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불암 "한국인의 밥상은 가난 속 창조..북한음식 못다뤄 유감"

이정현 2021. 1. 5. 13:1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무짠지와 오이지를 가장 좋아합니다. 입안을 시원하게 하고 밥맛을 나게 하죠."

한국인의 뿌리와 정서를 찾아 떠난 맛의 순례,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을 10년 내리 진행해온 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81)은 "일곱 살 무렵,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외갓집에서 자랄 때 많이 먹었다. 가난한 살림살이 때문이었는지 외할머니가 무짠지를 그렇게 먹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10주년 맞아..제작진 "입에서 입으로 이어지는 음식 찾기 주력"
'한국인의 밥상' 최불암 [K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무짠지와 오이지를 가장 좋아합니다. 입안을 시원하게 하고 밥맛을 나게 하죠."

한국인의 뿌리와 정서를 찾아 떠난 맛의 순례,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을 10년 내리 진행해온 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81)은 "일곱 살 무렵,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외갓집에서 자랄 때 많이 먹었다. 가난한 살림살이 때문이었는지 외할머니가 무짠지를 그렇게 먹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프로그램 10주년을 맞아 5일 서면으로 만난 최불암은 "무를 소금에 절이기만 하면 되니 밑천이 안 드는 반찬이다. 나는 지금도 밥상에 무짠지가 있어야 한다"고 웃었다.

최불암이 제작진과 10년간 다닌 거리는 지구 8바퀴에 해당한다고 한다. 매주 전국 팔도 밥상을 찾아다니는 체력의 원천으로는 좋은 사람들과 나누는 술 한잔을 꼽았다. "기억에 남는 건 음식보다는 역시 사람들"이라는 최불암은 방문할 때마다 진심으로 맞아주는 각 지역 사람들 덕분에 지금까지 진행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국인의 밥상' 최불암 [K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또 한국인에게 밥이란 무엇인가를 정의해달라는 부탁에 "밥이란 생명"이라고 강조했다.

"자동차에 휘발유가 없으면 못 가는 것과 마찬가지죠. 그런데 우리 밥상은 대부분 가난에서 온 창조적 밥상입니다. 어려웠던 시절 어머니가 가족을 먹이기 위해 궁핍한 식자재를 갖고 지혜를 짜내 만든 것들이죠. 밥상을 받을 때마다 이 나라가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어머니들의 지혜 덕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동시에 밥상은 우리의 정체성이기도 합니다.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들도 우리 밥상을 지켜냈죠. 해외 동포들도 자신들의 뿌리를 잊지 않고 우리 음식을 해 먹습니다. 이것이 한국인의 밥상이 가진 놀라운 힘인 거 같습니다."

10년간 안 다녀본 지역이 없는 최불암이지만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긴 세월에도 북한에 못 가본 것이라고 한다.

"10년 동안 북한 음식을 못 해본 게 매우 유감입니다. 예전에 송해 선생도 '전국노래자랑'이 평양에 갔었다는 게 가장 큰 자랑이라고 한 게 생각나요. 우리도 하고 싶었는데 못 했죠. 만약 북한에 갈 수 있다면 황해도 해주를 꼭 가보고 싶어요. 거기가 아버지 고향이거든요."

'한국인의 밥상' [K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불암과 호흡을 맞춰온 제작진도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제작진은 "10년이나 방송해서 아이템을 잡는 게 쉽지는 않지만 보통 '먹방'(먹는 방송)들과 달리 한국인의 음식을 매개로 해서 역사, 문화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휴먼 다큐멘터리이기 때문에 이야기에는 끝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불암 선생님과 함께 프로그램의 역할론에 대해 늘 고민한다"며 "10주년 특집이 시청자 사연 공모에 의한 동행 기획인데, '한국인의 밥상'을 만드는 데 중요한 기본이라는 점들을 다시금 느끼게 됐다. 앞으로도 시청자 참여에 더 많은 시도가 필요하다고 여긴다"고 강조했다.

'한국인의 밥상'은 공이 많이 드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한 편을 제작하기 위해 두 달여 전에 기획에 들어간다. 주제를 정하고, 자료조사를 한 후 전국을 돌며 현지답사와 섭외를 하고 촬영한다. 한 지역을 촬영하는 데 하루 이틀 정도가 소요되지만, 바다 조업 등을 포함하면 더 걸릴 때도 있다.

'한국인의 밥상' [K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작진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주 한결같이 새벽에 밥상을 찾아 떠나며 '시청자가 기다리니 나는 아파도 안 된다'는 최불암 선생님께 경의를 표한다"고 인사했다.

"'한국인의 밥상'은 입에서 입으로 이어지는 음식을 찾는 게 관건입니다. 그 음식을 해 먹는 지역 분들은 자신들의 음식이 특징이 있는 거란 생각 자체를 잘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현지답사를 통해 현지 분들과 오랫동안 얘기하면서 특별한 음식과 거기에 관련된 이야기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lisa@yna.co.kr

☞ '여친 폭행·임신' 논란 3년 만에 방송 등장한 김현중
☞ 수원 세 모녀 흉기 찔려 숨진 채 발견…남편이 신고
☞ 이승엽ㆍ이송정 부부 득남 "늦둥이 드디어 나왔다"
☞ 천안서 서울 송파구의원 등 2명 숨진 채…무슨 일이
☞ '노마스크' 피서객과 뒤엉켜 물놀이…대통령이 왜 이래
☞ '개천용' 뜬 정우성, 권상우와 화제의 현장사진 보니
☞ '이란으로 방향 틀어라' 위성전화·CCTV로 본 긴박 순간
☞ 홍진영에 설민석까지…논문 표절에 발목 잡힌 셀럽들
☞ '인천 초등생 형제 화재' 11살 형 4개월 치료 끝에 퇴원
☞ 돈ㆍ복수…5성 호텔 상속인 납치 사건의 전말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