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주말] 겉은 바삭 속은 촉촉… “시장이지만 시장 튀김을 뛰어넘는다”

김성윤 음식전문기자 2020. 12. 12.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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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의 단골 튀김집
임두원 과천과학원 연구관
서울 대치동 은마상가 지하 1층 '튀김아저씨'. /한준호 영상미디어 기자

국립과천과학관 임두원(48) 연구관은 튀김을 사랑하다 못 해 튀김에 대한 책까지 쓴 과학자다. ‘인간은 왜 튀김을 사랑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찾기 위해 튀김을 과학적으로 분석했다. 그는 튀김이 과학일 뿐 아니라 역사이기도, 문화이기도 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게 찾은 튀김에 대한 지식과 통찰을 담은 ‘튀김의 발견’이다.

임 연구관에게 평소 즐겨 찾는 튀김집은 어디인지 물었다. 그는 소박한 분식집부터 유명 셰프의 이름난 레스토랑까지 자신의 단골집 4곳을 소개했다.

튀김아저씨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분식집이에요. 튀김, 떡볶이, 순대 등 메뉴나 부담 없는 가격도 그렇고요. 하지만 튀김의 품질이 예상을 뛰어넘습니다.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이 정말 조화를 이룹니다. 간도 적당히 잘 배어 있고요. 애써 꾸미려 하지 않지만 기본에 충실하기에 더욱 사랑스러운 튀김입니다.”

경쟁이 치열한 은마상가에서도 튀김으로 첫손 꼽히는 집이다. 분식 메뉴를 두루 하지만 주인 박기준씨가 집중하는 건 튀김이다. 튀김 반죽·기술 등이 일반 분식집 수준은 훌쩍 뛰어넘었고, 임두원씨가 “과학적으로 봤을 때 현존하는 가장 완벽한 튀김 형식”으로 꼽는 일본 덴푸라 수준에 근접했다. 미리 만들어 놓지 않고 주문하면 튀겨 낸다.

모둠·고구마·김말이 튀김 각 3500원, 오징어 튀김 5000원, 새우 튀김 4500원, 고구마 튀김 3500원, 떡볶이 3000원, 순대 4000원.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상가 지하 1층 A-65.

서울 대치동 은마상가 '튀김아저씨'의 새우· 오징어·모둠 튀김(왼쪽부터). /한준호 영상미디어 기자

로즈앤크라운

“오래전 영국 출장 길에서 맛본 피시앤드칩스(fish and chips), 서울에서 그 맛을 제대로 찾았어요. 도톰하고 육즙이 가득한 대구 속살이 일품이고, 맥주를 넣어 반죽해 독특한 풍미가 있는 튀김옷도 매혹적입니다. 가게 인테리어도 제대로 영국다워서 영국에 와 있는 듯하죠. 맘껏 여행 다닐 수 있는 날을 고대하면서, 여행을 하고픈 분들에게 이 가게를 권합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영국식 펍이라 주장하는 서울 이태원 술집이다. 2011년 문 열었으니 최초는 아닐지 몰라도 역사가 꽤 깊다. 피시앤드칩스 외에도 다진 고기와 각종 야채를 으깬 감자로 덮어 오븐에 구워 낸 코티지 파이(cottage pie), 소시지와 으깬 감자 등 전형적 펍 음식도 괜찮다.

피쉬앤드칩스 1만4900원, 미트볼 파스타 1만1900원, 소시지와 으깬 감자 1만1900원, 코티지 파이 9900원, 페퍼로니 피자 1만900원.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19길6.

중식당 주

“셰프의 이름을 내걸 정도로 자부심이 있는 만큼 요리도 모두 훌륭합니다. 그중에서도 탕수육을 가장 좋아합니다. ‘부먹 찍먹(소스를 부어 먹느냐 찍어 먹느냐)’ 고민할 필요도 없어요. 소스에 볶아(부먹) 내죠. 튀김옷에 배어든 풍미가 입안을 가득 채우고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그렇다고 너무 축축한 느낌도 아니에요. 딱 적당한 깊이까지 소스가 머물도록 정말 잘 설계한 튀김옷입니다. 안에 든 고기도 훌륭하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중식당 ‘홍연’ 개점 당시 주방에서 일한 주덕성씨가 운영하는 곳이다. 탕수육도 훌륭하지만 깐풍기 등 튀겨 만드는 요리가 두루 훌륭하다. 배달은 하지 않는다. 참고로 탕수육은 ‘부먹’이 제대로 먹는 법이라는 게 임두원씨의 의견이다. “탕수육은 튀김옷부터 소스를 흡수하도록 조리했어요. 만약 찍어 먹는 음식이었다면 다른 튀김옷을 입혀 더 바삭하게 조리했을 겁니다.”

탕수육 2만4000원, 사천탕수육 3만2000원, 깐풍기 3만원, 삼선짜장면 8000원, 삼선짬뽕 9000원, 삼선볶음밥 9500원. 서울 서초구 동광로19길 16.

광화문 몽로

“닭튀김에 ‘박찬일식(式)이라고 셰프 이름이 붙었어요. 맛도 맛이지만 외양도 범상치 않아요. 닭튀김에 하얀 날개가 달렸죠. 라이스페이퍼(rice paper)를 활용했더군요. 평소 저는 ‘튀김은 과학’이라고 외쳤는데, 이제부터 ‘튀김은 예술’이라 해야 할 것 같아요. 외양에서 느끼는 대로 바삭함이 정말 최고입니다.”

튀김책 쓴 과학자 임두원 국립과천과학관 연구관 /조선일보DB

‘글 쓰는 요리사’로 이름난 박찬일씨가 개발한 닭튀김. ‘무국적 비스트로(술집)’를 표방하나 이탈리아에서 음식을 배우고 일했던 박 셰프가 운영하는 곳답게 파스타 등 이탈리아 음식이 많고 또 잘한다.

박찬일식 닭튀김 1만9000원, 가지 라자냐 2만4000원, 카르보나라 1만7000원, 소고기 라구 로제 파스타 2만원. 서울 중구 세종대로21길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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