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전셋값 못 잡고 갭투자만 부추긴 정부..수도권 전세가율, 올해 최고치 경신

박상길 2020. 12. 2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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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4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28일 KB국민은행의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12월 수도권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67.1%로 올해 1월 66.9%를 넘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은 1월부터 내리 하락하다가 9월(64.7%)부터 반등해 4개월째 상승했다.

인천도 아파트 전세가율이 올해 8월 71.0% 이후 4개월 연속으로 상승해 이달 73.6%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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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아파트 밀집 지역 전경.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4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28일 KB국민은행의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12월 수도권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67.1%로 올해 1월 66.9%를 넘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은 1월부터 내리 하락하다가 9월(64.7%)부터 반등해 4개월째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56.1%)도 올해 8월 53.3% 이후 4개월 연속으로 오르며 올 들어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경기 아파트 전세가율도 72.3%로 올 들어 기록한 종전 최고였던 지난달 수치 72.1%를 넘어섰다. 인천도 아파트 전세가율이 올해 8월 71.0% 이후 4개월 연속으로 상승해 이달 73.6%에 이르렀다.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의 상승은 7월 31일 시행된 새 임대차법(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의 영향으로 전세 매물이 부족해지면서 전셋값이 급등한 영향이 크다. 문제는 전세가율이 높아지면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투자 방식)를 통한 매매가 상대적으로 쉬워졌다는 점이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 '탄현2단지삼익' 전용면적 59㎡는 지난 8일 2억1500만원에 전세 계약서를 썼다. 이 물건은 지난달 25일 2억500만원에 매매 계약됐는데, 전셋값이 매매가보다 1000만원 더 비싸 자기 자본금을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집을 산 셈이다.

일산서구 일대는 매매가와 전셋값이 같거나 가격 차이가 5000만원 이하인 단지가 최근 3개월간 54곳에 달했다. KB 통계로 일산서구의 전세가율은 지난달 80.1%를 기록하며 처음 80%를 넘은 데 이어 이달 80.6%까지 상승했다. 이처럼 갭투자가 다시 기승을 부리면 가뜩이나 불안한 부동산 시장이 더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갭투자자가 임대시장에 전세물량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지만 가수요를 유발해 매매가격을 밀어올리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세 공급 부족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는 이달 들어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지난 8월 수준으로 떨어지며 다소 숨통이 트였다. KB 통계를 보면 이달 수도권 전세수급지수는 185.8로 지난 8월(184.4) 수준으로 내려갔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공급 부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표본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설문을 통해 추출한다. 1∼200 사이 숫자로 표현되며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 공급 부족을, 낮을수록 수요 부족을 뜻한다.

이달 서울의 전세수급지수(187.4)도 지난달(192.3) 대비 4.9포인트 하락했는데, 올해 8월(185.4)과 9월(189.3) 수준으로 낮아진 것이다. 전국 전세수급지수도 이와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아파트 실거래가 정보사이트인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한 달 전과 비교해 서울의 전세 매물은 용산구(-16.5%)를 제외하고 24개 구에서 모두 늘었다. 이 기간 전세 매물은 마포구(180.7%)의 증가율이 가장 높았으며 금천구(61.4%), 강북구(49.0%), 중구(48.2%), 구로구(39.3%), 관악구(38.4%), 광진구(38.2%), 송파구(37.1%), 동작구(31.4%), 동대문구(28.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겨울철 이사 비수기로 접어든 데다, 전셋값 급등에 따라 일부 수요가 매매로 돌아선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집주인들이 일단 4년 치를 한꺼번에 받자는 생각에 전셋값을 올려놓았지만, 계절적 비수기라 전세가 나가지 않아 매물이 일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전세 최대 성수기인 새해 겨울방학 이사 철과 봄 이사 철이 전세난의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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