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제 적용후 되레 분양가 16% 올라..정부 규제 힘빠지나
3.3㎡당 5669만원 확정
역대 일반분양가 중 최고
조합수익도 433억원 증가
김현미 퇴임 직후 정부 돌변
"정부가 규제 손 놓나" 평가
강남 후속 단지 기대감 '쑥'
특히 이 단지는 작년 7월 부활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았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일방적으로 결정해 통보한 분양가(3.3㎡당 4891만원)보다 오히려 778만원(16%) 높아졌다. 정부가 민간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하면 HUG의 분양가 심사를 통한 가격에 비해 분양가가 5∼10%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지만 반대 결과가 나오면서 가격 규제 실효성과 정당성이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문재인정부가 '더 센 규제'를 천명하며 도입한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사실상 중단됐던 강동구 둔촌주공 등 강남권 재건축 사업에 돌파구를 마련해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문재인정부 4년간 규제를 강하게 쥐어왔던 실세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퇴임한 직후 정부가 '규제에 손을 놓아버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래미안 원베일리 분양가격은 당초에도 3.3㎡당 5000만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작년 11월 한국감정원 심의를 거쳐 토지비를 3.3㎡당 4200만원에 책정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정비업계에선 래미안 원베일리 3.3㎡당 건축비가 1000만원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파트 분양가는 건축비와 토지비를 합해 계산된다.
래미안 원베일리는 지난해 7월 28일 HUG에서 3.3㎡당 분양가 4891만원으로 분양 보증을 받았다. 조합이 희망하는 3.3㎡당 5700만원과 격차가 커 분양가상한제 시행 전 막차 분양을 선택할지, 아니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할지 마지막까지 고심했다. 조합은 분양가상한제를 결정했고, 결과적으로 조합의 판단이 적중한 모양새가 됐다. 조합은 다음달 조합원을 대상으로 분양을 진행한 뒤 이르면 3월 중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정비업계는 래미안 원베일리 일반 분양가가 분양가상한제 도입 전보다 오히려 더 높아졌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전까지만 해도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HUG가 정한 분양가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국토교통부도 분양가상한제를 발표하면서 분양가가 5~10% 정도 더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일각에선 정부가 재건축 마지막 단계에 있는 아파트들은 규제를 조금 풀어주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를 놓고 '실세 장관'이었던 김 전 장관이 국토부 장관에서 자리를 비우자마자 향후 정권이 바뀌면 소송 등에도 대처해야 하는 국토부 공무원들이 규제에 손을 놔버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국토부가 공시지가를 크게 끌어올려 토지 감정평가 금액이 높아진 결과 아니냐는 분석도 있지만 이를 인정해주는 것도 결국 정부의 최종 권한"이라며 "정부가 인정하지 않으면 분양가상한제 아래에서 단지들은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는 구조"라고 밝혔다. 실제로 래미안 원베일리 사례를 지켜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들도 분양가상한제에 대한 공포감을 상당히 덜어낼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만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신반포15차(래미안 원펜타스), 신반포4지구(신반포메이플자이) 등이 분양가상한제를 통해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다.
래미안 원베일리 분양가가 3.3㎡당 5600만원을 넘었지만 주변 시세와 비교해선 여전히 '로또 분양'으로 꼽히고 있다. 인근에 위치한 반포 대장주 아크로리버파크와 래미안퍼스티지 등은 매매가격이 3.3㎡당 1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원베일리는 서울 지하철 3·7·9호선이 통과하는 고속터미널역, 신반포역이 가까운 역세권 입지다. 총 2990가구 중 조합원 물량을 뺀 224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손동우 부동산전문기자 /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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