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카 탈래?" 외제차 빌려 팔아 넘긴 조폭..피해액만 30억 원

조진영 2021. 4. 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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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아침 눈 뜨면 미친 사람처럼 대전에 갔죠. 주변을 계속 돌아다녔어요."

충북 청주에서 소규모 렌터카 회사를 운영하는 A 씨.

A 씨는 비슷한 피해를 본 인근 영업소 직원과 차를 직접 찾아 나섰습니다.

두 달여 간의 잠복 끝에 A 씨는 어느 원룸 건물 주차장에서 잃어버린 차 한 대를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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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눈 뜨면 미친 사람처럼 대전에 갔죠. 주변을 계속 돌아다녔어요."

충북 청주에서 소규모 렌터카 회사를 운영하는 A 씨. 지난해 K에게 승용차 3대를 빌려줬습니다.
렌트비를 내고 대여기간을 연장하던 K. 하지만 어느 날부터 돈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뿐 아니라 K는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았고 어렵게 연락이 되도 회피하기만 했습니다. 결국엔 차도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워낙 규모가 크지 않았던 회사라 차 3대가 묶이자 경영이 급속도로 악화했습니다.

속을 끓이던 A 씨는 반년이 지날 무렵, 해결의 실마리를 잡았습니다. 주정차 위반 과태료 고지서가 일주일 간격으로 날아왔기 때문입니다. 위반 장소는 대전 도안동과 봉명동에 집중됐습니다.

A 씨는 비슷한 피해를 본 인근 영업소 직원과 차를 직접 찾아 나섰습니다.


■ "와 찾았다. 진짜 찾았다."

두 달여 간의 잠복 끝에 A 씨는 어느 원룸 건물 주차장에서 잃어버린 차 한 대를 찾았습니다. 출동한 경찰이 A 씨 소유로 운행정지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차를 가져갈 수 없었습니다.

운행 중이 아닌 데다 운전자도, 연락처도 없어 압수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긴 기다림이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A 씨는 차에 타려는 운전자를 만났습니다. 하지만 운전자는 차 열쇠를 내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자신은 1,500만 원을 주고 중고 외제 차를 샀는데 정기 점검을 보낸 사이 대체로 받은 차라서 돌려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 "벤틀리·벤츠·BMW 출고 후 팔아넘겨"

충북 청주에서 사업하는 B 씨도 K를 만났습니다.

K는 할부금을 부담할 테니 고가의 외제 차를 리스해서 빌려달라고 했습니다. 친한 동생이 사업상 필요하다는 말에 B 씨는 선뜻 도움을 줬습니다. K를 통해 출고한 차는 4대가 됐습니다.

하지만 매달 B 씨의 계좌로 들어오던 할부금이 어느 날부터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주차된 차가 없어졌어요. 이만한 스티커만 하나 붙어있는 거예요."

피해자 C 씨는 K에게 차를 빌렸다가 피해를 본 경우입니다. '친한 형님' K는 '돈 대신 받아온 차'라며 C를 유혹했습니다.

C 씨는 "돈을 빌려준 사람한테 돈 대신 차를 받아왔다는 거에요. 그 사람이 차를 찾아갈 때 돈을 돌려주면 된다. 형이 너한테 돈을 돌려주면 차를 다시 주면 된다고 했어요"라고 전했습니다.

K의 제안을 수락한 C는 차를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주차장에 세워둔 차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주차장에는 '렌트비 미납으로 차량을 회수한다'는 쪽지만 남아 있었습니다. 놀란 마음에 K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K는 오히려 다른 제안을 해왔습니다.

"저한테 슈퍼카 사진을 보내고 '이 차 9,000만 원이면 탈 수 있다'면서 현혹하는 거에요. 자기 동생들이 가지고 있는 차라고 했어요"


경찰 조사 결과 K는 충북 청주의 폭력조직 조직원이었습니다. A와 B 등에게서 모은 차 30여 대는 다른 지역 조직원에게 팔아넘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른바 '대포차'가 된 겁니다.

돈을 받고 빌려 준 일부 차량은 점검해야 한다면서 가져간 뒤 되돌려주지 않기도 했습니다. C 씨 같은 피해자에게는 돈을 더 내면 더 비싼 외제차를 탈 수 있다고 부추겼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충북 청주와 대전, 광주, 전남, 경기 등 전국에서 피해자 20여 명이 나왔습니다. 확인된 피해액만 30억 원에 이릅니다.

경찰은 K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 등으로 송치하고 추가 피해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또 이 사건이 K의 개인 범행인지 폭력조직의 조직적인 범죄의 일부인지도 함께 확인하고 있습니다.

조진영 기자 (123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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