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만나는 여름의 이야기. 영화 '썸머 85'

전자신문인터넷 K-컬처팀 오세정 기자 2020. 12. 2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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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어 매진을 기록했던 영화 '썸머 85'가 크리스마스이브인 오늘(24일) 개봉한다.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새 장편 영화인 '썸머 85'는 에이단 체임버스의 '내 무덤에서 춤을 추어라'는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프랑수아 오종 감독이 17살이었던 1985년을 배경으로 당시에 읽었던 원작 소설을 모티브로 한 영화를 만든 것이다.

프랑수아 오종 감독은 그 시절과 그때 보고 싶었던 영화들을 떠올리며 '썸머 85'를 만들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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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썸머 85' 스틸사진 / 제공 : 영화사 찬란

지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어 매진을 기록했던 영화 '썸머 85'가 크리스마스이브인 오늘(24일) 개봉한다.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새 장편 영화인 '썸머 85'는 에이단 체임버스의 '내 무덤에서 춤을 추어라'는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프랑수아 오종 감독이 17살이었던 1985년을 배경으로 당시에 읽었던 원작 소설을 모티브로 한 영화를 만든 것이다.

영화 '썸머 85' 스틸사진 / 제공 : 영화사 찬란

자칫 동성애에 포커스가 맞춰질 수도 있을 영화 '썸머 85'는 매력적인 배우들을 만나 청춘과 사랑, 상실감과 성장에 대해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나 프랑스 해안 마을의 풍광과 80년대 놀이공원, 나이트클럽 등을 배경으로 그려지는 주연 배우 두 명의 호흡이 인상적이다.

펠릭스 르페브르가 맡은 알렉스 로빈이라는 캐릭터는 인생의 전환점에서 목숨을 구해준  다비드 고어맨을 만나게 되고 적극적이고 매력적인 그에게 사로잡히게 된다. 다비드 역을 맡은 벤자민 부아쟁은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조언에 따라 '전갈' 같은 치명적이면서도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캐릭터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영화 '썸머 85' 스틸사진 / 제공 : 영화사 찬란

캐릭터에 어울리는 배우를 찾지 못한다면 영화를 만들지 않겠다고 했던 '썸머 85'인 만큼 알렉스와 다비드에 캐스팅된 두 배우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 인물 그 자체인 양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였다. 프랑수아 오종이 애착을 가진 영화인 만큼 촬영장에서도 두 주인공을 연기한 배우들과 가까이 지냈다는 후문이다.

2019년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한 '신의 은총으로'의 주인공 멜빌 푸포가 알렉스의 글쓰기를 돕는 르페브르 선생님으로 등장해 반가웠고 영문도 모르는 채 주인공들의 사이를 갈라놓는 역할을 하게 되는 러블리한 여배우 필리핀 벨쥬의 통통 튀는 케이트 역할 역시 눈에 띄었다.

영화 '썸머 85' 스틸사진 / 제공 : 영화사 찬란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알렉스의 표정 변화가 아니었나 싶다. 다비드를 만나기 전에는 그저 방황하는 청소년의 그것에 불과했던 어리바리한 알렉스의 모습이 사랑에 빠져 행복감을 감추지 못하는 연인의 느낌으로 변화하고 질투로 말미암아 상처받은 비련의 주인공으로 분했다.

다비드와 함께일 때만 환하게 웃는 알렉스의 표정이 너무 진실되어 보였다. 다비드를 떠나보내고 마지막 장면에서 다른 이를 향해 미소지는 얼굴과는 분명 달랐다. 영화는 첫사랑에 대한 열렬함과 동경의 마음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영화 '썸머 85' 스틸사진 / 제공 : 영화사 찬란

상대가 이성인지 동성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원작 '내 무덤에서 춤을 추어라'의 제목에서처럼 연인의 무덤 위에서 춤을 추는 장면은 영화 '썸머 85'의 백미라 할 수 있다. 배경 음악으로 쓰인 로드 스튜어트의 'Sailing'이 맞춤 옷 마냥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디지털 촬영이 아닌 16mm 필름으로 촬영되었다는 점도 영화 팬들에게 '썸머 85'를 한층 부각시키는 하나의 요소가 아닐까 한다. 프랑수아 오종 감독은 그 시절과 그때 보고 싶었던 영화들을 떠올리며 '썸머 85'를 만들었다고도 했다.

상영관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일 테다. '사랑'이라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모를 젊은 세대들과 과거를 추억할 수 있는 중장년 세대들에게 분명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그러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전자신문인터넷 K-컬처팀 오세정 기자 (tweet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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