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대책의 역설.. 규제지역 집값 더 올랐다

김동호 2020. 12. 3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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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대책 발표 이후 규제지역의 집값이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를 막기 위헤 경기도 대부분을 규제지역으로 묶었지만 오히려 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폭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규제지역 중에서 6·17대책 발표 이후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광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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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이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2.9%
발표 이후 상승률은 8.2%로 2.9배 올라
[파이낸셜뉴스] 6·17대책 발표 이후 규제지역의 집값이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를 막기 위헤 경기도 대부분을 규제지역으로 묶었지만 오히려 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폭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수요 억제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장기적으론 집값을 더 올리는 부작용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30일 분양평가업체 리얼하우스가 KB부동산 리브온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6·17대책 발표 이전인 1월부터 5월 사이 서울 아파트가격은 2.9% 오르는데 그쳤다. 하지만, 6·17대책 발표 이후 5개월(7~11월)동안 아파트가격 상승률이 8.2%에 달했다. 아파트가격 상승폭을 3배 가까이 키운 셈이다.

이런 상황은 경기도도 마찬가지다. 1~5월 사이에 경기도 아파트가격이 6.8% 올랐지만 7~11월에는 8.3%로 상승곡선이 더욱 가팔라졌다.

경기권역 내에선 서울 접경지역의 상승폭이 더욱 컸다. 규제지역 중에서 6·17대책 발표 이후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광명시다. 6·17대책 발표 이전엔 광명시 아파트가격 상승률(1~5월)이 4.3% 수준에 머물렀으나 발표 이후 12.9%(7월~11월)까지 치솟았다. 이어 △구리시(10.7%→12.5%) △남양주시(6.3%→11.7%) △용인시(9.1%→11.2%) △하남시(6.5%→11.0%) 순으로 나타났다.

분양평가업체 리얼하우스 김병기 팀장은 "경기도 전역을 규제지역으로 묶으면서 기존부터 지정돼 있던 서울과 경기 광명시·구리시·남양주시 등 서울 접경지역 아파트가격이 오히려 요동쳤다"면서 "부동산규제가 동일해지면서 주변 지역으로 분산됐던 주택수요가 다시 주요도시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하남시의 한 중개업자는 "과거, 서울시가 처음으로 규제지역으로 묶인 이후에도 아파트가격이 여전히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였다" 면서 "성남시 분당구나 과천시, 광명시, 하남시 등도 규제 발표 이후 똑 같은 현상이 되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규제지역의 학습효과가 반복적으로 이뤄짐에 따라 규제 강화에 따른 시장의 불안감도 그만큼 사라진 셈이다.

정부는 규제지역의 범위를 확대하는 대책을 지난 17일에 갑작스럽게 발표했다. 이번엔 경기도 파주시를 비롯해 부산 9곳, 대구 7곳, 울산 2곳 등 전국 37곳을 규제지역으로 묶었다.

전문가들은 과거 부동산규제의 부작용을 비추어 봤을 때 수요만을 억제하는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위해선 주택 수요 억제에 앞서 공급 확대가 선행되어야만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수요 억제 정책은 기존 부동산의 공급뿐만 아니라 신규공급마저 가로막으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선 오히려 주택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부작용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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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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