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이름을 이렇게 지었어? 外 [신간]

2020. 12. 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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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의해 불리어지는 동식물들
[주간경향]

〈누가 내 이름을 이렇게 지었어?〉 오스카르 아란다 지음·김유경 옮김·동녘·1만5000원



멕시코 생물학자가 야생의 다양한 동식물을 관찰하고 쓴 자연 에세이다. 책장 속에 사는 좀벌레부터 매끈한 생김새와는 달리 잔혹한 동물로 오해받는 범고래까지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생물들의 생태를 유쾌하게 그려낸다. 특히 범고래는 이름 때문에 나쁜 인상이 덧씌워진 대표적인 경우다. 범고래는 바다에서 사람을 공격한 적이 거의 없고, 최상위 포식자지만 생존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죽이는 짓을 하지는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본래 그들은 야생에서 엄격한 사회집단을 이루고 연대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영어로 ‘킬러 웨일’이란 이름이 붙은 탓에 이들은 살해를 저지르는 것처럼 오해를 받는다. 인간의 무신경한 작명이 편견을 만들고 대물림하며, 결국 그들을 위험에 빠뜨린다는 것이다. 피해자는 또 있다. 말벌의 스페인어 이름 ‘아비스파’는 ‘공격적이고 성미가 급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해를 끼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식물이 열매 맺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저자는 여러 생물을 만나는 장면에서 때로 위태로운 상황도 마주하지만 대부분 그의 너스레 덕분에 유쾌한 모습으로 표현된다. 말벌에게 목젖을 물리고 구토하는가 하면 귓속에 쥐며느리가 쳐들어와 잠을 깨우기도 한다. 악어에게는 몇 차례 목숨을 잃을 뻔하고도 도리어 감사하다고 말한다. 그는 사람들이 가진 자연에 대한 양쪽의 극단적인 생각을 경계한다.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냉혹한 세계라고 단정하거나, 고되고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위로받을 수 있는 곳으로 여기는 생각 말이다. 분명한 것은 이런 생각이 모두 인간의 생각일 뿐이며, 인간이 멋대로 붙인 이름이 야생에서 별 의미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감탄하든 혐오하든 그들은 최선을 다해 주어진 생을 살아갈 뿐이다.



▲학생들이 만든 한국 현대사 1·2 | 유용태 외 지음·한울·7만8000원

1960년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전국 각지에서 학생들을 중심으로 전개한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연구해 서술했다. 4년 동안 민주주의를 진전시킨 기록을 뒤쫓아 대학가의 학생운동과 전체 학생운동과의 상호작용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봤다.



▲마감 일기 | 김민철 외 지음·놀·1만4800원

마감을 앞두고 발등에 불 떨어진 소설가, 번역가, 방송작가, 출판편집자 등 각 분야의 마감 노동자들이 각자의 필체를 살려 마감을 이야기한다. 마감해야 하는 일만 빼고는 모든 것이 재미있어지는 때 처절하게 마감에 몰입해야 하는 작가들의 숨은 속사정을 담았다.



▲은둔기계 | 김홍중 지음·문학동네·1만6000원

동시대 사람들의 마음을 사회학의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사회학자인 저자가 낸 산문집이다. 논리정연한 학술적 글쓰기 대신 문학적인 단상 형식으로 생각을 자유로이 풀어내 현재 사회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상적인 행동의 여러 면을 관찰한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주간경향 표지이야기 더보기▶ 주간경향 특집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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