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함께하는 주택 리노베이션

매거진 2021. 3. 1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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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있는 집

긴 기다림 끝에 찾은 30년 넘은 도심 주택. 건축가의 손길이 더해지며 어디를 바라보아도 자연과 마주하는, 세 식구의 집이 완성되었다.



집 앞에 나란히 선 세 식구

크고 작은 주택들이 밀집한 동네 산 중턱. 오가는 길이 힘든 만큼 주변 경치가 매력적인 그곳에서 지오아키텍처 이주영 소장은 이 집을 처음 만났다.

“늘 주택에 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기에 도심이지만 비교적 한적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곳을 찾아 주변을 많이 살펴보았어요. 그러다 우연히 산과 단아하게 어우러진 모습이 아름다운 지금의 집과 마주하게 되었죠.”

멀리 북악산이 보이고 깎아내리는 듯한 산이 집의 경계인 담장을 대신하는 구옥. 건물 자체는 화려하지 않은 오래된 집이었지만, 건축 상태가 양호했기에 최대한 기존 집의 형태를 보존하면서 조용히 산을 바라볼 수 있는, 산이 주인공인 공간이 되길 바라며 설계를 시작했다.


SECTION

HOUSE PLAN

대지위치 ≫ 서울시 종로구
대지면적 ≫ 148.5㎡(44.92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75㎡(22.68평) | 연면적 ≫ 150㎡(45.37평)   
건폐율 ≫ 50% | 용적률 ≫ 101%    
최고높이 ≫ 7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조적조     
단열재 ≫ 비드법단열재     
외부마감재 ≫ 벽 – 기존 벽체 위 도장 / 지붕 – 아스팔트싱글     
담장재 ≫ 시멘트블록, 적벽돌 | 창호재 ≫ LG하우시스 시스템창호   
에너지원 ≫ 도시가스 | 조경석 ≫ 화강석 판석(잔다듬), 자연석    
조경식재 ≫ 배롱나무, 홍단풍, 꽃사과나무, 복숭아나무, 포도나무     
조경 ≫ 지오아키텍처     
시공 ≫ 미건    
설계 ≫ 지오아키텍처 02-395-1215  http://g-o-a.kr


외관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되 깨끗하게 정리하고, 내부는 기능적인 부분의 보완 및 스타일링이 이뤄졌다.


현관에서 계단실로 향하는 긴 복도. 왼쪽엔 주방이, 오른쪽엔 작업실이 있다. ⓒtqtqstudio

“내외부를 조금씩만 손보면 되는 상황이라 굳이 신축까지 고려할 필요는 없었어요. 그러다보니 아이러니하게도 건축가의 집이 건축 자체의 행위를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버렸네요(웃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되, 가족이 지내며 불편할 부분들은 공사 내역에 꼼꼼히 반영하여 집을 그려 나갔다. 또한, 산에 반해 집을 정했으니 이를 온전히 누릴 수 있는 마당은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각별히 정성을 쏟았다.


ⓒtqtqstudio


(위, 아래) 흰색 타일로 꾸민 주방과 안쪽 다이닝룸. 기존에 있던 붙박이장 등과 잘 어우러질 수 있게 디자인했다.

“주택에 오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가 마당이었기 때문에 다른 무엇보다 신경을 썼어요. 단, 산 앞에서 어떤 조경을 디자인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사는 사람인 우리 가족의 생활과 주변 풍경을 담아 어디든 앉을 수 있고, 어디를 바라보아도 자연인 집을 만들고자 했답니다.”

그렇게 봄에 시작한 공사는 계절이 바뀌기 전 마무리되어, 새 옷으로 갈아입은 집이 세 식구를 맞이했다.

한눈에 담기는 산세 풍광은 물론, 곳곳에 심은 식물로 생기 도는 마당을 지나 현관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긴 복도와 마주하게 된다. 내외부를 정돈하고 스타일링만 가볍게 해주었음에도 이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집 안은 새로움으로 가득 채워졌다.

AXONOMETRIC


현관 우측에 자리한 작은 거실. 마당을 보며 조용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이다.

1층은 주방 및 다이닝룸, 작업실과 욕실이 복도 양쪽으로 오밀조밀 배치된 구조로, 특히 현관 우측에 자리한 작은 거실은 마당을 향한 넓은 창을 통해 따스한 빛을 들이며 누구든 온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편안한 장소가 되어준다.

1층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다이닝룸의 경우, 단순히 함께 모여앉아 식사하는 공간을 넘어 가족이 대화를 나누는 장소로, 손님이 방문했을 땐 홈카페로 변신하며 다양한 기능을 더한 멀티룸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POINT 1_수납에 신경 쓴 작업실   
각종 물건이나 소품이 흩어지지 않도록 한쪽 벽면을 선반장으로 채우되, 수납 상자와 파일꽂이 등으로 정돈된 분위기를 내었다.   

POINT 2_깔끔한 욕실     
톤 다운된 차분한 색상의 타일로 자연스러움을 더한 1층 욕실. 화장실과 욕조, 세면대를 적절히 분리 배치해 모던한 욕실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POINT 3_2층 놀이방   
아이를 위한 채광 좋은 놀이방. 메인 입구는 1층 정원에 있지만, 지형적 특성상 2층 놀이방 문을 나서면 집 뒤쪽 골목과 바로 연결된다.


2층 내부 전경


ⓒtqtqstudio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 – LG하우시스 실크 벽지 / 바닥 – 동화 강마루, LG하우시스 데코타일    
욕실 및 주방 타일 ≫ 을지로 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대림    
주방 가구 ≫ 제작      
조명 ≫ 앤트레디션, 공간조명, 이케아, 루이스폴센      
방문 ≫ 예림도어 | 방문 하드웨어 ≫ 도무스     
붙박이장 ≫ 한샘 | 데크재 ≫ 방킬라이


(위, 아래) 최소한의 가구만 배치해 본연의 기능에 집중하게 해준 부부 침실. 문 너머 서재가 자리한다.

나무향 가득한 계단을 오르면 1층과는 또 다른 분위기의 사적 공간이 펼쳐진다. 2층에서 가족이 가장 자주 이용하는 공간은 서재. 한 면을 가로지르는 커다란 유리창으로 깊게 들어온 햇빛은 하얀 벽면과 천장의 목재 루버에 부드럽게 반사되어 실내 공기를 포근하게 데워준다. 산과 마주하고 있어 조망이 좋고, 부부 침실 및 아이방 등 각 실과 직접 연결되어 있어 공간 활용도가 높은 곳이기도 하다. 주위를 둘러싼 산의 모습에 반해 이곳으로 이사왔지만, 집은 가족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풍요롭고 근사한 안식처가 되어준다.


가만히 앉아 책을 읽으며 통창을 통해 산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서재 공간.


2층 거실에서 바라본 아이방 ⓒtqtqstudio


plan(1F - 75㎡)


plan(2F - 75㎡) PLAN ① 현관 ② 거실 ③ 복도 ④ 주방 ⑤ 다이닝룸 ⑥ 창고 ⑦ 욕실 ⑧ 작업실 ⑨ 부부침실 ⑩ 아이방 ⑪ 드레스룸 ⑫ 서재 ⑬ 놀이방

ZOOM IN. GARDEN

단독주택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독립된 외부공간인 마당이었기 때문에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장소로 만들고자 했다. 우선 산에 위치한 주택이라 배수공사에 신경 썼고, 관리가 어려운 잔디 대신 활동하기 편한 화강석과 데크로 구성했다. 또한, 최대한 있는 그대로의 산의 모습을 조용히 바라볼 수 있도록 어떤 요소를 더하기보다 새하얀 종이처럼 바탕이 되는 공간을 만들고, 한쪽에 베어진 나무 그루터기를 의자로, 그 옆에는 벤치를 설치했다.


상단 ⓒtqtqstudio


어둠이 내리고 불이 켜진 집의 정면. 건물 앞으로 넓은 평상과 낮고 긴 단을 두어 언제든 가족이 마당으로 나와 함께 풍경을 즐기며 잠시 앉아 쉴 수 있도록 했다. ⓒtqtqstudio

“이사 후 가족 모두가 조금 부지런해졌어요. 그리고 집을 위해 계절별로 해야 하는 일, 할 수 있는 일이 다르다는 것도 아파트나 빌라에 살 때와는 달라진 점이죠. 하루하루 바뀌어 가는 나뭇잎 색깔과 마당에 찾아오는 곤충들까지. 매번 계속 변화하는 집에 사는 기분이에요.”

주택 생활자가 된 이후 집 안팎에서 매일 몸을 움직여야 하지만, 그럼에도 어쩐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듯한 편안함과 여유가 생겼다. 산과 더불어 살아가는 기쁨. 집을 고치지 않았다면 느끼지 못했을 행복한 일상에 가족의 새로 운 추억이 차곡차곡 깃들어간다.


취재_ 김연정  |  사진_ 변종석, tqtqstudio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1년 3월호 / Vol.265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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