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안나의 집' 김하종 신부 "도시락 나눔, 하루하루가 기적"

서복현 기자 2021. 2. 11.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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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식사 나눔'.."사랑과 인정 담아 도시락 전달"

경기 성남시 '안나의 집' (오늘 오전)

'김치'를 자르는 이탈리아 출신 '김하종 신부'

김하종 신부 (안나의 집 대표)
· 1990년 한국 입국
· 1992년 빈민봉사 시작
· 1998년 무료급식소 '안나의 집' 개소
· 2005년 한국 귀화

"밥 담아주세요 이걸로"

오늘 메뉴는 '북엇국' 귤과 빵도 넣은 '도시락 한 묶음'

성남동성당 주차장 (오늘 오후 2시)

"사랑합니다. 맛있게 드십시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코로나19시대'…끼니는 멈출 수 없기에

"간격 유지해주세요. 간격 유지해주세요."

"벌이도 없죠. 경기도 안 좋죠. 코로나 상황도 이렇죠. 밥이라도 한 그릇씩 주니까 먹고 버티죠. 구세주죠, 구세주."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뉴스룸'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 진행 : 서복현

[앵커]

코로나19보다 배고픔이 더 무서운 사람들을 사랑으로 안아주고 또 나눠주는 집입니다. '안나의 집' 김하종 신부가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어서오세요.

[김하종 신부/안나의집 대표 : 반갑습니다. 초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앵커]

신부님은 오늘 식사 챙겨 드렸습니까?

[김하종 신부/안나의집 대표 : 네. 당연하게 매일매일 하고 있습니다.]

[앵커]

항상 다른 사람들의 끼니를 걱정하셔서 말뿐이긴 하지만 사실 신부님의 식사를 좀 걱정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김하종 신부/안나의집 대표 : 감사합니다.]

[앵커]

설 연휴 첫날인 오늘도 도시락을 나눠주셨는데요. 오늘은 좀 몇 분 정도께 주셨습니까?


Q. 연휴 첫날, 도시락 얼마나 나눠드렸나

[김하종 신부/안나의집 대표 : 오늘 780명 오셨습니다.]

[앵커]

그 정도면 평상시 수준인가요?

[김하종 신부/안나의집 대표 : 거의 비슷해요. 750명, 800명 왔다 갔다 거의 비슷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설 연휴 기간이지만 한 끼가 급하신 분들이 계속 있다는 말씀인데요. 그런데 도시락을 주시면서 일일이 이렇게 인사를 하시던데 항상 그러십니까?

[김하종 신부/안나의집 대표 : 매일 그렇게 합니다. 인간 위뿐만 아니라, 먹는 것뿐만 아니라 몸도 있습니다, 정신도 있습니다. 우리는 살기 위해서 밥만 있으면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랑, 인정, 따뜻한 환영 필요합니다. 그래서 인간답게 환영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도시락을 나눠주시면서 인정도 함께 담아서 주시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보니까 바이러스의 공포 속에서 약속한 날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수백 개의 도시락을 나눠줄 수 있는 건 하루하루가 기적이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요.

Q. 코로나에도 '도시락 기적' 어떻게 가능했나
[김하종 신부/안나의집 대표 : 사실입니다. 안나의집 매일 기적 2개 있습니다. 1시 되면 봉사자 몇 명 올 지 아무도 모릅니다. 개인적으로 오시기 때문입니다. 그 1시 되면 시작할 때 봉사자 많이 와서, 첫 번째 기적입니다. 두 번째 기적, 3시. 매일 700명, 800명 식사 주기 때문에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아름다운 일입니다. 기적입니다.]

[앵커]

기부를 하시는 분들도 좀 많이 있다고 들었는데요. 혹시 기억나는 기부하신 분들 좀 있을까요?

[김하종 신부/안나의집 대표 : 많습니다. 사실은 안나의집과 같은 시설, 좋은 분, 좋은 후원자, 아름다운 봉사자 있어서 살고 있습니다. 이런 의견을 듣습니다. 좋은 분 굉장히 많습니다. 그중에 예를 들어서 어제 어느 분 오셔서 저한테 봉투 주시면서 신부님 받으세요. 뭐예요? 오늘 제 회갑입니다. 식구끼리 회갑하는 것보다 어려운 사람들한테 맛있는 거 드리고 싶습니다. 받으십시오. 너무 놀랐고 반갑고 그분하고 노숙인 같이 식사하고 박수 치고 노래 불러드렸습니다.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앵커]

아마 그런 분들을 보시면서 또 힘을 얻으실 것 같은데요. 그런데 벌써 23년이 됐기 때문에 자원봉사자분들을 따라온 자녀들이 커서 또 기부를 이어가는 모습도 있다고 하던데요.

[김하종 신부/안나의집 대표 : 사실입니다. 얼마 전에 젊은 사람 왔는데 신부님, 기억하세요? 기억하지 못해요. 저는 어렸을 때 엄마 따라와서 봉사하러 왔습니다. 그때 큰 감동을 받았기 때문에 지금 직장생활 시작하고 이것은 첫 번째 월급입니다, 받으십시오. 너무 놀랐고 너무 반가웠습니다.]

[앵커]

첫 월급을 기부를 한 거군요? (네.)

[앵커]

자꾸 자원봉사자분들 또 기부자 분들께 공을 돌리시는 것 같은데요. 신부님 얘기를 좀 해 보겠습니다. 92년도에 쉼터를 처음 여셨고 무료급식은 98년부터 지금 23년째 해 오고 계시는데요. 푸른 눈의 이탈리아 출신 신부님이 어떻게 이렇게 한국의 노숙인들과 함께하게 되셨을까요?

Q. 이탈리아 신부님이 함께하게 된 사연은

[김하종 신부/안나의집 대표 : 우선 한국 원래는 관심이 있어서, 매력이 있어서 대학원에서 동양철학 공부했습니다. 그래서 관심 있어서 한국으로 왔습니다. 또한 천주교 신부라서 신부로서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살고 싶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봉사하고 싶어서 이런 봉사, 이런 생활하고 있습니다.]

[앵커]

저희 취재진이 실제로 안나의집에 가서 한 끼를 구하러 오시는 분들을 취재를 했는데 그 영상을 함께 잠깐만 보시죠. (예.) 이렇게 도시락을 싸서 배낭에 직접 넣어주시고 지퍼까지 잠가주시는 모습인데요. 보니까 성북구 또 천호동 이러면 상당히 먼데요, 성남에 있기 때문에요. 혹시 이렇게 도시락을 받아가시는 분들 중에서 기억나시는 분들이 좀 있습니까?

[김하종 신부/안나의집 대표 : 많습니다. 특별하게 그분 중에서 어느 할머니, 매일매일 오시는 할머니, 80대 할머니 있는데. 저한테 와서 손 잡고 얘야, 아프지 마, 사랑해, 힘내라. 너무너무 아름다워요. 그런 분 많아서 힘이 생겨서 그래서 이런 봉사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도시락을 받아가시는 분들은 어떤 분들입니까?

[김하종 신부/안나의집 대표 : 대부분 어려운 사람입니다. 심리적으로 문제 있고 경제적으로 문제 있어서 어려움이 있어서 안나의 집 옵니다. 그분 중에서 10명 90대입니다. 110명 80대입니다. 170명 70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십니다. 그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왜냐하면 그 나이 되면 집에서 편하게 맛있게 진지 드셔야 되는데 멀리에서 오시고 줄서고 서 있어서 밥 한 끼 달라고 하면 마음이 참 아픕니다. 그때 어머니 생각이 듭니다. 우리 어머니 86세인데 그렇게 하면 얼마나 아픕니까?]

[앵커]

그런 일들을 모으셔서 이제 '순간의 두려움 매일의 기적'이라는 책을 쓰셨는데 그 책도 제가 한번 꼭 읽어보겠습니다. 시간이 다 돼버렸습니다. 사실 제가 질문을 던지고 신부님께서 답을 하셨는데. 뭐랄까요, 인터뷰를 좀 마치고 보니까 신부님의 답을 통해서 제가 좀 제 삶에 질문을 받은 것 같습니다.

[김하종 신부/안나의집 대표 : 고맙습니다.]

[앵커]

신부님, 꼭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김하종 신부/안나의집 대표 :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앵커]

감사합니다. 안나의집 김하종 신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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