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폭행 사건 '스모킹건' 될까.. 檢, 택시 블랙박스 SD카드 확보

특가법 대상여부 확인 물증 가능
사건 발생 2달 후 영상 복구 착수
영상 계속 덧씌워져 쉽진 않을 듯

이용구 법무부 차관. 연합뉴스

검찰이 최근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의 ‘스모킹건’이 될 수도 있는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입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차관과 택시기사의 증언밖에 없는 상황에서 검찰이 메모리 카드 복구로 사건 당일 택시 내 상황을 재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재판장 이동언)는 최근 이 차관의 음주폭행 사건 당시 택시에 설치된 블랙박스의 SD메모리 카드를 입수해 사건 당일 영상 복구에 나섰다.

이 차관은 지난해 11월 6일 서울 서초구 자신의 아파트 앞에서 택시기사 A씨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신고됐다.당시 신고를 접수한 서초경찰서는 나중에 A씨가 처벌 불원서를 제출하고, 단순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인 점 등을 감안해 이 차관을 입건하지 않고 내사 종결했다.

이 사건이 뒤늦게 언론 보도로 알려져 경찰의 봐주기 수사 논란이 일었고, 운전 중인 대중교통 운전자를 폭행하면 엄벌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위반 혐의로 이 차관이 고발되자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메모리 카드의 영상이 복구돼 당시 상황이 찍힌 장면이 나온다면 이 차관의 혐의 유무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앞서 경찰은 사건 초기 A씨가 사용한 블랙박스의 전용 뷰어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고 저장된 영상을 확인하는 바람에 영상 확보에 실패했다. 경찰이 사건 발생 사흘 뒤 조사할 때는 전용 뷰어를 설치해 메모리 카드를 확인했지만 이미 사건 당시 영상은 덧씌워진 뒤였다.

다만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는 새로운 영상이 계속 덧씌워지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전체 영상을 복구하기가 쉽지 않다. 블랙박스 복원업체 관계자는 “사건 발생 후 두 달가량 시간이 지나서 당시 영상이 복원될 수 있을지는 해봐야 안다”며 “운이 좋다면 당시 영상 일부를 확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