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실종 10일째'..실종 장소 가보니[르포]

남형도 기자 2021. 1. 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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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1시30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행주나루터.

장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4시30분쯤 김포대교 인근, 자전거길 포장이 끊기는 지점에서 실종됐다.

그와 어머니가 산책을 시작했다는 행주나루터→행주대교→김포대교 인근(실종 장소)까지 이어지는 자전거길을 따라 걸었다.

고양시 인근 동(실종장소서 떨어진 거리 순으로 보면 행주동·행신2동·능곡동·행신1·3동·화정1·2동·백석2동과 백석1동 등)으로 이동했을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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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자전거길 포장 끊긴 곳서 뛰어가 사라져..인적 드문 휑한 길, 강추위에 몸이 덜덜 떨렸다
장준호씨와 어머니가 산책을 시작했던 행주나루터. 이곳부터 자전거길이 이어지는 산책 코스다. 걷다보면 행주대교가 나오고, 더 걸으면 김포대교가 나온다. 현수막 사진 속 장씨는 환히 웃고만 있었다./사진=남형도 기자

5일 오후 1시30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행주나루터. 기온은 영하 4도, 발걸음을 조금만 옮겨도 세차게 엄습하는 한강 바람에 두 뺨이 금세 얼얼해졌다. 행주대교가 잘 보이는 2층 정자 앞엔 노란 현수막 하나가 붙어 있었다. 거기엔 '실종된 장애인을 찾습니다'란 글씨가 크게 적혀 있었다. 왼쪽 끝엔 활짝 웃는 남성의 모습이, 오른쪽 끝엔 실종 당시 모습의 사진이 있었다.

중증 발달장애(자폐)를 가진 장준호씨(21·남성)가 실종된지 10일째가 됐지만 여전히 찾지 못하고 있다.

장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4시30분쯤 김포대교 인근, 자전거길 포장이 끊기는 지점에서 실종됐다. 어머니와 함께 산책하다가 갑자기 뛰어간 뒤 사라졌다. 키는 172cm, 몸무게는 100kg이며 실종 당시 점퍼에 회색 티셔츠, 검은색 바지를 입고 진회색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현재는 벗고 다닐 가능성도 있다).

커뮤니티 네이트판에서 잘 정리한 장준호씨의 산책 동선 및 당시 상황./사진=네이트판

5일 오후 실종된 현장을 직접 찾았다. 실제 주변 환경을 찍어서 알리면, 제보가 좀 더 들어올까 싶어서였다. 전단지 내용만 보고선 주변 상황이 그려지지 않기도 했다. 그와 어머니가 산책을 시작했다는 행주나루터→행주대교→김포대교 인근(실종 장소)까지 이어지는 자전거길을 따라 걸었다. 거리는 약 2km 남짓이었다.

행주나루터에서 장씨와 어머니가 함께 산책한 방향으로 바라본 자전거길. 앞쪽에 보이는 게 행주대교다./사진=남형도 기자

출발점인 행주나루터 인근엔 장어 식당들 몇몇 곳이 있었고, 식사 시간이라 손님들이 점심을 먹는 게 보였다. 여기부터 이어지는 자전거길은 대체로 인적이 드물었다. 길을 걷는 내내 만난 사람이 다섯 명도 되지 않았다. 낮에도 추워서 그런듯 했다.

행주대교를 지난 뒤 자전거길, 멀리 보이는 게 김포대교다./사진=남형도 기자

행주대교를 지나니, 자전거길과 한강 사이 거리가 멀어졌다. 그 사이 마른 수풀, 나무 등 너른 땅이 펼쳐져 있었다. 곳곳에 우거져 있어 혹시나 싶은 마음에 살펴봤으나 장씨는 없었다. 자전거길을 계소해서 따라 걸었다.

잠시만 빼어놓아도 얼얼해지는 손. 이 추운 날씨에 그는 어디에 있을지./사진=남형도 기자

걱정됐던 건 강한 겨울 바람과 영하 추위. 취재하느라 전화를 드는 5분 남짓한 시간에 왼손이 새빨갛게 변할 정도였다. 삽시간에 굳은 손을 주머니에 넣었으나 금방 진정되지 않았다. 이 날씨에 어디선가 헤매고 있을 그를 생각하니 눈길이 좌우로 바빠졌다. 장씨는 얇은 패딩 하나를 걸쳤었다.

성인 남성 걸음으로 30분쯤 걸으니, 포장된 자전거길이 끝나고 흙길이 시작됐다. 거기서부터는 길이라기 보단 넓은 벌판 같았다. 소방차 몇 대가 서 있고, 길 위를 천천히 오갔다. 장씨는 이곳에서 뛰어갔고, 그 뒤로 찾지 못하고 있다.

행주나루터부터 이어진 자전거길이 끝나는 지점. 포장된 길이 끝나고 흙길이 시작된다. 마주보이는 다리는 김포대교다. 장준호씨는 이곳에서 뛰어가 실종됐다./사진=남형도 기자

그곳에 서서 보니 장씨가 갔을 가능성이 있는 방향은 세 가지로 보였다. 첫째는 왼쪽 김포대교 방향으로 가는 것이고(흙길이 이어진다), 둘째는 기자가 걸었던 오른쪽 자전거길 방향(행주대교-방화대교-가양대교로 이어진다)으로 갔을 가능성이다. 셋째는 왼쪽도 오른쪽도 아닌, 대각선 방향이다(소방차가 서 있던 방향).

장씨는 돈을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버스를 탈 가능성은 낮다고 한다. 고양시 인근 동(실종장소서 떨어진 거리 순으로 보면 행주동·행신2동·능곡동·행신1·3동·화정1·2동·백석2동과 백석1동 등)으로 이동했을 확률이 높다.

자전거길과 한강 사이엔 이렇게 너른 벌판이 많아 주위를 잘 둘러볼 필요가 있어 보였다./사진=남형도 기자

실종 장소 주변은 휑한 터라 아무리 둘러봐도 찾는 게 쉽지 않아보였다. 2시간 가까이 걸었으나 사람 흔적조차 찾기 힘들었다. 여럿이 관심을 갖고 제보하는 게 절실한 상황. 비슷하거나 긴가민가한 사람이라도 주저하지 말고 신고하는 게 필요하다.

제보 전화는 112 또는 182, 고양경찰서 실종전담팀(010-2355-7183)으로 하면 된다.

6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의 기온은 영하 10도다. 부디 기억해주기를. 지금 이 순간에도 준호씨는 강추위 속에서, 거리 어딘가를 헤매고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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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형도 기자 hum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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