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의상? 저만의 마케팅이죠"..'롤코녀' 이지가 밝힌 #소신 #독거노총각[SNS핫스타]

이게은 2021. 2. 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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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 '롤코녀'로 인기를 끌고 줄곧 발랄함을 드러냈던 배우 이지(35)가 섹시 콘셉트의 유튜버로 돌아왔을 때 많이들 놀란 눈치였다. "어떻게 저런 의상을?" "너무 야한데?" 등. 하지만 그는 "내가 껴입고 찍으면 내 영상 안 볼 거잖아"라며 직언으로 기탄없이 응수하는 당당함을 보였다.

변경 전 활동명은 이해인으로 그는 tvN '재밌는 TV 롤러코스터'로 얼굴을 알렸고 MBC '황금물고기', SBS '다섯 손가락', KBS1 '지성이면 감천' 등 다수의 작품에서 연기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배우로 설 곳이 마땅치 않자, 이지는 필라테스 자격증을 취득한 후 필라테스 강사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마저도 쉼표를 찍었고 유튜브에 더욱 열을 올리게 됐다고.

"원래 필라테스를 좋아해서 직업으로 삼으면 어떨까 싶어 도전한 건데 서비스업이기도 하니 쉽지 않더라고요. 강사를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컸어요. 이제 유튜브는 저의 작은 회사라고 생각해서 책임감으로 더 열심히 하고 있어요."

인터뷰 현장에서 이지는 옅은 메이크업으로 수수한 분위기를 풍겼다. 눈빛도 말의 온도도 나긋나긋했는데 막상 그가 선택하는 표현과 이야기들은 솔직 그 자체로 유튜버 이지와 다를 바 없었다. 그동안 이면을 어떻게 꾹꾹 눌러왔을까 싶을 정도. "원래 성격도 좀 선머슴같아요. 남 신경을 안 써요"라며 손사래를 쳤다. 이런 당찬 모습을 어떻게 펼치게 된 건지 물음표에 대해 이지가 긴 이야기를 전했다.

Q. 먼저 유튜버에 도전한 계기가 궁금해요.

소속사와 계약이 끝나니까 방송일을 이어가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이젠 유튜브가 있으니 꾸준히 해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피아노 치는 영상을 올렸더니 반응이 좋아서 그때부터 방향을 바꿔봤죠. '이지' 채널에서는 이런 모습을 보여드리고 있고, '전원일기'라는 채널이 하나 더 있는데 여기에서는 부모님과 보내는 일상도 공개하고 있어요. 벌써 유튜버가 된 지 1년 조금 넘었네요.

Q. 피아노 연습이나 곡 선정은 어떻게 하나요?

보통 3분짜리 영상을 만드는데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몇 달까지 걸려요. 연습하는데 시간이 꽤 걸리는 곡들이 있더라고요. 곡 선정은 제가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기도 하고 대중적인 곡도 도전하고 있어요.

Q. 유튜버로서의 모습은 배우 때와 달리 파격적이었어요. 거의 노출된 옷을 입고 나오니까요.

원래 섹시하거나 특이한 옷 입는 걸 좋아했어요. 공개되지 않은 소장용 사진도 많아요. 다른 사람들이 볼 때 '이게 뭐야' 하는 걸 저는 좋아하나 봐요. 그래서 반대로 저는 그런 반응들에 놀라곤 하죠. 제게 아무렇지 않은 옷들이 남들에겐 심각하게 보이는구나 하고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남들의 세계관과 다른 것 같아요. 뇌가 다른 것 같기도 하고요. 하하. 제 채널에 오시는 분들은 사실 그런 모습을 보기 위해 오는 게 아닐까요. 저만의 마케팅이라고 생각해요.

Q. 의상 뿐 아니라 멘트도 굉장히 솔직해요. "배우 시절에는 회당 200만원까지 받았지만 이젠 한달에 200만 원만 벌어도 좋다", "실력이 있으면 제 꼴 안 당한다" 등 쉽지 않은 고백이에요. 더 가감 없이 자신을 드러내게 된 계기가 있나요?

항상 답답했어요. 사람들이 저를 부잣집 딸 또는 유튜브를 취미로 하는 정도로 알고 있기도 하더라고요. 그동안 맡은 배역이 악녀, 부잣집 딸이어서 그런가 봐요. 하지만 반대의 삶을 살았거든요. 그래서 제 모든 걸 솔직하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전원일기 채널에서 집 공개를 하는 것도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고, 편견을 깨고 싶기 때문이었어요. 먹고살기 편하고 등 따시면 그런 얘기 안했을 거예요.(웃음)

Q. 유튜브 활동이 그런 갈증을 많이 해소시켜줬나요?

그럼요. 힘든 부분도 있지만 정신적으로 큰 도움이 됐어요. 내가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성취감도 있고요. 요즘 코로나 블루로 힘들어하는 분들 많으신데 저도 유튜브를 안 했다면 더 우울해졌을 거예요.

Q. 그렇게 자신을 드러낼 용기나 원동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건가요?

원래 겁이 없고 하고 싶은 건 꼭 해야 하는 스타일이에요. 파격적인 걸 좋아하고 남 의식도 안 하고요. 아직 결혼 생각이 없는 것도 틀에 갇힌 걸 싫어해서죠. 저는 이런 사람인데 왜 포장을 해야 되는 건지 이유를 모르겠어서 솔직하게 표현하게 됐고 이렇게 하다 보면 진심도 전해질 수 있다고 믿어요.

20대 때는 참았지만 살면 얼마나 산다고 하고 싶은 것 하고 살아야겠다 싶기도 했고. 이제 40대도 얼마 안 남았어요. 앞으로 노출해봤자 얼마나 할 수 있을까, 보여줄 거 다 보여주자라는 생각도 있어요. 40대부터는 시골에서 부모님과 전원 생활하는 게 꿈이예요.

Q. '전원일기' 채널은 어떻게 만들게 된 건가요? 부모님과 나오는 모습이 신선했어요.

아버지가 굉장히 재밌고 또 맥가이버같이 무엇이든 척척 잘 만드세요. 엄마도 말을 재미있게 해서 가족이 시트콤 같은 느낌이라 영상으로 올리면 괜찮겠다 싶었고 가족과의 추억을 영상 일기처럼 남기고 싶어 만들게 됐어요.

Q. 부모님이 왜 찍냐고 하시진 않았나요?

(웃음) 그래서 얼굴은 모자이크 해드리겠다고 했어요. 유튜브 첫 수익 200만 원도 부모님과 저 100만 원 씩 나눠가졌어요. 첫 출연료라고 행복해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집 일부는 공개돼서 그런지 좀 당황스러운 일이 있었어요. 본가가 지방에서 더 외곽 쪽이라 찾기 쉽지 않은데 팬분들이 찾아왔다는 거예요. 어떤 남자분들이 제 영상을 보고 저와 결혼하고 싶다면서요. 너무 놀라서 바로 CCTV를 설치했어요.

Q. 안 좋게 보는 시선도 존재하니 악플에 상처도 받을 것 같아요.

그렇죠. 하지만 자연스레 따라오는 반응이라고 생각해요. 어쩔 수 없다고 여기는 거죠. 연기 활동하면서도 받아보지 못한 악플을 경험하고 있는 건데, 보통일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어요. 성희롱적 반응도 그렇고 모두 어느 정도 제가 즐겨야될 것 같아요.

또 제 콘텐츠는 예술적 표현이라고 여기는 저만의 주관이 있어 괜찮아요. 영상을 보시면 하나하나 메시지가 담겨 있어요. 의상도 아무거나 고르는 게 아니라 음악을 듣고 연상되는 의상을 찾곤 해요. 아픔을 표현하고 싶다면 상처가 연상되거는 걸 입는 거예요. 해외 사이트까지 많이 찾아보느라 의상 선정도 오래 걸리긴 하는데 느낌이 맞는 옷을 찾으면 행복해요.

Q. 노출 콘텐츠에 대한 부모님이나 지인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부모님은 인터넷도 스마트폰도 다루지 못하세요. 그래서 잘 모르셨는데 최근에는 팬이 집을 찾아오니까 대체 무슨 영상을 찍는 거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어머니는 대충 파악하셨는데 너무 많이 벗지는 말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워낙 제가 하고 싶은 건 꼭 해야 하는 성격이라는 걸 아시니까 뭐라고 하진 않으세요. 친구들도 저를 잘 아니까 멋지다, 응원한다고 해주는데 너무 가지 말라는 조언도 해줘요.

Q. 얼마 전 유튜버 독거노총각님과 컬래버레이션 촬영을 했어요. 이 독특한 만남 어떻게 성사된 건가요?

우연히 그분 영상을 보게 됐는데 신선한 충격이었어요.(웃음) 캐릭터가 독보적이잖아요. 바로 팬이 돼서 제 영상에서 가끔 그분 말투를 따라 했더니 먼저 인스타그램 DM(Direct Message)을 보내셨더라고요. 처음에는 프로필 사진도 없어서 진짜 독거노총각님이 맞냐고 여쭤보니 영상에 나온 자신의 집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주시더라고요. 그렇게 만나게 됐어요.

Q. 대화는 잘 통했어요?

김밥집에서 만났거든요. 김밥집이 웬 말이냐고 하신 분들도 있는데, 제가 먼저 가자고 한 거예요. 그분의 시그니처 음식이 라면과 김밥이니까요. 한번 만난 건데 대화는 잘 통했고 날 따뜻해지면 또 보자고 약속하고 헤어졌어요. 진짜 모쏠이라고 하시던데 말씀도 너무 잘하시던데요.

Q. 배우 활동은 여전히 그리울 것 같아요.

맞아요. 그래도 언제든 다시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충분히 다시 기회가 주어질 거라고 믿어요. 그 사이 이것저것 경험하고 싶고요. 사실 '롤코녀' 수식어도 처음에 답답했는데, 이런 타이틀을 갖는다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걸 나중에야 알게 됐거든요. 오래 활동한다고 해도 수식어가 따라온다는 건 쉬운 게 아니더라고요. 행운 같아요. 역시 사람은 고생을 해봐야 하나 봐요.
Q. 앞으로의 계획 어떻게 되시나요?

'인간극장'처럼 조금 더 다큐멘터리적인 느낌이 나는 채널로 만들고 싶어요. 또 피아노 치는 모습도 계속 보여드리고요. 워낙 특이한 걸 좋아하니 앞으로도 "이건 뭐지"하게 되는 콘텐츠를 만들지 않을까요. '전원일기' 채널에서는 부모님을 생각하게 하는 영상을 계속 올릴 예정이예요. 보시는 분들도 부모님을 떠올릴 수 있길 바라요. 저와 어울릴만한 느낌들을 계속 찾아갈 테니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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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이게은기자 eun5468@sportsseoul.com, 이지 SNS·이지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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