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많고, 맛난데, 싸네..'1만원 치킨' 열풍

전재욱 2021. 3. 22.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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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저가치킨이 판매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2만원 위로까지 솟은 치킨값에 지친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구매로 돌아서려는 흐름과 맞닿은 것으로 해석된다.

재난지원금 확대와 금융자산 증가에 보복 소비까지 맞물린 것과 딴판이지만, 이 흐름에서 이탈한 이들이 저렴한 치킨으로 발길을 돌렸다는 추정이다.

GS리테일의 편의점 GS25가 이달 15일 '1만원 치킨'을 내놓은 것은 이런 소비 심리를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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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푸드, '옛날통닭' 판매량 10만개 돌파..출시 넉달 만
이마트, '노브랜드 버거 치킨' 5종 작년 판매량 26%↑
2만원 넘는 치킨에 지친 소비자, '싼 치킨'으로 발길
치킨시장 중축으로 컸지만 배달치킨 대체하기엔 '글쎄'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저렴한 저가치킨이 판매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2만원 위로까지 솟은 치킨값에 지친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구매로 돌아서려는 흐름과 맞닿은 것으로 해석된다.

신세계푸드 ‘올반 옛날통닭’.(사진=신세계푸드)
2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에서 만드는 ‘올반 옛날통닭’은 이달 들어 판매량이 10만개를 돌파했다. 지난해 11월 제품을 출시한 지 4개월여만이다.

이 제품은 1만1900원(신세계푸드몰 기준) 가격에 닭 2마리(합계 중량 720g)를 담고 있다. 닭 사이즈로 보면 7호(651~750g)에 해당한다. 일반 치킨을 7~10호 닭으로 만드니 대등한 크기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재료를 확보하는 속도와 제품이 팔리는 속도가 같을 만큼 빠르게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저가치킨 ‘노브랜드 치킨’도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마트에 따르면, 노브랜드 치킨 5종은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보다 26% 늘었다. 제품 가격은 판매가 기준으로 6280~1만480원 사이다. 가장 고가인 ‘크리스피 후라이드치킨’은 중량이 900g이다. 반죽 용량이 포함된 것을 고려하더라도, 일반 치킨 사이즈(7~10호)에 버금간다.

이마트 관계자는 “노브랜드 제품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아서 구매 부담을 덜려는 소비자에게 대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 노브랜드 ‘크리스피 후라이드치킨’.(사진=이마트)
저가 치킨 수요가 늘어나는 배경으로는 고가 치킨에 대한 저항이 꼽힌다. 치킨 주문 가격이 2만원 이상으로 오른 지 이미 오래다. 단품 기준으로 A사에서 판매하는 B제품은 값이 2만5000원이다. 사이드 메뉴를 추가하고 배달료까지 부담하면 치킨 주문 가격이 3만원을 넘긴다. 저가 치킨과 비교하면 가격이 기본 두 배에서 많게는 약 다섯 배(노브랜드 치킨 6800원 기준)까지 차이가 난다.

맛의 상향 평준화도 원인 가운데 하나다. 제아무리 값싸더라도 맛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판매로 이어지지 않는다. 조리 기구(에어프라이, 오븐)의 보급화도 맛을 끌어올리는 데에 역할을 했다.

식품회사 관계자는 “가정간편식(HMR)과 냉동 제품이 새로운 시장으로 인식되면서 제조와 포장에 들이는 노력이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소외된 소비가 몰리는 현상도 감지된다. 재난지원금 확대와 금융자산 증가에 보복 소비까지 맞물린 것과 딴판이지만, 이 흐름에서 이탈한 이들이 저렴한 치킨으로 발길을 돌렸다는 추정이다.

GS25 ‘쏜살치킨 세트’. 순살치킨과 치킨무, 치킨양념소스, ‘펩시콜라’ 190㎖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가격은 1만원.(사진=GS25)
GS리테일의 편의점 GS25가 이달 15일 ‘1만원 치킨’을 내놓은 것은 이런 소비 심리를 반영한다. 작년 12월 GS25의 순살 치킨 조각인 ‘치킨25’ 주문 고객 250명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가격 인하(30.8%)가 전체의 2위를 차지할 만큼 요구가 컸다.

저가 치킨을 둘러싼 전망은 갈린다. 2010년대 롯데마트 ‘통큰치킨’(5000원)과 같은 열풍을 기대하는가 하면,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냉동 피자가 확장하고 있지만 외식 피자를 대체하지 못하는 것이 비유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치킨의 맛은 조리하는 과정에 있는데 공산품으로 만든 제품은 이 맛에 도달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며 “외식 치킨과 공산품 치킨 시장은 아예 달라서 고객이 겹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재욱 (imf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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