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도 버거운데 종부세 폭탄까지 맞나"..불안한 '영끌' 2030
1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월 1일 기준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대한 소유자 열람과 의견청취가 내일인 12일부터 진행된다.
정부가 발표하는 주택과 토지 공시가격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과세의 기준일 뿐만 아니라 복지, 부담금 산정, 조세 등 총 5개 분야, 63개 제도에 활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공시가격 열람 기간이 되면 이와 관련한 불만과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서울지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2019년 14.01%, 2020년 14.75% 등 최근 급격하게 올랐다. 올해도 서울지역 아파트 공시가격은 대폭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시가격은 시세에 현실화율을 곱해 산정하는데 시세와 현실화율, 두 변수 모두 계속해서 올랐기 때문이다.
서울지역 아파트값은 지난해에도 역대급 상승세를 기록했다. 한국감정원에서 발표하는 서울지역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지난 2019년 12월 129.4에서 지난해 12월 157.5로 21.7%나 상승했다. 전년도 이 지수가 9.01% 오른 데 비해 상승폭이 더 컸다.
공시가격 현실화율도 오른다. 지난해 11월 정부는 현재 시세의 69.0% 수준인 아파트 공시가격을 90%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시세 9억원 미만 주택은 연간 2%포인트 가량으로 완만하게 공시가격을 올려 2030년 목표치인 90%에 도달하고, 9억 초과 주택은 연 3%포인트씩 바로 상승시켜 2025~2027년에 현실화율 90%를 달성하는 게 목표다. 지난해에도 9억원 미만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은 1.96% 오른 반면 9억원 이상은 21.12%나 올랐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2021년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에서도 힌트를 찾을 수 있다. 올해 표준주택 공시가격부터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서울지역의 올해 표준주택 공시가격은 10.13% 올라 전년도 6.82%를 웃돌았다.
부동산 가격 상승과 공시가격 현실화율 인상이 맞물리면서 한때 부유층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종합부동산세도 점차 대중화되고 있다. 지난해 서울지역 공동주택 252만7868호 가운데 종부세 부과대상인 공시가격 9억원 이상은 총 28만1033호로 11.1%를 차지했다. 서울지역 아파트, 빌라, 연립주택 10채 중 한 곳 이상 종부세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는 2018년 5.5%에 비해 불과 3년 만에 2배나 증가한 숫자다.
강남지역 소형평수도 종부세 부과 기준인 공시가격 9억원선을 넘어선 가운데 강북지역 소형 평수도 대거 종부세 납부 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시세 9억원 이상 주택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지난해 72.2%에서 3%포인트 상승한 75.2%로 가정하면 대략 시세 12억원이면 공시가격 9억원이 된다.
지난해 마용성에서 전용면적 20평형대가 12억원 이상으로 거래된 500세대 이상의 아파트 가운데 e편한세상마포리버파크(2020년 공시가격 8억5300만원), 래미안마포웰스트림(7억9300만원), 용산 e편한세상(7억9700만원), 힐스테이트서울숲리버(7억8400만원), e편한세상금호파크힐(8억500만원), 신금호파크자이(7억6300만원), 서울숲리버뷰자이(8억4000만원) 등이 줄줄이 종부세 기준인 공시가격 9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9년까지 강북에서 20평형대 중 공시가격 9억원을 넘긴 곳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주택인 한남더힐 한 곳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변화다.
특히 지난해 '패닉바잉'으로 뒤늦게 부동산 매입에 나선 2030세대가 주로 마용성 아파트를 대거 매입했기 때문에 이들의 세 부담에 대한 우려가 크다. 신용대출 등을 끌어모아 집을 샀는데 금리상승으로 이자비용이 커지고 예상치 못한 종부세도 내야 하기 때문이다. 공시가격 9억1000만원인 아파트의 경우 1주택자라도 127만원의 종부세가 부과된다.
지난해 통계를 보면 전국 아파트 거래건 가운데 2030세대의 매입 비중은 29.2%였다. 마용성 지역 아파트의 2030세대 매입 비중은 42.1%로 이에 비해 훨씬 높았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kdk@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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