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공급 '급히 서둘다 탈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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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에서 뒤늦게 추진한 공공 주도 공급 정책의 구조적 한계가 드러났다."
'고집', '철학부재', '공공만능주의', '숫자놀음'이란 4가지 키워드로 문 정부의 공급 정책을 풀었다.
한문도 연세대학교 정경대학 교수는 "이번 LH사건은 중장기 공급계획과 직원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통해 차근차근 공급했다면 생기지 않았을 사건이란 점에서 문재인 정부 공급정책의 구조적인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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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급등에 변경 '철학 부재'
'숫자 채우기' 속 유혹에 빠져
'공공 만능주의'의 산물 지적도
“문재인 정부에서 뒤늦게 추진한 공공 주도 공급 정책의 구조적 한계가 드러났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투기 사건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다. 몇몇의 일탈로 치부할 사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고집’, ‘철학부재’, ‘공공만능주의’, ‘숫자놀음’이란 4가지 키워드로 문 정부의 공급 정책을 풀었다. ▶관련기사 3·4·8·22면
▶고집=“부동산 가격을 잡아주면 피자 한 판씩 쏘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취임 직후 집값이 계속 오르자 정부 부처 관료들에게 했다는 말이다. 문 정부는 출발부터 뛰는 집값이 최대 난제였다. 해결책은 다주택자와 투기세력 규제였다. 공급은 충분하다는 게 공식 입장이었다.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해 7월까지도 “주택공급은 충분하다”고 했다. 정부가 투기와 전쟁을 치르는 동안 집값은 계속 뛰었다. 서울 아파트값의 경우 2020년에만 22.8%(실거래가 변동률) 올랐다. 시장 전문가, 학계 등 곳곳에서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고집을 꺾지 않았다. 집값이 오르는 건 다주택자와 투기세력 때문이니 이들을 규제하면 곧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입장을 반복했다. 부동산 정책에 관한 한 ‘불통’ 정부란 이미지가 생겼다.
▶철학부재=정부가 지난해 8월 발표한 ‘8·4공급대책’과 올 2월 내놓은 ‘2·4공급대책’은 20번이 넘는 이전 정책들과는 완전히 궤를 달리한다. 주택 수요를 줄이기 위해 세금·대출 등 규제를 강화하는 정책이 이전 정책의 핵심이었다면 이젠 공급에 전념하겠다고 태세를 바꿨다. 3년 넘게 공급에 별 관심을 두지 않던 정부가 6개나 되는 신도시를 무더기로 지정하고, 도심에 수십만가구를 짓겠다고 입장을 바꾸자 시장은 당황했다.
문 정부의 공급 정책에 ‘철학이 없다’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얼마 전까지 공급이 충분하다고 하다가 느닷없이 대규모 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하고, 출범 직후 ‘후분양제’가 바람직하다고 했던 정부는 지금은 ‘선분양’ 보다도 1~2년 먼저 ‘사전 분양’을 하겠다고 서두르고 있다. 그럴수록 오락가락한 정부에 대한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공공 만능주의=요즘 문재인 정부를 통째로 흔들고 있는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은 ‘공공 만능주의’가 만든 산물이란 지적이 나온다. 임기가 2년도 남지 않은 정부가 공공 주도로 수도권에만 200만가구가 넘는 주택을 단기간에 공급하려고 서두르다 탈이 났다는 것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시장이 공공 주도로만 움직이는 ‘정부 독점’이 생기면, 오늘과 같은 LH 사태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공공도 조건에 따라 악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걸 간과했다. 민간의 부동산 거래는 실시간으로 감시했지만, 정작 자신의 감시 체제는 마련하지 않았다.
▶숫자놀음=단기간 주택공급을 늘리려면 무리수가 생기기 마련이다. 숫자를 채우기 위해 입지여건이 좋지 않은 지역 주택도 적극 매입할 수 있다. LH 직원들은 각종 유혹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친인척 등을 동원해 직접 사업을 하려는 욕심이 생길 수도 있다. 신도시 보상 작업도 마찬가지다. 더군다나 내부 통제장치도 부실하다.
한문도 연세대학교 정경대학 교수는 “이번 LH사건은 중장기 공급계획과 직원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통해 차근차근 공급했다면 생기지 않았을 사건이란 점에서 문재인 정부 공급정책의 구조적인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박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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