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을 어기는 사람들이 문제지만 시장 왜곡하는 정책 더 큰 문제"

전문가 "제도적 장치 필요"

"금수저들만 위한 시장이 된 게 문제입니다."

부동산 편법 증여 세태를 본 부동산 전문가들은 7일 "법을 어기는 이들도 문제지만 시장을 그렇게 왜곡되도록 만든 정책도 문제"라는 입장을 보였다. 업계 전문가들은 우선 고가 아파트를 취득할 때 가격 대비 소득이나 재산 수준을 확인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정부의 대출 규제로 자금줄이 끊어지면서 오히려 실수요자들이 주택 시장에 접근하기 어려워지다보니, 자금력이 되는 소위 금수저들만 독점적으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주택자 중 미성년자나 미취업자들이 청약하지 못하도록 분양가 대비 소즉수준이나 재산 등을 확인하고 분양받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더불어 법인의 경우도 일반 주택을 분양받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시중에 부동자금이 풍부하고 저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고가주택의 전세가격과 매매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보니 다주택자는 매각보다 증여에 대한 선호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증여 및 자산의 대물림 니즈는 커지는 반면 증여세 부담이 상당해 법망을 피하려는 편법증여가 동반상승한 것"이라며 "최고가 경신지역이나 외지인 거래 증가지역, 미성년자의 고가주택거래, 소득대비 부채의 상환 여력 등을 두루 살펴 고급 유효수요 및 다주택자의 탈법적 부의 이전 조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증여의 유혹이 커지는 것은 그만큼 수익이 좋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부동산에 물리는 세금이 늘수록 탈세의 유혹이 그만큼 더 커진다는 것이다.

익명의 한 부동산 업자는 "최근 임대차 3법이 제정되고 나서 전세, 월세가 급등했다"면서 "법안이 집주인들에게 그렇게 선택할수밖에 없도록 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관련 투자에 대한 수익이 다른 어떤 투자보다 높은 상황에서 세금만 올린다면 결국 투자자들은 탈세하는 길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