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0종 '기화요초' 피고지는 쑥섬고흥 와서 '꽃자랑'이라뇨?

2021~2022년 관광100선
'바다위 시크릿 가든' 화려한 자태
산토리니 닮은 부산 영도 '흰여울문화마을'
보라색 유채·라벤더 정원 신안 '퍼플섬'
안동 병산서원·예산 황새마을 등 29곳 합류
5대궁·두물머리·설악산 등 5회연속 선정
"재탕 삼탕 선정·뉴노멀시대 반영 안돼"
선택받지 못한 지자체 비판의 목소리

고흥 가서는 힘 자랑하지 말라고 했는데, 쑥섬(애도) 때문에 꽃 자랑, 경치자랑 하지도 말아야 할 판이다. 섬 고원을 온통 화원으로 가꾼 쑥섬이 2021-22 한국관광 100선에 신규 진입했다.

제주 카멜리아힐

안동 병산서원

예산 황새와 인간의 공존

인천 개항장

맨체스터 유나이티드(EPL) 박물관에서 역대 최고선수 중 한명으로 묘사된 박지성의 고향, 성녀 마리안느·마가렛의 노벨상 급 40년 소록도 헌신, 한국 최초 유인우주선 발사 장소인 고흥에 가서는 힘 자랑 말랬는데, 이젠 꽃 자랑도 말아야 할 판이다.

해안선 길이 3.2㎞ 밖에 되지 않는 쑥섬(애도) 고원에 온갖 기화요초가 다채로운 자태를 뽐낸다. 우주선 나로호가 발사된 나로도에서 배로 5분이면 닿는 곳이다. 바야흐로 동백과 수선화 철인데, 380여종의 꽃이 번갈아 쑥섬을 장식한다.

▶쑥섬 고원 기화요초=‘범 내려 온다~’를 연상케하는 ‘꽃범의 꼬리’가 피고, 요즘 인기 끄는 국악발라드처럼 우아하게 핀 ‘상사화’도 반길 것이다.

양귀비꽃, 금어초, 튤립, 락스퍼, 사포나, 돌갓꽃, 천일홍, 디기탈리사, 철포나리, 송엽국, 매리골, 무궁화, 베르가못, 맥문동, 백일홍, 칸나, 갯패랭이꽃, 기생꽃, 접시꽃, 지니아, 수국, 에키네시아, 한련화, 라벤더, 바질, 매화, 노랑코스모스 등 열거하기가 숨이 차다.

게다가 건강 수종 후박나무가 지키는 몬당길, 사랑의 돌담길~우끄터리 쌍우물 지나 동백터널도 있다.

선착장의 고양이 조형물을 지나 왼쪽 산길에 오르면 김상현 교사-고채훈 약사 부부가 8년간 연구끝에 조성한 ‘바다위 시크릿 가든’ 별정원, 달정원, 태양정원이 화려한 자태를 자랑한다. 이번에 ‘한국관광 2021-22년 100선’에 처음 진입했다.

쑥(艾:애) 많던 애도에 꽃이 공생하는 가운데, 거리두기 여행자에게 사방 다도해의 청정 풍경으로 안구정화를 시켜준다. ‘힐링파크 쑥섬쑥섬’의 입장료 5000원은 섬 생태 예술 업그레이드에 쓰인다. 소가 누워있는 와우형이라 소의 해 신축년, 그곳에서 ‘마음 신축’의 의미를 더할 수 있겠다.

신안 퍼플섬

부산 흰여울문화마을

▶흰여울문화마을, 퍼플섬도 100선 신규진입=친퀘테레와 산토리니를 섞어놓은 듯한 부산 영도의 흰여울문화마을 역시 뒤늦었지만 이번에 100선에 올랐다. 한국전쟁 이후 바닷가 절벽 위에 조성된 마을로 요즘 영화 촬영지로 유명하다.

산업관광지로 선정된 영도 ‘깡깡이 마을’ 옆 절영해안산책로 위쪽 언덕에 옹기종기 형성된 마을이다. 청록빛 바다, 벽화 & 타일모자이크, 흰색-파란색-살색 집들의 조화, 해안산책로도 멋진데, 해송길·피아노계단·출렁다리까지 냈다.

섬 1004개를 보유해 ‘천사섬’이라는 세계적 닉네임을 얻은 신안은 ‘퍼플섬’ 박지-반월도를 100선에 올리는데 성공했다. 어촌 지붕과 다리 등을 보라빛으로 칠한 가운데, 머지않아 보라색 유채가, 5~6월엔 라벤더, 9~10월엔 아스타국화가 퍼플색감을 이어갈 것이다.

보라색 유채와 라벤더 정원, ‘900년 우물’이 있는 박지도의 바가지 조형물, 보라색 아스타 국화와 보라-파랑-핑크 수국 군락이 있는 반월도의 ‘반달 조각에 걸터앉은 어린왕자’도 친근감을 더한다. 최근 독일, 홍콩 등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최초 선정=새로 ‘한국관광 100선’이 된 관광지는 29곳인데, ▷세계적 스타 앰비규어스가 춤 추었던 유네스코유산 안동 병산서원 ▷슬로베니아 블레드호수와 섬에 비유되는 임실 옥정호와 붕어섬, 구절초 지방정원 ▷예산 황새마을 ▷예당호출렁다리& 음악분수 ▷독립운동의 상징으로 우뚝 서있는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이 뒤늦게 합류했다.

서울중부 지방에선 ▷대한민국의 관문으로 세계 최고품질의 공항을 보유한 영종도 ▷농촌 및 청정생태 체험, 자녀교육 등 효과를 한꺼번에 얻을수 있는 안성 팜랜드 ▷도시 출범 9년만에 관광100선에 오른 세종시 호수공원 일원이 눈에 띈다. 최근 비암사 극락보전이 보물 지정 예고되는 등 세종시가 문화관광 분야에서도 매력을 발산하기 시작했다.

▶청년몰 위기 맞은 강화원도심 응원하기=청년몰 ‘개벽2333’이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강화는 원도심구역의 100선 진입으로 새로운 기대를 걸고 있다.

이밖에 ▷국내 최장 목포해상케이블카 ▷철쭉·단풍·억새로 유명한 합천 황매산군립공원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철원한탄강유네스코지질공원 ▷제천 의림지 ▷청풍호반케이블카 ▷아산외암마을 ▷태안 신두리해안사구 ▷광주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익산미륵사지 ▷남원김병종미술관 ▷부산 송정▷다대포 해수욕장 ▷대구 수성못 ▷제주 천지연이 새로 100선에 선정됐다.

심사는 ▷이전의 100선 ▷최다 방문 관광지 ▷지자체 추천 중 선별한 198곳을 대상으로, 1차 서면, 2차 현장점검, 3차 최종 선정을 거쳤다. 자연 자원 51곳, 문화 자원 49곳이었다. 두 번 이상 선정된 곳(이번에 탈락한 곳 제외)은 71곳이다.

▶5회, 4회 선정=‘100선’ 제도가 시행된 이후 5회연속 선정된 곳은 ▷5대 궁 ▷남산타워 ▷수원화성 ▷두물머리 ▷설악산 ▷남이섬 ▷꽃지 ▷전주한옥마을 ▷보성녹차밭 ▷순천만 ▷태종대 ▷불국사·석굴암 ▷울릉도·독도 ▷하회마을 ▷우포늪 ▷해인사 ▷한라산 ▷제주올레길 ▷우도이다.

4회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에버랜드 ▷아침고요 ▷강릉 커피거리 ▷대관령 ▷뮤지엄산 ▷원대리 자작나무숲 ▷계족산 황톳길 ▷부여 백제유적 ▷공주 백제유적 ▷무등산 ▷내장산 ▷죽녹원 ▷오동도& 여수세계박람회장 ▷해운대 ▷감천문화마을 ▷대릉원 일대 ▷부석사 ▷독일마을 ▷성산일출봉 ▷제주 비자림이다.

▶3회, 2회 선정=3회 선정된 곳은 ▷홍대거리 ▷롯데월드 ▷소래포구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 ▷한국민속촌 ▷서울대공원 ▷광명동굴 ▷DMZ ▷헤이리 예술마을 ▷비발디파크 ▷장태산 자연휴양림 ▷청남대 ▷마이산 ▷태화강 ▷영남알프스 ▷반구대암각화 ▷거제 바람의 언덕이다.

두번 뽑힌 곳은 ▷서울 익선동 ▷코엑스 ▷화담숲 ▷제부도 ▷주문진 ▷소금산출렁다리 ▷만천하스카이워크 ▷대천해수욕장 ▷부산 용두산·자갈치 관광특구 ▷용궁구름다리 & 송도 ▷대구 팔공산 ▷서문시장 ▷간절곶 ▷대왕암공원이다.

▶‘뉴노멀’ 반영못해 비판 직면=그러나 이번 100선 선정은 코로나 사태로 여행의 모든 기준이 바뀐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과 훌륭한 관광자원을 갖고도 선정되지 못한 지자체의 아우성에 직면해 있다.

오히려 배제되었어야 할 방문객 수와 전에 100선이 된 적 있는 곳이 가장 중요한 준거로 작용하고, 이에 따라 지명도 높은 곳의 재탕 삼탕 선정이 이뤄지는 바람에 ▷서울 북동 ▷경기 북부 ▷강원 남부 및 내륙청정지 ▷충북 남부 ▷전남 내륙 ▷경남 내륙 ▷경북 동부 등지는 과거에도, 이번에도, 세상이 바뀐 뉴노멀 시대에도 여전히 홀대받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함영훈 여행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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