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가지 키워드로 알아본 예측! : 2021 단독주택 트렌드

신기영 2021. 1. 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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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단독주택 트렌드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초유의 상황을 겪으며 사람들은 다시 집의 본질을 묻기 시작했다. 올해 집짓기를 앞두고 있다면 이 네 가지 키워드에 주목하라.


잠시의 유행과 디자인 경향만 따라가기에 집짓기는 가족이 머무는 공간을 결정하는 대사(大事)이자 인생에서 가장 큰 소비행위이다. 장기적인 시각과 개인의 명확한 취향, 경제적인 상황, 행정적 변화 등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렇기에 집짓기를 앞둔 시점에서의 이슈들을 예의주시하며 살펴보는 것은 중요하다. 특히 올해처럼 기존에 당연하게 여겼던 가치체계를 뒤흔드는 사건 역시 집짓기에 영향을 준다. 코로나 이후의 집, 바뀌는 법규, 비용 관련 이슈, 인테리어 트렌드 등 총 4개의 키워드를 통해 앞으로의 집짓기를 준비해보자.



1 포스트 코로나 시대,
집다운 집, 집 이상의 집이 뜬다

매년 연말이면 다음연도의 트렌드를 예측해서 발표하는 도서 <트렌드코리아 2021>에서는 올해의 키워드 중 하나로 ‘레이어드 홈’을 꼽았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집의 기본 주거 기능 위에 새로운 층위의 기능을 덧대어 변화의 양상을 보여줄 거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홈카페, 홈바, 홈짐, 홈오피스 등 기존에도 수행했던 기능을 심화하거나, 줌 룸(Zoom Room)처럼 기존에는 없었지만 새로운 기능을 입을 수 있는 공간 계획의 가능성을 상상케 한다. 따라서 옵션으로 여겨졌던 알파룸이 이젠 필수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전망된다. 실제, 단독주택 시장이 큰 미국에서 가장 많이 방문하는 부동산 웹사이트 질로우(Zillow)가 꼽은 2021년 홈 트렌드 발표에 따르면, 원격 업무가 가능한 ‘홈오피스’ 또는 ‘줌 룸’ 등재 목록은 전년 동기 대비 48.5% 증가했다고 한다.

방은 곧 침실이라는 공식이 깨질지도 모른다. 이제는 홈짐이나 홈오피스처럼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는 사례가 늘면서, 온라인 수업 및 비대면 업무를 위한 ‘줌 룸(Zoom Room)’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같은 발표에서 꼽은 다른 키워드로는 집을 휴양지처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편의시설’, 함께 요리하고 즐기는 잘 갖춰진 ‘미식가를 위한 주방’, 편안하면서도 기능적인 ‘뒷마당 오아시스’, 터치하지 않아도 돼 위생적인 ‘스마트하고 안전한 기술’, 원격 근무를 통한 ‘소규모 도시 생활’ 등이 잇따랐다.

이는 부동산 가치의 재편으로 이어질 거라는 전문가들의 의견과도 상통한다. 스웨덴 국영연구기관은 앞으로 공동주택에서 단독주택으로 수요 트렌드가 이동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고, 뉴욕타임스 역시 원격 근무가 자리를 잡으면 근로자들이 높은 집세를 내며 도시에 머물지 않고 교외로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기사화했다. 부의 증식, 자녀교육, 인프라 등이 주택 선택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내의 사정과는 아직은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지금처럼 부동산 가격의 극심한 비대칭화, 재택근무 선택 가능성 상승, 로컬 시장의 강세 등 급변하는 현재의 사정 역시 국내 부동산 시장에 일견 영향을 줄 거라는 예측이 점쳐지고 있다.

도심에 일자리가 많고, 통근을 위해 주택이 자리를 잡으면서 부동산 가격이 형성되었다면, 비대면 시대에는 이러한 부동산 패러다임도 바뀔지도 모른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작년 12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재택근무 확산, 쟁점과 평가> 보고서 내용 중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재택근무는 계속 늘어나며, 이는 대도시 공간 구조의 변화로 이어지고 집과 사무실을 유연하게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형태의 재택근무가 많아진다’는 관측도 이를 뒷받침한다.

앞에서 언급한 질로우의 조사에서 2020년 3분기 기준 전년 대비 미국의 신축 주택에 대한 트래픽 82% 상승, 강원도 단독주택 평균매매가격의 꾸준한 상승률 추이(한국감정원 자료) 등도 확대되는 단독주택 신축과 전원행에 대한 수요를 짐작하게 한다.


2 대형 사고 뒤 이어지는 법 개정,
안전·에너지 관련 제도 변화 주시 필요

국내 주거 시장은 아파트 기준, 수도권 중심의 주택 정책으로 편성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통계청의 2018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아파트에 거주하는 가구수는 전체 가구수의 절반을 넘어섰고, 2019년 같은 조사 결과 수도권(서울, 인천 포함)에 거주하는 인구는 전체 대비 50%에 달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도농 간의 격차 해소와 균형 발전을 위해 단독주택 및 지역 거주자를 위한 혜택을 제도화하는 움직임도 느리지만 꾸준히 늘고 있다. 일례로 산림청은 귀농귀촌하는 국민이 국산 목재를 30% 이상 사용하여 목조주택을 신축할 경우, 건축비 1억원 장기융자 지원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건축 신고로도 신축이 가능하고 설계 기간 및 비용 절감의 장점이 있는 한국형 목조주택 표준 설계도 8종을 작년 5월 무상 보급하기도 했다. 수원시의 경우 한옥 건축·수선 때 최대 1억5천만원 보조금을 지원(위치 및 조건별 상이)하고, 제주도도 작년부터 신청을 받아 20년 이상 노후된 주택의 집수리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귀농귀촌 대상자를 위한 주거 지원(귀농인의 집, 주택구입 지원사업, 양도소득세 감면 등)도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한편, 2016년 경주 지진 이후 내진설계 의무화, 15년 의정부·17년 제천 화재 이후 가연성 자재 제한 조치, 라돈과 미세먼지 이슈 이후 실내공기질 권고기준 신설, 19년 잠원동 해체현장 붕괴사고 이후 철거공사 감리제 도입 등 안전과 관련된 건축 제도는 대형 건설사고 이후 늘 함께 따라왔다.

작년 5월, 산림청이 무상으로 보급한 농가형·귀촌형 총 8종의 목조주택 표준 설계도 중 하나. 해당 도서를 다운로드 받아 대상 대지 기준 관련 법규에 맞추기만 하면 건축신고로도 건축이 가능하다.

이 모든 것과 연결돼 17년 현장관리인 제도 도입, 18년 건축주 직영시공 범위 축소 등이 있었다면, 2020년 5월부터는 준공부터 멸실까지 건축물의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건축물관리법이 실시되기 시작했고, 올해부터는 *지역건축안전센터를 확대 설치(인구 50만 이상 지역 의무 설치 법안 개정 추진)하는 것이 안전 관련 가장 큰 변화로 보인다. 국토부는 앞으로 건축현장 사망자 수, 화재안전성능 보강사업 추진 수준 등을 포함한 건축안전 관련 평가지표를 토대로 매년 건축물 안전평가를 실시할 방침이다.

* 건축행정과 관련해 담당 공무원이 검토하기 어려웠던 건축 인허가 및 공사장 점검 등의 기술적인 부분을 전문적으로 검토하는 지자체 조직


현재 단독주택에 가장 흔하게 적용되는 태양광 패널 3kW 설치비의 자부담금은 약 100만~200만원 선이다. 이는 기존 가격 500만~600만원에서 국비 및 지자체 지원을 통해 할인된 금액이다.

에너지 역시 제도적인 변화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단독주택은 의무가 아니지만, 작년부터 시행된 신축 공공건축물(연면적 1,000㎡ 이상)의 제로에너지 건축 의무화는 민간 건축물에도 그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단독주택의 단열 기준 강화(건축물의 에너지절약기준), 지자체별 신재생에너지지원 사업 확대가 이를 증명한다. 거의 모든 지자체가 한국에너지공단의 승인을 받은 주택을 대상으로 태양광과 태양열, 지열, 연료전지 등의 신재생에너지를 보급하는 사업을 시행 중에 있으며, 그 규모는 앞으로도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므로 신축을 앞둔 건축주라면 공사 기간과 지원사업 신청 시기를 미리 확인해보길 권한다.

더불어, 작년 10월 발표된 건축산업 규제개선안에 따르면, 올 3월부터는 건축 허가 서류를 간소화해 초기 부담을 줄이는 대신, 착공 단계에서 구조·설비·에너지 등 안전·기술 관련 사항을 전문가(지역건축안전센터)가 신속히 검토하도록 건축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는 등의 변화도 있었다. 개발행위허가 민원 및 토지 제증명 등의 인터넷 신청,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소규모 건축물 품질향상 가이드 등재, 시설안전공단의 건축분쟁조정 사례집 발간 등도 매뉴얼 확립을 통해 불필요한 시간 낭비는 줄이고, 더욱 신경 써야 할 곳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3 부동산 규제, 자재값 상승 등
갈수록 높아지는 집짓기 비용

작년 12월,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11월 기준 서울의 아파트와 단독주택·연립주택의 평균 매매가 차이가 역대 최대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파트가 단독주택의 평균 매매가를 앞서기 시작한 2008년 11월 이래 가장 크게 벌어진 것이다. 한국경제 기사에서는 ‘부동산 시장에서 30대가 급부상하면서 부동자금이 아파트로 쏠리고, 부동산 시장의 체질을 바꿨다’고 부연했다.

층간소음과 삶의 질 등을 이유로 단독주택에 대한 심리적 수요가 높은 밀레니얼 세대가 아파트 불패신화의 가격적 메리트를 놓지 못해 단독주택행을 주저하게 된다는 해석도 가능해진다. 특히, 아파트에 비해 단독주택은 금융권 대출이 더 까다로운 가운데, 투기과열지구 지정의 확대, LTV, DTI 제한에 이어, 작년 11월부터는 *DSR 규제도 시작돼 자금 확보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 연소득 8,000만원이 넘는 고소득자가 신용대출을 1억원 넘게 받으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40% 적용돼 신용대출 규제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부동산 정책 등으로 주택담보대출 및 신용대출이 어려워졌다. 1가구 1주택자의 단독주택 신축 시 자금 조달에 대한 묘수가 필요해 보인다. ⓒ이한울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자재값 상승, 건설 인건비의 꾸준한 증가 역시 신축의 문턱을 높이는 요소 중 하나로 손꼽힌다. 지난 12월 기준, 철근의 주원료인 철광석 가격은 무역 시장의 혼란으로 2013년 2월 이후 t당 160달러를 돌파하며 최고치를 기록했고, 북미 시장에 의존했던 목재 역시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 자체 시장의 활황, 선박물류 대란 등으로 국내 수입가격이 껑충 뛰면서 시중에서는 자재 구하기가 어렵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높아진 단독주택에 대한 수요와 문의가 뚜렷한 결과와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들이다.

모든 분야가 그렇듯 비용의 문턱이 높아지면 양극화는 더욱 가속화된다. 단독주택 시장 역시 부동산 정책과 대출 규제, 건설비용과는 무관하게 고가주택 시장은 오히려 유지 또는 성장 중인 데 반해, 일반적인 주택은 계획이 지연되거나, 단가를 낮추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집의 규모를 줄인 건축주 직영시공을 통한 인건비·자재비 절감이나, 반축공사, 수익형 모델 제시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가운데, 오히려 거품을 뺀 현실적·실거주목적·합리적 집짓기 정착화를 위해 소규모 건축물 대상의 균일한 시공 품질 확보 매뉴얼 제작, 정교한 공장형 건축의 필요성 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작년 미국의 목재 가격 추이 그래프(좌)와 골조부터 내장까지 공장에서 모든 것을 자체 생산하는 프리패브 공법을 준비하는 공장(우)



4 집에 머무는 시간 늘어나며 성장한,
취향 드러내는 인테리어·가구·가전의 세계

일본의 홈인테리어 업체 ‘니토리’의 작년 3~11월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0% 이상 성장한 1,200억엔이었다. 국내 인테리어 커머스 플랫폼인 ‘오늘의집’의 월 거래액은 작년 초 300억원 수준에서 상승해 10월 1,000억원 대를 기록했다. 시디즈 사무용 의자 ‘T50’의 지난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3% 증가했고. 넷플릭스의 국내 유료 가입자 수는 작년 10월 33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는 현상에 대한 실질적인 지표들이다. 매해 인테리어 트렌드를 발표하는 기업들이 꼽은 키워드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뚜렷하게 나타난다. LG하우시스는 ‘홈캠프’, ‘펜트하우스’, ‘그래니스 코티지’를, 현대엘앤씨는 나를 보호하기 위한 공간(Care at home), 업무하기 위한 공간(Work at home), 지인들을 초대하는 공간(Gather at home) 등 세 가지 트렌드를 망라하는 ‘스테이홈’을 제시했다. 자재 생산회사의 이미지가 강한 두 기업은 지난해 B2C 사업으로의 확장을 천명하기도 했다. 또한, 가구에 특화된 이케아와 욕실 전문기업인 대림바스 역시 각각 플래닝 스튜디오와 대림디움에 주력하며 토탈 인테리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인테리어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자재 생산기업이었던 회사들이 B2B 시장을 넘어 B2C에 해당하는 토탈 홈 인테리어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다.


원하는 장소와 방향으로 이동 가능해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자유자재로 모습을 바꾸는 일룸의 코모 소파(왼쪽)와 이제는 스테디셀러가 된 취향 따라 질감과 색상을 선택하는 삼성 비스포크 냉장고(오른쪽)

한편,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하면서, 인테리어·가전·가구 역시 다양한 개성과 수요를 맞추기 위한 커스터마이징 제품들이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냉장고, LG전자의 오브제 컬렉션, 에넥스 컬러핏 싱글장, 일룸의 코모 소파 등이 대표적이다. 인기 있는 제품을 구매해 트렌드는 따라가면서 모듈을 활용한 취향 전시로 차별화를 드러내는 것이다.

상업공간이 아닌 개인주택도 가구와 오브제 교체를 통해 공간을 환기하는 것이 익숙해지면서, 인테리어의 바탕인 벽, 바닥 마감재는 친환경성과 심플한 디자인 및 색상이 여전히 강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취재_ 편집부  |  사진_ 주택문화사 DB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1년 1월호 / Vol.263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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