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키우는 거래분석원..빅브러더 우려도 커진다 [3기 신도시 토지보상 '우려가 현실로']

2021. 4. 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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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거래분석원 이르면 내달 설립 추진
금융·과세 정보 조회 가능..수사기능 배제
2.4 대책 사업지·신규택지 이상 거래 감시
사업지 늘어날수록 규모도 확대될 가능성
정부 "금융분석원 준해 최소 정보만 볼것"
전문가 "과도한 감시로 거래 위축 부작용"

공직자 땅 투기 사태를 계기로 정부는 ‘부동산거래분석원’(이하 분석원)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자칫 과도한 감시로 거래를 위축시키는 부작용만 낳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4 공급 대책에 따른 수많은 사업지의 거래 조사를 분석원이 담당하게 되면서, 공공 감시조직이 비대화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분석원은 향후 정부 주도의 도심 개발 사업 및 신규택지 발표 전후 이상거래 감시 역할을 맡는다.

금융·과세정보까지 갖는 분석원의 몸집이 커질 수록 ‘빅 브러더’(Big brother·정보를 독점한 거대 권력자) 논란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분석원의 인원 등 구체적 규모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100명 안팎의 규모로 꾸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부는 금융정보분석원과 유사하게 최소한의 정보만 들여다보고, 수사 권한이 없기 때문에 과도한 감시가 이뤄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분석원 출범 전까지 교란행위 감시를 위해 20~30명 규모의 부동산거래분석기획단을 구성한다. 이달 초 출범 예정인 분석기획단은 국토부의 정규조직으로서 경찰과 국세청, 금융위원회, 행정안전부에서 총 9명의 인력을 파견받는다.

앞서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이 가동됐으나 이는 정원이 확보되지 않은 임시조직이었고 올 2월 말 기한이 만료됨에 따라 자동으로 없어졌다.

분석원은 이르면 다음달 출범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당정은 분석원 설립을 위해 부동산거래신고법 개정안을 이달 내 발의해 속전속결로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분석원은 부동산 시장의 이상 거래에 대한 모니터링과 시장 교란행위를 분석하고 조사하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한다. 국토부와 금융위, 국세청, 경찰 등 행정부와 금융감독원, 한국부동산원 등 공공기관에 민간 전문인력(감평·세무·회계 등)까지 분석원에서 활동하게 된다.

원활한 부동산 투기 행위 조사를 위해 개인 금융·과세 정보 등을 제한적으로 조회할 권한을 가진다. 다만, 분석원에 수사 기능은 부여되지 않는다.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 사업이 속속 실행에 들어가면서 분석원의 규모는 확대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 사업 선도사업지 21곳을 발표하면서, 분석원을 통해 사업 전 과정에서 투기 수요가 유입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동산거래분석 기획단 및 거래분석원이 예정지구 지정(법령상 지구경계 설정) 때부터 사업 지역에 투기 수요가 유입됐는지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후보지 공개 시점을 포함해 예정지구 지정 1년 전부터 본 지구 확정 때까지, 사업지구와 인근 지역의 부동산 거래가 조사 대상이다.

현재까지 지자체와 주민 등이 제안한 2·4대책 관련 사업지가 341곳에 달한다. 정부는 1차 21곳에 이어 매월 순차적으로 후보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토지 등 소유주 동의 10%만 받으면 예정지구로 지정되기 때문에 향후 예정지구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지가 늘어날 수록 분석원의 규모가 함께 커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분석원은 신규 택지 발표 때 토지 거래에 대한 자금조달계획서도 조사한다. 부동산거래신고법 개정으로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제도가 정착된 이후 발표하는 택지부터 시행된다.

정부는 분석원이 최소한의 정보만 들여다보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윤성원 국토부 1차관은 지난 1일 라디오 방송에서 ‘빅 브러더’ 논란에 대해 윤 차관은 “부동산에 대한 시장 동향 점검, 조사 권한을 가진 기관을 만드는 것이며, 이를 위해 금융거래와 과세 정보를 봐야 한다”며 “우리는 금융정보분석원에 준해 최소 한도로 정보를 볼 것이며 수사권한은 주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분석원 설치가 실수요자 등 부동산 거래를 위축시키고 과도한 재산권 감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조직을 만들어 모든 부동산 거래를 다 들여다보겠다는 발상은 위험하다”며 “정상적인 거래 또한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민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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