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입, 어떻게 바뀌나] 문·이과 통합 수능? 겁먹지 말아요

한겨레 2021. 2. 2.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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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입, 어떻게 바뀌나
처음 치르는 문‧이과 통합 수능
'화법과 작문' '미적분' '기하' 등
3월 학평 뒤 선택해도 늦지 않아
대학이 지정한 선택과목부터 확인
반영 비율 참조해 고른 뒤 '조합'
주요 대학 모집군 이동 확인해야
대학수학능력시험 날인 지난해 12월3일 오전 서울 한 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 전 공부를 하고 있다. 공동사진취재단

“불안하죠. 코로나19로 실력을 다져야 할 고등학교 2학년 시기를 놓친 느낌이라 더 그래요. 안 그래도 변수가 많은 입시인데 문·이과 통합형 수능 등 말이 많으니….”

경기도에 사는 고3 김강현 학생은 개학을 앞두고 고민이 많다. 지난 1년 동안 따라잡지 못한 공부도 해야 하고 입시 준비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11월18일로 예정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처음으로 문·이과 통합형으로 진행한다. 국어와 수학을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으로 나눠 실시하는 등, 교실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불안함과 조급함이 앞서는 모양새다.

입시전문가인 유성룡 에스티유니타스 교육연구소장,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과 함께 올해 입시, 무엇이 바뀌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살펴봤다.

국어, 수학도 이제는 ‘선택’

올해 수능부터는 탐구영역뿐 아니라 국어와 수학 영역에서도 수험생이 응시 과목 일부를 선택할 수 있다. 국어와 수학, 두 영역의 과목 구조가 ‘공통+선택형’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모든 응시자가 같은 국어 시험을 보고, 인문계와 자연계별로 같은 수학 시험을 봤지만 이제는 수험생의 선택에 따라 각각 다른 시험을 본다.

국어는 ‘독서’와 ‘문학’이 공통과목이고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가운데 1개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수학은 ‘수학1’ ‘수학2’를 공통과목으로 하고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과목 중 1개를 선택해 시험을 보면 된다. 수능 문제는 공통과목에서 75%, 선택과목에서 25%가 출제된다.

서울과 수도권 중상위권 이상 대학, 지방 거점 국공립대와 주요 사립대 자연계열 학과에서, 수학의 경우 미적분 또는 기하를 선택해야만 지원할 수 있게 한 학과가 많고, 탐구영역에서도 과학탐구 2과목에 반드시 응시하게끔 지정해놓는 경우가 많아 수험생 자신의 선택보다는 가고 싶은 대학의 누리집에 올라온 세부 입시요강을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

계열에 따라 사회탐구(사탐) 혹은 과학탐구(과탐)로 나뉘었던 탐구영역도 사탐 9과목, 과탐 8과목 등 전체 17개 과목 가운데 제한 없이 2과목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문과 수험생은 국어에서 공통과목에 ‘화법과 작문’을 선택하고, 수학에서는 공통과목에 ‘확률과 통계’, 영어, 사탐 2과목(사회문화, 한국지리 등) 조합으로 수능을 치르면 된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문과 학생들이 국어 선택과목으로 ‘화법과 작문’을 많이 선택하는 추세다. ‘언어와 매체’를 선택하고 싶은 학생들은 오는 3월에 진행하는 학력평가 결과를 본 뒤 택해도 늦지 않다.

입시전문가들은 “지금부터 선택과목으로 힘들어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지금은 수능 문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공통과목을 완벽하게 준비하는 게 우선이라는 말이다.

입시 뉴스 등에서는 ‘문·이과 통합 수능’을 큰 변수로 내세우지만 입시전문가들은 “실제 지망 대학이 어떤 과목을 어떻게 반영하는지가 중요하다. 선택과목 때문에 엄청난 유불리가 생기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자신이 배운 과목과 안 배운 과목을 분리한 뒤 선택하거나, 희망 대학을 10개 정도로 추려본 뒤 해당 대학에서 반영하는 선택과목을 골라 과목별 반영 비율을 참조해 ‘조합’을 만들면 된다는 이야기다.

선택과목 지정 대학 유심히 살펴야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뿐 아니라 국민대, 숭실대, 서울과기대, 광운대, 덕성여대 등 서울권 대학, 한양대(에리카), 가천대, 한국항공대 등 수도권 대학, 경북대, 부산대, 충북대 등 지방 거점 국공립대 등에서는 수능 선택과목을 지정해놓았다. 의대, 치대, 한의대와 수의대, 약대를 비롯해 이들 대학의 자연계열 학과에 지원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수학, 과학의 선택과목을 반드시 확인한 뒤 공부 계획을 짜야 한다.

수학 선택과목으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수험생이 대학 진학 시 자연계열 모집단위를 희망할 경우 서울 주요 대학에는 지원하지 못할 수도 있다. 2022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바탕으로 대학별 수능 선택과목 지정 현황을 보면, 자연계열 모집단위 지원자에게 수학 선택과목으로 ‘미적분’이나 ‘기하’를 반드시 응시하도록 지정한 대학이 56곳 정도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경희대 자연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고3이라면 수학 선택과목은 반드시 ‘미적분’과 ‘기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고, 탐구영역에서는 과탐 과목 중에서 두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자연계열 지원자가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면 주요 대학에 진학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날인 지난해 12월3일 오전 서울 한 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 전 공부를 하고 있다. 공동사진취재단

학생부교과전형 규모 확대

2022학년도에는 건국대, 경희대, 동국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등에서 학생부교과전형을 신설하거나 규모를 확대한다. 수도권 주요 15개 대학 중 교과 위주 전형을 운영하지 않는 곳은 서울대뿐이다.

대학마다 교과 성적 반영 방법이 다르므로 자신의 성적을 최대치로 활용할 수 있는 대학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대입에 적용되는 첫해인 만큼 각 대학의 진로선택과목 반영 여부, 방법도 꼼꼼히 살펴 내 성적의 유불리를 따져보고 3월부터는 학교생활 및 내신 대비에 주력하자. 고3 재학생의 경우 3학년 1학기 성적까지 평가에 반영되므로 이번 1학기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선발 인원은 축소됐으나 비중은 여전히 큰 편이다. 올해 정시와 학생부교과전형 확대 기조에 따라 상대적으로 학종의 선발 인원, 비중이 수도권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축소됐다. 그러나 여전히 학종의 수시 비중과 선발 규모는 크기 때문에 수험생이라면 자신의 학종 경쟁력부터 우선 점검할 필요가 있다.

학종에서도 교과 성적은 매우 중요한 평가요소이므로 3월 개학 이후에는 활동뿐 아니라 내신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5월부터는 대학별로 2022학년도 수시 모집요강과 학종 가이드북, 전공 안내 책자 등이 공개되므로 이를 꼼꼼히 살핀 뒤 본격적인 지원 전략을 수립하자.

논술 실시 대학 증가

논술전형 실시 대학이 33개에서 36개로 늘어난다. 적성고사 전형이 폐지됨에 따라 가천대, 고려대(세종), 수원대가 논술전형을 신설해 각각 851명, 380명, 480명의 인원을 뽑는다.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이 늘어났지만 전체 선발 인원은 1만1069명으로 전년도보다 조금 줄었다. 선발 인원 감소폭이 가장 큰 대학은 경북대로, 300명이 줄어든 472명을 선발한다.

한국외대는 전체 선발 인원에 큰 변동은 없으나 인문계열에서만 논술전형을 실시했던 것과 달리 자연계열에서도 학생을 선발하며 인문계열 모집인원이 489명에서 415명으로 줄었다. 반대로 서울과기대와 서울시립대는 자연계열에서만 논술전형을 실시해 각각 227명과 77명을 선발한다.

중앙대와 한국외대처럼 교과 위주 전형보다 논술전형의 규모가 더 큰 대학도 있으며, 특정 모집단위에서 선발 인원을 확대한 대학도 있기에 모집요강을 통해 세부 정보 확인이 필요하다.

논술 문제 유형 변경에도 주목하자. 경희대는 의학계열을 제외한 나머지 자연계열 모집단위에서 과학논술을 폐지하고 수리논술만 실시한다. 가톨릭대는 언어논술과 수리논술을 함께 치렀던 소비자주거학과, 의류학과, 아동학과는 언어논술만을, 식품영양학과는 수리논술만 실시하며 계열별로 언어논술과 수리논술을 구분했던 간호학과는 인문·자연계열 모두 수리논술만 실시한다.

아울러 경희대, 고려대(세종), 동국대, 성균관대, 연세대, 중앙대 등 6개 대학이 논술전형에서 약대 지원 기회를 제공한다. 수학과 과학에 강점이 있는 학생이라면 약대 논술전형을 고려해볼 만하다. 단 연세대를 제외한 5개 대학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대부분 기준이 높기 때문에 자신의 수능 경쟁력을 먼저 점검해봐야 한다.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대학들은 이르면 4월부터 7월까지 수험생을 위한 ‘모의논술’을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한다. 모의논술은 실전과 가장 유사할 뿐만 아니라 각 대학의 출제 경향, 유형, 채점 방식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도움이 된다. 대학마다 접수 기간, 응시 기간이 다르므로 수시로 관심 대학의 입학처 누리집에 접속해 관련 공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정시 비중 30∼40% 확대

2022학년도 정시에서는 지난해보다 5207명이 늘어난 7만5978명을 수능 성적 위주로 선발한다. 그동안 정시 비중이 낮았던 수도권 주요 상위 대학들이 일제히 정시 비중을 30~40% 이상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주요 대학들의 정시 모집군 변경도 주목해야 할 포인트다.

올해 고3을 대상으로 하는 2022학년도 입시부터 서울대가 (가)군이 아닌 (나)군에서 정시 모집을 실시함에 따라 고려대와 연세대는 (나)군에서 (가)군으로, 서강대와 이화여대는 (가)군에서 (나)군으로 모집군을 이동한다. 경희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역시 일부 모집단위의 모집군이 변경되거나 군별 선발 인원의 규모가 달라지는 등 세부적인 변화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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