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갤럭시S? 갤럭시노트?..작년 한국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뜻밖에..

홍성용 2021. 3.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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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키자의 빅테크]
삼성전자 2편. 화웨이의 빈자리, 중저가폰으로 공략한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한주형 기자
[홍키자의 빅테크-12] 코로나19 광풍으로 고통받았던 2020년,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모델은 어떤 모델일까요? 갤럭시S20? 갤럭시노트20? 애플 아이폰12? 애플 아이폰11? 프리미엄 제품들은 1위가 아닙니다. 바로 삼성전자의 중저가폰 시리즈인 갤럭시A31입니다. "대체 갤럭시A31이 뭐야? 처음 들어보는 모델인데?"라는 분들도 꽤 많을 겁니다.

삼성이 2020년 4월 첫 공개 이후 5월부터 본격 판매에 나섰던 갤럭시A31은 중저가폰 모델입니다. 무려 가격이 37만4000원입니다. 완전 가성비 폰이죠. 가성비 삼성 폰을 찾으시는 분들은 분명 "카카오톡 되고, 인터넷 잘 돌아가고, 삼성페이 잘 되면 그만 아니야"라는 분들이 정말 많은데요. 그럼 배터리 정도가 마지막 고민이죠. 배터리 빨리 죽지 않으면 쓸 만하니까요. 갤럭시A31 모델의 배터리가 5000mA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했고요(갤럭시S20 울트라와 갤럭시S21 울트라 모두 5000mAh 용량입니다). 거기다 삼성 폰의 최대 장점인 삼성페이 서비스도 지원됩니다. 완전 가성비폰이죠.

자료=카운터포인트리서치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2월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이 5G폰이 아닌 LTE전용폰, 바로 삼성 갤럭시A31 모델이었던 것입니다. 2~3위는 각각 프리미엄 모델인 갤럭시노트20 울트라 5G, 갤럭시노트20 5G 모델이었습니다. 그럼 삼성이 어떤 생각이 들까요? 아마도 중저가폰에 대한 투자를 늘려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 겁니다. 삼성 무선사업부 영업이익은 2020년 11조4700억원이었고, 2019년 9조2700억원보다 23% 늘었는데요. 영업이익의 핵심에 중저가폰 실적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죠. 더구나 안드로이드 계열의 최강자로 삼성의 자리를 넘보던 중국 화웨이가 미국 제재로 스마트폰 사업을 다 매각하고 있으니까요. 화웨이의 빈자리도 꿰찰 필요가 있죠. 화웨이의 빈자리를 채우면서, 아직 홍보가 잘 안 된 중저가폰을 제대로 홍보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상황입니다.
자료=카운터포인트리서치

중저가폰 사업부 매각하는 화웨이

화웨이 로고. /사진=매경DB
안드로이드 계열의 최대 경쟁자 화웨이는 삼성의 유력한 경쟁자였지만, 2020년 11월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를 매각하기로 했다는 보도들이 나왔습니다. 미국의 전방위적 제재로 반도체 등 필수 부품을 구할 수 있는 공급망 자체가 원천 차단되었고, 고민이 깊어졌겠죠. 일단 프리미엄 브랜드보다는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를 매각하기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화웨이는 지난해 11월 성명을 별도로 내고 "최근 휴대전화 생산에 필요한 기술적 요소들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게 불가능해졌다. 이에 화웨이는 '아너' 브랜드 사업 부문 자산 전체를 선전즈신 신정보기술(선전즈신) 쪽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화웨이가 2013년 내놓은 중저가 브랜드인 '아너'는 화웨이 매출의 25%를 차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매년 7000만대가 팔리고 있었죠. 대한민국 인구보다 많은 판매량이었는데, 결국 이 브랜드 매각 결정을 내리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최근에는 프리미엄 브랜드조차 매각에 나섰다는 얘기들도 들립니다. 스마트폰 사업에서 손을 완벽하게 뗄 수도 있다는 겁니다. 2019년 안보 위협 등을 이유로 미국의 제재를 받기 시작한 지 2년 만의 일이죠. 지난 1월 로이터통신은 화웨이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브랜드인 'P'와 '메이트'를 매각하는 논의를 지난해 9월부터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P와 메이트는 중국 시장에서 애플의 아이폰, 샤오미의 미 등과 경쟁하는 스마트폰인데요.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이들 브랜드가 화웨이의 작년 3분기 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약 40%에 달했습니다. 화웨이 측은 즉각 입장을 내고 "매각 계획이 없다"고 공식 부인했지만, 앞서 '아너' 매각 때도 부인 이후에 매각 절차가 이뤄진 전례를 볼 때 고급 브랜드 매각도 가능한 일로 보입니다.

최근에 작심하고 내놓은 화웨이의 폴더블폰 사업들도 잘 안 되고 있는 상태죠. 갤럭시Z 폴드2를 겨냥해 인폴딩 방식으로 폴더블폰 '메이트X2'를 출시했지만, 시장의 반응이 영 뜨뜻미지근합니다.


중저가 모델로 첫 '갤럭시 언팩' 여는 삼성

삼성 갤럭시 어썸 언팩 초대장. /자료=삼성전자
삼성전자에는 기회가 왔죠. 2020년 국내에서 실제로 30만원대 '갓성비' 스마트폰인 갤럭시A31 모델이 잘 팔리기도 했고요. 화웨이는 중저가폰 브랜드 매각에 이어 프리미엄폰 브랜드까지 매각하는 상황이고요. 안드로이드 시장의 한 축이 뻥 뚫리면서 그 자리가 비어 있는 겁니다. 중저가폰 홍보를 크게 해서 관심도를 높여서 작년과 같은 판매액을 올리는 게 새로운 목표로 추가된 것이죠. 그래서일까요. 삼성전자가 오는 17일 중저가폰 모델 공개를 핵심으로 하는 '삼성 갤럭시 어썸 언팩' 행사를 엽니다.

삼성전자는 이날 '갤럭시A72' '갤럭시A52' 중저가 제품 2종을 공개할 예정인데요. 두 제품 모두 5세대(5G) 이동통신이 가능한 모델입니다. 가격은 아마 50만~60만원대일 것으로 추측됩니다. 바로 이전 모델인 '갤럭시A71(퀀텀)' 모델이 64만9000원이었고, '갤럭시A51’ 모델이 57만2000원이었거든요.

삼성이 50만~60만원대 중저가폰 시리즈인 A시리즈로 언팩 행사를 열다니 꽤 의외이긴 합니다. 과거에는 프리미엄폰 모델을 제외하고는 언팩 행사를 대대적으로 열지 않았습니다. 보통 갤럭시S 시리즈는 2~3월 언팩,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8~9월에 발표하는 등 프리미엄 모델 행사만 기획했었죠. 삼성이 중저가폰 시리즈를 대하는 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삼성전자는 또 언팩은 안 하지만 작년에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인 갤럭시A31의 다음 버전, 갤럭시A32도 지난 12일 출시했습니다. 37만4000원으로 30만원대고요. 5000mAh 대용량 배터리 탑재, 삼성페이, 온 스크린 지문인식 다 갖췄습니다.


'중저가폰+자급제' 실속형 소비도 트렌드

삼성전자가 중저가폰 전략을 쓰는 데는 코로나19를 거치며 대중에게 형성된 소비 트렌드와도 연관돼 있습니다. 이동통신사의 요금제 상품과 연계하지 않고, 삼성전자 홈페이지나 쿠팡 등 유통 채널에서 직접 스마트폰을 구매하면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거든요. 알뜰폰 대표 요금제로 꼽히는 사실상 무제한 요금제인 '11GB+일2GB' 상품은 이통 3사에서는 6만5000원이지만, 알뜰폰 사업자를 통하면 절반 수준인 3만3000원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폰은 자급제로, 요금은 가성비로" 진화하는 스마트族…진격의 알뜰폰시장 [관련 기사 바로가기]

그러니 프리미엄급 성능을 자랑하지만 가격이 저렴한 삼성전자의 중저가폰 공기계를 별도로 구입하고, 알뜰폰 요금제를 사용하면 스마트폰 관련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것이죠. 알뜰한 소비자들의 실속형 소비 방식 때문에 중저가폰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는 겁니다.

한국시간으로 17일 오후 11시(미국 동부시간 17일 오전 10시)에 열릴 '삼성 갤럭시 어썸 언팩' 행사가 어떻게 꾸려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삼성이 얼마나 힘줘서 중저가 모델을 홍보하는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겁니다.

[홍성용 기자]

'홍키자의 빅테크'는 IT, 테크, 스타트업, 이코노미와 관련된 각종 이슈 뒷얘기를 파헤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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