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공사 시계 2년 전으로 되돌린 '싹쓸이' 감사실장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2021. 3. 2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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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떠오른 고위직 낙하산 논란..인사 복마전 '새만금공사'
감시·감독해야할 이사회, 낙하산 정치인이 차지.."오십보백보"
이사회 9명 중 사장 포함 이사 3명이 더불어민주당 출신 인사

(시사저널=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새만금개발공사의 현 감사실장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재직 당시 LH아파트 15채를 싹쓸이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새만금공사 경영의 문제점을 일차적으로 감독해야 할 이사회마저 특정정당 출신의 정치인으로 채워져 인사난맥상을 부채질했다는 점이다. 일각에선 낙하산으로 앉은 '사장'과 임원들이 무슨 명분으로 불공정 인사를 막아 내겠느냐며 '오십보백보' '복마전'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전북 군산시 새만금개발공사 사옥 ⓒ새만금개발공사

'아파트 15채 싹쓸이' 감사실장은 LH서 이직

새만금공사는 22일 본인과 가족 명의로 전국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택 15채를 매매했다가 LH를 퇴사한 뒤 징계 사실을 숨기고 경력직 직원으로 입사한 감사실장 A씨를 업무 배제했다. 새만금공사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3월 3급 경력직 직원으로 채용됐다. 공사 측은 채용 당시 경력증명서류에 상벌 사항을 기재하도록 명시했으나 A씨가 LH에서 징계받은 사실을 숨겼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은 새만금개발공사 감사실장 A씨가 LH 재직시절 경기 수원과 동탄, 경남, 대전, 포항, 창원 등에서 LH 아파트 15채를 본인과 가족 명의로 매매한 것이 2018년 9월 LH 감사실에 적발돼 견책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후 사직한 A씨는 징계 사실을 숨긴 채 새만금개발공사에 재취업한 뒤 승진해 감사실장(2급)을 맡았다.

새만금공사에도 어김없이 떨어진 '낙하산'

최근 새만금공사가 감사실장 인사문제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가운데 과거 논란이 됐던 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의 낙하산 인사가 다시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감사실장이 새만금공사의 시계를 2년 전으로 되돌린 셈이다.

지난 2019년 10월 15일 오전 전북 군산시 새만금개발청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새만금공사의 특정 정당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민경욱 전 자유한국당 의원은 "새만금개발공사는 민주당 출신들을 배불리기 위해 설립했나"라며 "강팔문 사장을 비롯해 비상임이사 2명이 민주당 출신"이라고 지적했다. 이사 9명 중 사장 포함 3명이 민주당 출신으로, 집권 여당 정치인 출신의 대표적인 낙하산 인사임을 염두에 둔 말이다.

민 전 의원에 따르면, 강팔문 사장은 지난 2016년 4월 전북 익산시장 보궐선거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낙선한 전력이 있다. 임기는 3년에 연봉은 1억 700만원 수준이다. 전주YMCA 사무총장을 지낸 이 모 이사는 민주당 전북도당의 윤리심판위원으로 활동했다. 또 다른 이 모 이사는 김대중 총재 비서 출신으로 새천년민주당 광주지부 부지부장 출신이다. 비상임이사의 임기는 2년으로 연봉은 3000만원 수준이다. 현재 임기 3년의 강 사장을 제외한 5명의 비상임이사는 지난 1월 7일로 2년 임기가 끝나면서 이사 선임이 진행 중이다.

새만금개발공사 설립 배경 홍보 자료 ⓒ새만금개발공사

새만금개발공사는 어떤 곳?

새만금공사는 2018년 9월 설립된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이다. 새만금공사는 민간투자에 맡겨 둔 새만금 매립조성사업을 공공이 선도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설립됐다. 설립 당시 새만금사업은 대규모 매립을 민간에 의존해왔기 때문에 매립완료율이 12%(135만㎢ )정도로 저조했다. 그러자 전북도를 중심으로 새만금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공공주도로 매립을 지속적·안정적으로 추진할 별도의 전담기관 설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새만금개발청이 이미 신설됐으나 매립재원 마련을 위한 수익사업에 직접 참여가 어렵고, 새만금청이 매립하면 국유지가 돼 관련법에 따라 관리·매각해야 하므로 투자유치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것도 또 하나의 이유였다. 이를 반영해 지난 2017년 7월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 '새만금 공공주도 매립'이 포함됨에 따라 이듬해 2018년 2월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그해 9월 21일 공사로 설립됐다. 

이에 따라 새만금공사는 매립 등 새만금사업을 직접 시행하는 사업시행자의 기능과 역할을 하고, 새만금개발청은 기본계획 수립, 각종 인허가, 홍보, 주요 기반사설 확충 등 새만금개발의 전담기관의 역할을 맡고 있다. 

새만금개발청과 새만금개발공사 양 기관의 불협화음이 새만금 개발에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도 있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국감에서 "새만금개발청이 계획을 수립하고 허가와 준공 등을 하고 있는 가운데 새만금개발공사와 규모가 차이나 불협화음의 소지가 있다"며 "두 기관이 긴밀하고 얼마만큼 협업이 잘 되느냐에 따라 새만금 개발에 속도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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