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공룡' 쿠팡, 미국으로 간 까닭은..[언박싱]

김사무엘 기자 2021. 2. 20.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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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잠식 해소+대규모 투자 자금 필요..'조'단위 조달 가능한 미국행 가능성


쿠팡을 향한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미국 뉴욕 증시로 상장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쿠팡의 기업 가치는 얼마일지, 어떻게 투자할 수 있을지 등이 관심사로 떠오른다.

증권가의 시각은 다소 엇갈린다. 기업가치가 최대 60조원 이상도 가능하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 반면 갈수록 치열해지는 한국 이커머스(전자 상거래)과 쿠팡의 재무상태 등을 감안하면 아직은 물음표라는 시각도 적잖다.

빠르게 늘어나는 매출…현금흐름 '흑자'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1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증권신고서(S-1)를 제출했다. 당초 나스닥 상장이 예상됐으나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행선지를 뉴욕증권거래소(NYSE)로 바꿨다.

쿠팡은 뉴욕 증시 상장으로 최대 10억달러(1조1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예상 공모가와 공모금액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상장 전 주주별 지분율도 아직 정확히 공개하지 않았다. 지분 5% 이상 보유자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SVF Investments), 그린옥스 캐피탈 매니지먼트(Greenoaks Capital Management), 메이버릭 홀딩스(Maverick Holdings)가 신고됐다. 가장 중요한 쿠팡 김범석 의장의 지분율은 공란이다.

재무상태를 살펴보면 우선 2020년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13조1600억원을 기록했다. 공격적인 투자로 한국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나가면서 매출액도 매년 2배씩 성장하는 중이다.

시장의 관심은 흑자전환 여부다. 매출은 급증하고 있지만 그 이상의 지출이 계속되면서 매년 수천억원대 적자가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기대와는 달리 지난해 영업이익은 5800억원 적자였다. 2019년 7000억원 적자보다 손실폭은 줄었다. 여전히 적자라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지난해 코로나19 방역비용으로 5000억원을 지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손익분기점에 다다랐다는 분석도 있다.

긍정적으로 볼 부분은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3300억원 흑자전환했다는 사실이다. 장부상 이익이 아닌 실제 현금이 기업의 주머니에 들어왔다는 의미다. 현금흐름의 개선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개선에도 긍정적이다.

지속된 적자에도 공격적은 투자는 계속됐다.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지난해 5700억원으로 2019년(2400억원)보다 2배 이상 늘었다. 로켓배송을 가능케 하는 물류센터 구축에 상당 부분 자금이 투입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본잠식 그림자…미국행은 돈 때문?
총 자산은 5조5741억원, 총 부채는 6조2376억원이다. 총 자산에서 총 부채를 뺀 총 자본은 마이너스 6636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그 동안 투자 받은 원금을 다 까먹었단 얘기다.

쿠팡은 그 동안 블랙록이나 비전펀드 같은 대형 글로벌 펀드들로부터 약 4조원 가량을 투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까지 누적적자가 4조5000억원 가량 쌓이면서 완전 자본잠식을 피할 수 없었다.

매출 급성장의 이면에 재고 자산의 급증이 있다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 지난해 재고 자산은 1조2773억원으로 전년 대비 80% 가량 급등했다.

이는 쿠팡의 사업모델인 풀필먼트(Fulfillment) 서비스와 관련 있다. 필먼트는 이커머스 사업자가 판매자로부터 상품을 사들여서 이걸 자기 물류창고에 보관해 둔 다음에 소비자가 주문하면 즉각즉각 배송해 주는 서비스다.

빠른 배송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물류센터 같은 인프라 투자 비용이 많이 들고, 재고 회전이 잘 안 될 경우에 악성 재고가 쌓이면서 재무상태에 부담을 줄 우려도 상당하다.

매출은 급성장했지만 풀필먼트 사업모델에서는 매출이 증가한 만큼 판매자로부터 많은 물품을 사들여야 하기 때문에 재고도 자연스레 쌓인다. 원활할 재고 회전을 통해 악성 재고가 쌓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쿠팡의 미국 상장과 관련해 차등의결권이나 한국의 규제 문제 등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사실은 돈 문제가 가장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막대한 규모의 자본잠식을 해소하고 풀필먼트 사업을 지속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는 점에서 1조원 이상 자금 조달이 가능한 미국 시장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쿠팡 기업가치 30조? 60조?
현재 외신에서는 쿠의 기업가치를 약 30조~55조원 정도로 예상한다. 국내 증권가의 시각은 다소 엇갈린다.

SK증권은 쿠팡이 60조원 이상도 가능하다고 봤다. 보수적 추정으로도 올해 예상 매출액은 14조5000억원 가량이고 여기에 글로벌 동종업계 평균 PSR(주가매출비율) 4.2배를 곱하면 그 정도 가치는 충분하다는 것이다.

반면 미래에셋대우는 PSR 3배 이상은 다소 부담스런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쿠팡의 예상 매출액은 18조6000억원으로 SK증권보다 더 높게 봤지만 기업가치 55조원 이상은 과도하다는 시각이다. 흑자전환 가능성과 점유율 성장성은 긍정적으로 봤다.

현대차증권은 PSR이 아니라 총 상품 거래량(GMV) 대비 시가총액 기준으로 분석했다. 외신에서 언급된 시가총액 34조원을 기준으로 할 때 올해 예상 GMV 대비로는 1.1배 수준이다. 이는 알리바바 같은 아시아 동종업계 대비로는 10~20% 저평가 상태다.

쿠팡에 투자하는 방법
투자자들의 관심은 쿠팡에 투자하는 방법이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상장된 이후 증권사의 HTS(홈 트레이딩 시스템)나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를 통해 매매하는 것이다.

한국처럼 미국 주식도 공모 단계에서 참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관심도 많다. 하지만 미국은 한국과는 달리 개인의 공모주 참여가 상당히 제한돼 있다. 국내 투자자가 미국 공모주 청약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신 공모주에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를 사는 방법이 있다. 대표적 상품으로 '르네상스 IPO ETF'와 '퍼스트 트러스트 US 에퀴티 오퍼튜니티스 ETF' 등이 있다.

국내에 상장된 쿠팡 관련주에 투자할 수도 있다. ESR켄달스퀘어리츠는 물류센터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리츠(REITs, 부동산투자신탁)인데, 자산의 절반 가량을 쿠팡이 임차하고 있다. ESR켄달스퀘어리츠에 투자하면 쿠팡의 물류센터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효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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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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