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본 적 있나요? 초봄에 가볼 만한 동백꽃 명소

2021. 3. 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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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冬柏)은 모든 꽃들이 다 지고 난 뒤에 홀로 피어난다. 강한 추위와 눈 속에서도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겨울의 꽃’이며 또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꽃’이기도 하다. 어디 그뿐인가. 화려한 자태를 그대로 간직한 채 어느 한 순간 툭 하고 땅에 떨어져 두 번째 절정을 맞는다. 바야흐로 동백의 시간이 왔다.

▶서천 마량리 동백나무숲

마량리
흰 눈이 내린 한 겨울에 유난히 짙은 동백나무는 바다와도 멋지게 어우러진다. 특히 짙은 초록의 잎사귀와 새빨간 꽃이 파란 바다를 배경으로 만개해 있는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킨다. 서천 마량리의 동백나무숲이 바로 그런 분위기다. 숲은 대부분 바다 맞은편인 동쪽에 위치하고 있지만 동백정에서 바라다 보이는 바다와 동백 숲의 풍광은 황홀할 정도로 아름답다. 천연기념물 제169호인 마량리 동백나무숲에는 수령 500년이 넘는 동백나무 80여 그루가 웅장한 자태를 뽐낸다. 나무의 수는 적지만 가지가 굵고 넓게 퍼져 있어 어느 곳보다 크고 화려한 꽃을 피워낸다. 마량리의 동백은 보통 3월에서 4월 사이에 만개하며 늦게는 5월까지도 볼 수 있다. 언덕마루 전망 좋은 곳에 중층누각인 동백정이 있다. 그곳에 올라가면 유난히 맑은 서천 앞바다의 아름다운 풍경, 일출과 일몰 모두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다.

위치 충남 서천군 서면 서인로235번길 103

▶고창 선운사

선운사
동백꽃을 이야기 할 때 고창 선운사를 빼놓을 순 없다. 아마도, 미당 서정주의 ‘선운사 동구’란 시와 ‘선운사에 가보신 적이 있나요’란 가사로 시작하는 가수 송창식의 노래 ‘선운사’가 저마다의 마음속에 그런 풍경을 만들어놓았을 테다. 선운사와 동백꽃은 참으로 멋진 조합을 이뤄낸다. 고즈넉한 산사에 붉게 물든 동백. 거기에 심금을 울리는 시와 노래가 더해졌으니 무엇이 더 필요할까. 선운사 동백은 조선 성종 때, 산불로부터 사찰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숲이다. 대웅전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숲에는 수령이 500년 넘고 키가 6m나 되는 동백나무 3000여 그루가 마치 선운사를 지키는 듯한 모양을 하고 있다. 천연기념물 제184호로 나무 보호를 위해 숲에는 들어갈 수 없다. 선운사 동백꽃은 지금 서서히 필 준비를 하고 있다. 이름은 동백(冬柏)이지만 봄에 화려한 꽃을 피우는 선운사 동백은 그래서 춘백(春柏)이란 소리를 듣기도 한다. 선운사는 입구에서부터 사찰까지 가는 길이 멋스럽다. 그 길을 따라 들어가 만나게 되는 동백꽃은 그야말로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만큼 아름답다.

위치 전북 고창군 아산면 선운사로 250

▶거제 지심도

지심도
거제의 섬과 해안 곳곳에는 동백이 진천이다. 하지만 그곳에서 ‘동백섬’이라 불리는 곳은 지심도가 유일하다. 섬의 모양이 마음 심(心)자를 닮아 이름 붙여진 지심도는 해안선 길이가 3.5km 정도로 작은 섬이지만 섬을 이루는 식생 가운데 동백이 차지하는 비중이 60~70%에 달해 해마다 동백꽃이 필 무렵이면 섬 전체가 붉게 물든다. 지심도의 동백은 빠르면 12월부터 피기 시작해 4월 하순 정도까지 볼 수 있다. 그러나 지심도 동백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는 바로 지금, 2월말부터 3월까지다. 따스해진 봄날, 지심도에 가면 수령 100년이 넘는 동백이 숲을 이루고 가는 곳마다 ‘동백터널’을 만들어 여행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전국에 몇 안 된다는 ‘흰 동백꽃’도 이곳에 가면 볼 수 있다. 물론 날씨가 좋고 운도 좋아야 볼 수 있는 행운의 꽃이다. 장승포항에서만 갈 수 있던 지심도는 이제 지세포항에서도 뱃길이 열려 교통편이 훨씬 수월해졌다. 배편은 평상시 하루 5회 정도 운항하지만 동백꽃이 만개하는 3월과 4월에는 증편이 되고, 평일과 주말의 운항 횟수도 차이가 있으니 확인하고 가는 게 좋다. 동백꽃으로 유명한 섬이지만, 바다와 산, 해변의 풍광이 빼어나고 둘레길도 잘 조성되어 있어 멋진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또 바다낚시가 유명한 곳으로 특히 봄이면 학꽁치가 많이 잡힌다. 섬 정상에서 보는 일출과 일몰 풍경도 환상적이다.

위치 경남 거제시 일운면 옥림리 산 1

[글 이상호(여행작가) 사진 각 지자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69호 (21.03.0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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