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내일배움카드 덕에 바리스타를 꿈꾸다

2021. 1. 2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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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게 살기 위해 늘 운동하며 피부 관리도 하지만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어 어느덧 60살이 됐다. 세월이 흐르는 속도가 50세엔 50km, 60세엔 60km로 간다고 한다. 시내 대부분 도로의 제한 속도가 50km/h로 바뀌었는데 나는 올해부터 본의 아니게 인생을 60km의 속도로 과속하게 생겼다. 

그래도 나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인생은 60부터라는데 어떤 새로운 도전을 해 볼까?’ 고민하다가 바리스타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요즘 집에서 원두커피 내려 먹는 재미에 푹 빠진 탓에 단순히 조금 더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 마시고 싶다는 욕심에서다.

집 근처 바리스타 학원을 찾아가니 “1:1 교육은 수강료가 비싼데 ‘국민내일배움카드’로 바리스타 과정을 수강하면 1/3만 자부담하면 된다”라는 말을 한다. 그동안 ‘국민내일배움카드’에 대해 많이 들었지만 나도 대상이 될 거란 생각은 못 했다. 

자세히 알아보니 기존의 ‘내일배움카드’가 재직자, 실업자 대상이었다면 2020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국민내일배움카드’는 재직자와 실업자에 일정 소득 이하의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자영업자 등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배움을 추구하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대상이 된다.

2020년 1월 1일부터 실업자, 재직자 대상 내일배움카드가 국민내일배움카드로 새롭게 바뀌었다.


신청 불가 대상으로는 공무원, 사립학교 교원, 재학생, 월급이 300만 원 이상 대기업 재직자 중 45세 이하, 연매출 1억5000만 원 이상 자영업자가 해당된다. 교육비는 1인당 300만 원을 우선 지원 후 상담 결과와 소득 수준, 고용 형태 등에 따라 최대 200만 원을 추가 지원하며 카드 사용 기한도 3년에서 5년으로 늘어났다.

국민내일배움카드는 훨씬 더 많은 혜택을 모든 국민이 골고루 받도록 개편했다.(사진=고용노동부 보도자료)


140시간 이상 장기 과정의 직업훈련을 들으려면 고용센터에서 2주간 상담을 받은 후 가능하지만, 단기 과정의 경우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2분짜리 동영상 11개를 시청하면 수강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동영상 교육은 국민내일배움카드 발급이 가능한 사람과 불가능한 사람, 받을 수 있는 온라인, 오프라인 훈련 과정이 있으며, 온오프라인을 결합해 하루 12시간까지 수강할 수 있는 스마트 훈련 과정도 있다는 내용 등 국민내일배움카드의 전반적인 이해도를 높이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민내일배움카드의 전반적인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동영상 11개를 시청하면 직업훈련 수강신청이 가능하다.


훈련 신청 방법도 아주 간편해졌다. 요양보호사 같은 특정한 직업을 제외하고 HRD-Net 홈페이지(https://www.hrd.go.kr)에서 모든 신청이 이루어진다. 사이트에서 내가 배우고 싶은 종목 키워드인 ‘커피’와 사는 지역을 입력하고 검색했더니 남양주 커피교육학원이 검색되고 훈련비가 71만5720원인데 자부담이 25만510원으로 나온다.

HRD-Net 홈페이지에서 수강하고 싶은 과목, 지역을 입력 후 검색하면 개인별 맞춤형 교육과정이 안내된다.


해당 과정을 클릭해 들어가면 더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다. 총 31일, 93시간 과정으로 이 과정의 NCS(국가직무능력표준 난이도 1수준~8수준)가 3수준으로 나온다. 비교적 쉬운 과정이라는 뜻이니 자신의 능력으로 수강할 수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설레는 마음으로 학원에 등교했더니 12명의 수강생이 1개 기수로 수업을 진행한다. 대학 바리스타 과정의 학생들이 3개월 정도 듣는 분량의 커피 이론 강의를 2일에 걸쳐 듣는 시간이 가장 곤혹스러웠는데 집에 와 복습하니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내용이다.

이번 바리스타 과정에는 12명의 수강생이 등록했는데 혹한에도 공부 열기가 뜨겁다. 직업훈련은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면 운영 가능하다.


3일 차부터는 원두 그라인딩–원두 탬핑–에스프레소 추출 등의 실습 위주로 진행돼 조금 여유가 있고 재미가 있다. 때론 실수도 하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웃음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몇 번 실습하니, 마치 오랜 경력의 바리스타가 된 듯하다.

불과 3일만에 원두 그라인딩-탬핑-추출 과정을 거쳐 나만의 에스프레소를 만들어 냈다.


학원에서 내린 커피의 맛과 그동안 집에서 가정용 커피 머신으로 내린 커피의 맛은 천지 차이다. 특히 원두를 적당하게 담고 알맞은 힘으로 누르는 탬핑 과정과 에스프레소 추출 시간 25초와 30ml의 양이 정확하게 맞아야만 보이는 호랑이 무늬의 크레마가 생겼을 때는 환호성을 질렀다.

호랑이 무늬 크레마가 생긴 에스프레소를 추출했을 때는 전문 바리스타가 된 기분이다.


직업훈련 과정은 출결 관리가 엄격해 80% 출석하지 않으면 이수로 인정되지 않고 다른 직업훈련 과정 신청 시 페널티를 받을 수 있다. HRD-Net 앱으로 학원 내 와이파이 존 안에서만 입실, 퇴실을 체크할 수 있어 엄격하다.

학원 내 와이파이 존에서만 HRD-Net앱으로 입실, 퇴실을 체크할 수 있어 출결 관리가 엄격하게 이루어진다.


총 31일 과정의 훈련이지만 20일 정도면 바리스타 자격증 시험에 도전할 수 있을 정도가 된다고 한다. 처음에는 집에서 내려 마시는 커피를 좀 더 맛있게 내리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했는데, 이젠 정식 바리스타 자격증을 딴 내 모습을 상상하며 훈련에 임하게 된다.

3분 만에 직접 추출한 에스프레소 4잔을 서빙까지 하는 수준에 올라왔다.


새롭게 바뀐 국민내일배움카드로 바리스타 과정을 수강하며 2021년을 시작하니 내일은 또 어떤 수업이 진행될지 자못 기대되어 삶에 더 활력이 생겼다. 내가 바리스타가 될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건 순전히 국민내일배움카드 덕분이다. 

정책기자단|최병용softman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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