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문제보다 시급한 문제 없습니다"..무주택자 애끓는 청원

국종환 기자 2020. 12. 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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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무주택자를 자꾸 벼랑 끝으로 내모나요. 도대체 어디까지 참아야 이 전쟁이 끝이 나는 건가요."

전셋값 상승에 이어 전세대책에 대한 실망감으로 한동안 진정세를 보이던 집값마저 상승 폭을 키우면서 무주택 세입자들의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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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 이어 집값마저 오르자 무주택 세입자 불안감↑
전셋값·집값 관련 각종 지표 일제히 상승세로 전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오른 청원 글© 뉴스1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도대체 왜 무주택자를 자꾸 벼랑 끝으로 내모나요. 도대체 어디까지 참아야 이 전쟁이 끝이 나는 건가요."

전셋값 상승에 이어 전세대책에 대한 실망감으로 한동안 진정세를 보이던 집값마저 상승 폭을 키우면서 무주택 세입자들의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무주택자를 벼랑 끝으로 몰고 있는 정부…반성도 사과도 없는 문재인 대통령'이란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와 관심을 끌고 있다.

청원인은 "얼마 동안 부동산에 귀 닫고 눈 닫고 살려고 했다. 문재인 정권 들어 너무 괴로운 날의 연속이라, 건강을 위해서 가족을 위해서 오르면 떨어질 날도 있다고 생각하고 살려고 했다"며 "(그러나) 여지없이 또 어이없는 정책을 냈고, 무주택자들은 패닉바잉(공황구매)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전세대책을 지적하며 "사람들은 이러다가 임대주택밖에 들어가 살 곳이 없는 것이 아니냐는 두려움에 말도 안 되는 집값을 다시 받아주고 있다"며 "본인들의 가치관을 왜 사람들에게 강요하나. 부동산에 대한 환상을 버리라고 하면서 본인들은 부동산을 깔고 앉아 있지 않냐"며 고위 공직자들의 이중적인 행태를 비판하기도 했다.

청원인은 마지막으로 정부를 향해 "제발 임대가 아닌 일반 주택을 공급하라.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것을 강요한다고, 그게 맞는 게 되는 게 아니라"면서 "대통령님…제발 일 좀 해주세요. 이 문제보다 더 시급한 문제는 지금 없습니다"라며 주택난 해결을 간곡히 호소했다.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주택 전셋값 상승률은 지난달 2.39%를 기록, 전월(1.35%) 대비 크게 늘며 전세난이 더욱 심화하는 모습이다. 월간 전셋값 상승률은 임대차보호법 시행 직후인 8월 1.07%를 기록해 처음 1%대에 진입한 뒤, 9월 1.59%, 10월 1.35%에 이어 마침내 2% 벽을 넘어섰다.

서울 도심 아파트단지.© News1 허경 기자

정부는 지난달 19일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을 통해 2022년까지 전국에 11만4000가구(수도권 7만2000가구)의 공공임대를 공급하는 전세대책을 내놨지만, 단기 공급 물량이 적고 선호가 낮은 빌라·다세대 위주라 대책 이후 시장 수요자들의 실망감은 더 커졌다.

정부 대책이 아파트 공급 한계를 인정한 것이라는 평가들이 나오면서 관망하던 무주택자들이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전환에 나서기 시작했고, 급기야 한동안 잠잠하던 집값마저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다.

KB 월간 조사에서 10월 0.84%까지 낮아졌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지난날 1.74%를 기록해 단숨에 상승 폭이 2배가량 확대됐다.

업계에선 매매가격 반전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추세 전환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KB가 중개업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전국 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121.6으로, 전월(111.0)에 비해 크게 올랐다. 내림세를 보이던 서울 매매가격 전망지수도 지난달 115.3으로, 전월(109.2) 대비 증가해 상승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의 전세대책에도 불구하고 전세난은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지난달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전월(191.8)보다 0.5포인트 오른 192.3으로, 약 5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세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의미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전세대책에서 정부가 단기에 전세형 임대주택을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대부분 아파트가 아닌 다세대나 오피스텔 공급으로 예상돼 실망감과 매물 품귀에 지친 세입자들의 매수전환이 지속하는 분위기"라며 "전세난이 빠르게 해소되지 못한다면 매수전환이 이어지면서 상승 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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