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로 영어공부? 드라마 고르고, 일단은 자막 없이 봐요

한겨레 2021. 1. 2.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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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덕후들의 오티티 충전소]
김영철의 미드로 영어공부 ①첫걸음

여러분은 왜 미국드라마(미드)를 보는가? 재미로? 유행 따라? 한국의 많은 시청자는 ‘영어공부’를 위해 미드를 본다고 말한다. 그래서 준비했다. 이른바 ‘덕후들의 오티티 충전소 번외편’. 영어공부를 ‘성실한 소’처럼 하는 걸로 유명한 방송인 김영철이 2021년 새해를 맞아 <한겨레> 독자를 위해 ‘미드로 하는 영어공부 방법’을 전수한다. 총 3회에 걸쳐 ①미드 영어공부 첫걸음 ②영어가 잘 들리는 미드 추천 ③미드 자막 활용 공부법을 주제로 연재한다.

한겨레 자료사진

우리에게 그토록 잔인했던 2020년이 결국 이렇게 끝이 났네요. 작년엔 뭐 하나 제대로 한 게 없는 것 같아요. 2003년 9월1일부터 다닌 영어학원을 코로나가 시작된 2월 이후 11개월이나 못 갔어요. 물론 전화영어를 매일 오전 6시20분부터 10분씩 했고, 넷플릭스와 왓챠로 미드(미국드라마)는 꾸준히 봤으니 영어 공부를 아예 못 한 건 아니지만, 어학은 2주만 안 해도 더뎌지니까요. 2021년엔 좀 더 분발해야겠어요.

그래서 여러분과 그 이야기를 좀 하려고요. 다들 새해 무슨 다짐을 하셨나요? 듣자 하니 대부분의 사람들의 새해 목표 중 하나가 ‘어학 공부’라던데, 제 말이 맞는다면 이야기를 계속 이어 나갈게요. 올해도 오프라인 학원보다는 온라인 비대면 강의가 대세일 것 같으니 집에서 할 수 있는 영어공부법을 소개할까 해요. 이미 눈치챘죠? 맞습니다, 맞고요. 미드로 영어 공부하기!

때마침 저는 지난 연말부터 ‘자가격리’라는 특이한 경험을 하고 있어요. 말 많은 김영철이 수다 떨 상대가 없다 보니 글을 통해서라도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욕구가 샘솟더라고요. 2021년 새해를 맞아 미드로 영어 공부하는 법을 알려달라는 <한겨레>의 요청에 덜컥 응해버렸어요. 독자님과 대화하고 싶었나봐요. 입이 간질간질.

앞으로 3회에 걸쳐 제 경험담을 들려드릴게요. 요즘 드라마 <스위트 홈>이 인기라죠? 물론 우리 집은 ‘노(No) 위트 홈’이지만 ‘노(No) 기대’로 읽다 보면 어디쯤에선 킥킥거릴 수도…. 표정이 왜들 그래요? 읽다 보면 재밌다니까. 은근 유익하다니까.

저는 2003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코미디 페스티벌에 참가했어요. 그때 국제적인 개그맨이 되겠다는 큰 꿈을 안고 한국에 돌아와 영어 공부를 시작했죠. 영어학원도 다니고, 전화영어도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쉬지 않은 꾸준함이 제 비결이에요. 그리고 또 하나, 바로 미드가 큰 도움이 됐어요.

전설의 <프렌즈> <셜록> <그레이 아나토미>는 미드로 영어 공부하는 이들에게 유용하기로 꽤 유명하죠. 제가 영어 공부를 하면서 한창 불꽃을 태우며 몰입했던 작품은 바로 <위기의 주부들>이에요. 내용도 재미있고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이 많이 나와 도움이 됐죠. 영어를 공부하고 난 후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이 “미드가 진짜 도움이 됐느냐”였어요. 제 대답은 “Yes and Of course”.

미드로 영어 공부를 하는 것은 효율성이 뛰어나죠. 우리도 사극이나 시대극을 빼고는 대부분의 드라마가 구어체(spoken)로 구성되잖아요. 말로 주고받는 형식이니 문어체(Written)보다 훨씬 덜 딱딱하죠. 외워두고 현실에서 써먹을 수 있는 경우가 매우 많아요. 예를 들면, 미드에서 자주 나오는 상황 중에 엄마가 말 안 듣는 딸에게 하는 이런 말이죠. “How many times do I have to tell you? I said it a million times.”(내가 대체 몇 번이나 말해야 하니? 수백만 번도 더 말했다.)

우리말과 정말 똑같죠? 아니 오히려 우리보다 좀 과하네. 우린 보통 수백 번 또는 수천 번인데, 수백만 번이라니. 진짜 말을 안 듣나 봐요. 뭐 어쨌든 저 문장은 저도 실제로 여러 미드에서 자주 들었던 대사예요. 제가 좋아하는 <위기의 주부들> <프리즌 브레이크> 등. 자주 나오니 귀를 기울이게 되더라고요.

미드를 보다 보면 자주 나오는 문장이 있어요. 그럼 어떻게 한다? 1. 메모해둔다. 2. 열심히 외운다. 3. 반드시 써먹는다. 그런 문장을 외우는 게 가장 손쉬운 팁이에요. 이 문장도 영어수업 시간에 <위기의 주부들>에 빙의돼 억양까지 그대로 따라 하며 외운 것을 읊었죠.

이렇게 미드를 보며 외운 걸 실생활에 접목하면 영어 실력이 쑥쑥 늘어요. 집중적으로 감상할 드라마를 고르고 공부를 위한 기본 정보를 파악한 뒤 일단은 자막 없이 봐요. 무리하지 말고 드라마 한 편당 표현 한 가지만 완벽하게 익힌다는 생각으로요.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면 집중력은 두 배! 영어가 더 재미있게 다가오죠. 어때요? 미드로 하는 영어 공부, 1석2조 맞죠?

에스비에스 제공

첫 시간은 맛보기. 앞으로는 구체적 방법을 들려줄까 해요. 영어가 잘 들리는 미드는 어떤 작품이 있나 등등. 자신만의 공부법을 익히는 게 중요하니 참고용으로 재미있게 읽어주길 바라요. 여러분의 결심이 작심삼일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자가격리 와중에 여러분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2021년의 시작이 뿌듯하네요. 따르릉~ 따르릉~ 내가 니 티처야~

코미디언·SBS FM <철파엠>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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