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온' 이 영화가 왜 여기에? '오마주→패러디'까지 매력적[TV와치]

육지예 2021. 1. 1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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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 온'은 오마주와 패러디처럼 영화적 요소가 듬뿍 가미된 드라마다.

1월 14일 방송된 JTBC 수목드라마 '런 온'(극본 박시현/연출 이재훈) 10회에서는 익숙한 영화 장면들이 그려졌다.

비 내리는 거리, 이영화 우산 속으로 들어와 미소 짓는 누군가는 다름 아닌 서단아(최수영 분)였던 것.

'영화'라는 예술에 대한 애정이 곳곳에 담긴 드라마 '런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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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육지예 기자]

‘런 온’은 오마주와 패러디처럼 영화적 요소가 듬뿍 가미된 드라마다. 영화를 잘 살펴보면 유명 고전 영화를 찾아볼 수 있다. 여태 쌓아온 오마주에 이어, 이번에는 패러디를 잔뜩 쏟아내 또 한 번 재미를 잡았다.

1월 14일 방송된 JTBC 수목드라마 ‘런 온’(극본 박시현/연출 이재훈) 10회에서는 익숙한 영화 장면들이 그려졌다. 오미주(신세경 분)가 기선겸(임시완 분)에게 고백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등장한 패러디였다. 고백해보라는 박매이(이봉련 분) 말에 오미주는 눈을 굴리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첫 장면은 ‘내 머릿속의 지우개’(감독 이재한, 2004)였다. 리즈 시절 정우성과 손예진이 탄생시킨 포장마차 명장면이 재현됐다. 오미주는 기선겸에게 “이거 마시면 우리 사귀는 거다”라고 말했고 임시완은 청순한 눈빛으로 소주잔을 들었다. 그러나 여린 미소와 함께 소주잔을 있는 힘껏 탈탈 털어 버리는 결말. 박매이가 “초장부터 절망편이다”라고 말하자 오미주는 “무의식의 반영”이라며 다시 시도했다.

다음 장면은 더욱 애처로운 음악과 기선겸이 등장했다. 기선겸은 처연하게 눈물을 뚝뚝 흘리다 “저한테 왜 그랬어요”라고 말했다. 영화 ‘달콤한 인생’(감독 김지운, 2005) 명장면이었다. 이에 박매이가 참지 못하고 개입해 기선겸 눈물을 닦아줬다. 박매이는 “애초에 왜 다 밤에 술집이냐”고 지적해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오미주는 “근데 내가 부른다고 나온다는 보장은 있나”라는 고민에 봉착했다. 어디선가 타자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면 화면이 전환. 일본 영화 ‘전차남’(감독 무라카미 쇼스케, 2005) 속 한 장면이었다. 앞서 청초한 느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기선겸이 재등장했다. 곱슬머리와 안경, 비죽 솟은 입에 일명 깔깔이를 입은 남자로 나타났다. 기선겸은 “편하게 음슴체로 가겠음”이라며 ‘전차남’과 같이 인터넷에 고민 상담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영화와 다르게 고백을 거절하는 상담인 게 오미주 상상이었다.

이와 같이 고백 여부를 두고 걱정하는 모습을 다양한 패러디로써 풀어냈다. 오미주 무의식이 반영돼 뒤바뀐 성별은 더욱 재치있게 표현됐다. 가볍게 웃음을 주는 동시에 하나 같이 모두 킬링 포인트였다.

한편 1월 13일 방송된 9회에서 이영화(강태오 분)가 대학 과제로 쓴 시나리오에도 패러디가 있었다. 로맨스로 새로 쓴 시나리오는 ‘늑대의 유혹’(감독 김태균, 2004) 속 우산 씬과 같았다. 비 내리는 거리, 이영화 우산 속으로 들어와 미소 짓는 누군가는 다름 아닌 서단아(최수영 분)였던 것. 이에 고예찬(김시은 분)은 “과제면 막 표절해도 되냐, 그거 ‘늑대의 유혹’이지 않냐”며 핀잔을 놨다.

몰라도 그만이지만, 알면 알수록 재밌는 장면들이 많았다. 이외에도 10회에서 오미주가 작성하는 영화 리스트에 임시완 출연작 ‘불한당’, 이재훈 PD 연출작 ‘김과장’ 같은 깨알 디테일까지 엿보였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적절하게 적용되는 사례였다.

패러디 경우 어떤 장면을 차용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도 눈여겨볼 수 있었다. 이런 장치를 잘 녹여 내린 것뿐 아니라 남성과 여성 인물이 대체로 뒤바뀌었다는 점도 그러했다. 손예진 역할을 임시완이, 강동원 역할을 최수영이 연기해도 전혀 위화감 없이 자연스러웠다. 이는 ‘런 온’이 지금까지 깨부숴온 편견과 정확히 맞닿았다.

‘영화’라는 예술에 대한 애정이 곳곳에 담긴 드라마 ‘런 온’. 폭력적이지 않은 방법으로도 센스와 재미 모두를 갖출 수 있었다. 건전한 방식으로 사랑과 사람을 보여주는 따뜻한 시선이 더욱 매력적인 이유가 아닐까. (사진=JTBC ‘런 온’ 방송 캡처)

뉴스엔 육지예 mii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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