서 “특히 봄철 건조한 날씨에 산불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입산객 등의 각별한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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