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마치 영화 같았다.." 안동 산불, 주민 수백명 대피

김진호 2021. 2. 2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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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부락(散在部落; 인가가 흩어져서 이뤄진 마을)이다보니 인터넷도 안 되고 집전화도 안 됩니다. 일단, 마을방송 후 집집마다 뛰어다니면서 모시고 옮겼습니다."

경북 안동시 임동면 사월리 최윤섭(69) 이장에게 지난 21일 오후는 악몽과도 같았다.

류 이장은 오후 6시께 주민 대피명령을 받고 대부분 고령인 주민들을 중평리 마을회관으로 이동시켰다.

앞서 전날 오후 3시20분께 안동시 임동면 망천리 야산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산불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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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도 무섭지만 코로나도 무서워..분산 대피"
대피 주민들, 뜬눈으로 밤샘..아침은 빵·라면으로
최윤섭 사월리 이장 "집집마다 들러 옮기고 모셨다"
류성식 고천2리 이장 "감당을 못하겠더라구요"
[안동=뉴시스] 김진호 기자 = 안동시 임동면 망천리의 야산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다. (사진=안동시 제공) 2021.02.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안동=뉴시스] 김진호 기자 = "산재부락(散在部落; 인가가 흩어져서 이뤄진 마을)이다보니 인터넷도 안 되고 집전화도 안 됩니다. 일단, 마을방송 후 집집마다 뛰어다니면서 모시고 옮겼습니다."

경북 안동시 임동면 사월리 최윤섭(69) 이장에게 지난 21일 오후는 악몽과도 같았다.

전날 오후 3시20분께 인근 임동면 망천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마을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었다.

최 이장은 주민대피령이 발령됨에 따라 이날 밤 10시께 주민 70여명을 임동면 캠핑타운으로 대피시켰다.

"아무것도 챙기지 못하고 옷만 걸친 채 대피했어요. 뭐 잠이야 제대로 왔겠습니까. 모두들 그냥 자는 척만 했지요."

대피한 주민들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거의 뜬 눈으로 설잠을 잤다.

다행히 큰 바람이 불지 않아 불길은 마을까지 내려오지 않았다.

아침은 안동시가 제공한 빵과 라면으로 때웠다. 점심은 도시락이 배달될 예정이다.

류성식(58) 임동면 고천2리 이장은 지난밤 산불이 마을 인근까지 불어닥치자, 지난해 4월 안동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이 떠올라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난해 4월24일 안동 풍천면 인금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산림 1944㏊가 소실된 대형 산불이다.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불 중 단일 면적 피해로는 2010년 이후 최대 규모다.

"아이고, 영화 같았어요. 많이 놀랐지요. 감당을 못하겠더라구요. 지금도 타고 있어요."

류 이장은 오후 6시께 주민 대피명령을 받고 대부분 고령인 주민들을 중평리 마을회관으로 이동시켰다.

산불도 걱정이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주민들의 대피도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주민들이 대피할 장소를 소독하고, 많은 인원이 한 곳에 모이지 않도록 가급적 분산시켰다.

"지금도 마을회관을 소독하고 있습니다. 산불도 산불이지만 코로나도 피해야지요."


밤 새 잠을 이루지 못한 주민들은 오전 식사 후 귀가했다.

한편, 안동시와 산림당국은 24일 오전 6시부터 인력 1300여명, 헬기 25대를 동원해 진화작업을 재개했다.오전 중 진화를 완료할 계획이지만 건조한 날씨와 바람으로 애를 먹고 있다.

앞서 전날 오후 3시20분께 안동시 임동면 망천리 야산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산불이 발생했다.산림당국은 산불진화 헬기 14대, 진화장비 61대, 특수진화대 등 인력 800여명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날이 저물면서 투입됐던 헬기는 철수하고, 진화인력은 불이 더 번지지 않도록 방호선을 구축하면서 밤을 새웠다.

불은 바람을 타고 청송군 진보면 방향으로 확산되면서 당국은 오후 5시48분께 대응2단계를 발령했다.주민대피령이 내려지고, 인근을 지나는 국도 34호선을 통제했다.

임동면 망천·중평·사월·마령리 300여가구 주민들이 인근 수곡리와 고천리 경로당 등으로 대피했다.

불은 한 때 수㎞ 떨어진 임동면 중평리와 경북소방학교 인근까지 번졌지만 큰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밤 새 산림 200㏊, 빈집 1채, 태양광 시설 1곳 등이 소실됐다.

인명피해는 없고, 현재까지 진화율은 30%이다.

시 관계자는 "오후에 강풍이 예보돼 있다"며 "오전 중 진화작업을 완료하기 위해 가용자원을 모두 투입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h932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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