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Re:뷰] 거래 사라지고 실거래가 뚝.. 집값 다 올랐나?

강수지 기자 2021. 3. 29.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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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수지Re:뷰]는 ‘강수지 기자의 Real estate View’의 합성어입니다. 쏟아지는 부동산 정보의 홍수와 관련 정책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현장을 직접 찾아 올바른 투자 정보를 독자 여러분께 전달하겠습니다.

국토교통부 부동산 실거래 정보를 보면 직전 거래보다 낮은 가격으로 거래된 건수는 지난 1월 전체 건수 대비 18.0%에 불과했으나 2월엔 24.9%, 3월(17일까지 기준)엔 38.8% 등 비중이 커졌다. 사진은 용산 KCC웰츠타워 단지 입구. /사진=강수지 기자
지난해 하루가 멀다 하고 치솟는 매매가와 매물 품귀에 따른 전셋값 상승 등으로 우려와 불안 심리가 컸다. 그런데 올 들어 매매 거래량이 줄고 매매가 상승세가 주춤하며 ‘안정세로 들어서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단독·다가구, 연립·다세대, 아파트·오피스텔을 모두 포함한 주택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8월부터 꾸준히 증가하다가 올 들어 감소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올 2월 한 달간 주택 매매 거래량은 전년 동월(17만2000건) 대비 55% 급감한 7만8000건을 나타냈다. 지난 1월(15만2000건)과 비교해서도 49% 줄었다.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2만6000건으로 전년 동기(8만3000건)보다 68% 급감하며 가장 많이 감소했다. 이는 전달(59만건)보다도 55% 감소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년 전에 비해 64% 감소했다. 1월 거래량에 비해선 69% 줄었다.

거래량뿐 아니라 아파트값 상승세도 둔화하는 모양새다. 전국 평균 아파트값을 견인하고 있는 서울의 경우 대표 지역인 강남권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은 물론 전역에서 가격이 떨어졌다. 국토교통부 부동산 실거래 정보를 보면 직전 거래보다 낮은 가격으로 거래된 건수는 지난 1월 전체 건수 대비 18.0%에 불과했으나 2월엔 24.9%, 3월(17일까지 기준)엔 38.8% 등 비중이 커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 전역 가격 하락 거래 ‘속속’


서대문구 북가좌동 DMC래미안e편한세상 85㎡(이하 전용면적)는 1월19일 13억7000만원(4층)에 거래된 후 2월15일엔 1억3000만원 떨어진 12억4000만원(7층)에 거래 신고됐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자이 89.1㎡는 3월6일 31억5000만원(32층)에 거래되며 전달 3일(직전 거래) 거래액인 35억원(11층)과 비교해 3억5000만원 낮았다.

용산 역시 마찬가지로 다수 단지에서 가격이 하락한 거래를 발견할 수 있다. 지하철 6호선 효창공원역에서 내리면 ▲용산 롯데캐슬센터포레 ▲용산 리첸시아 ▲용산 e편한세상 등 지역 대표 고급 브랜드 아파트가 도로 주변에 위치해 있다. 걸어서 약 10분 거리에 최근 큰 폭으로 하락한 용산구 문배동 용산 KCC웰츠타워가 눈에 들어왔다. 2015년 지어진 신축 단지다. 이 아파트 84㎡는 3월8일 10억6천만원(14층)에 매매됐다. 지난해 말 거래된 12억2500만원보다 1억6500만원 낮은 가격이다. 큰 폭으로 떨어진 매매가에 인근 중개업소마다 폭발적으로 문의가 쇄도했다는 후문이다.

아파트를 한 채 소유하고 있다는 용산구 주민 A씨는 “매매가가 떨어지고 있는 게 맞는 것 같다. 신축 아파트를 부동산 중개업소에 내놓았는데 가격을 좀 내려서 팔자고 하더라. 왠지 집값이 더 떨어질 것 같다”고 했다. 용산의 한 중개업소 대표 B씨는 “예외적인 사례로 실제 시세가 그렇게 낮아진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같은 지역의 또 다른 중개업소 대표 C씨는 “정부가 부동산시장이 안정세에 들었다고 하지만 가격이 많이 떨어진 것은 아니다”라며 “원래 집값은 오르다가 횡보하다가 잠시 떨어지기도 하는 것으로 계속 오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많이 올랐던 것은 맞지만 더 떨어지진 않고 용산은 더 오를 것”이라며 희망 섞인 전망을 했다.



패닉바잉 진정·전세난 완화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2·4 공급대책 발표 직전인 2월 첫 주 올 최고 상승률인 0.10%를 기록한 후 6주 연속 ▲0.09% ▲0.08% ▲0.08% ▲0.07% ▲0.07% ▲0.06% 등으로 상승폭이 둔화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시내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둔화한 이유에 대해 ▲신규 수요 둔화 ▲집값이 장기간 오르면서 피로감이 크게 작용 ▲전세시장 진정 등을 꼽았다.

박 위원은 “지난해 집값이 더 오를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수요자가 소위 ‘영끌’을 많이 했다. 이에 올 들어선 신규 매수세가 주춤해졌다. ‘패닉바잉’이 진정된 것”이라며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줄고 있는 것은 수요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해 7월 임대차2법 시행 후 시장에 매물 잠김 효과가 나타나면서 전세난이 극심했다. 요즘은 전세난이 완화하니 집을 사려는 사람도 줄어드는 모양새”라며 “올해 전세시장이 진정되면 고공비행하는 수도권 집값도 계속 오르기 힘들 것이고 서울처럼 집값이 비싼 곳에선 4월 말까지 양도소득세와 보유세를 줄이려는 절세 매물이 나와 상승세를 둔화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현 장세를 대세 하락의 신호탄으로 보기는 이르다. 일부 지역에선 신고가 행진도 하고 있다”면서 “당분간 숨 고르기 국면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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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지 기자 joy8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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