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 부족' 체감도 최고치..전국 집값 평균 첫 4억 넘어

송진식 기자 2020. 11. 3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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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11월 '전세수급지수' 192 상회..2개월 연속 190 넘어
당분간 전세난 지속..전세·매매값 내년 하반기 다소 진정될 전망

[경향신문]

정부가 전세대책을 발표했지만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올 들어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국의 주택 평균매매가격도 처음 4억원을 돌파했다. 정부는 내년 봄 전세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부동산 업계는 내년 상반기까지 전세난이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30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주택가격동향’ 자료를 보면 11월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192.3을 기록해 지난달(191.8)에 이어 두 달 연속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울의 전세수급지수가 두 달 연속 190을 넘기기는 2015년 3월 이후 5년여 만이다.

전세수급지수는 KB국민은행이 선정한 표본 중개사무소의 설문을 통해 집계되는 자료로 현장에서 체감하는 전세 수요 대비 공급 부족 정도를 나타낸다. ‘100’을 넘길수록 공급 부족이 심하다는 뜻이다. 11월 지수는 정부의 전세대책 발표가 있던 지난 19일을 포함해 11월16~20일 집계됐다. 서울 용산의 한 공인중개사는 “전세대책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서울에 공급되는 전세물량은 9000여가구로 많지 않다”며 “실제 공급되기까지는 몇 달 정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 기준 전세수급지수는 190.3으로 지난 10월(191.1) 대비 소폭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도 194.0에서 192.6으로, 5대 광역시도 191.5에서 189.1로 전세수급지수가 하락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사철이 끝난 비수기인 11월에도 여전히 지수가 높은 걸 볼 때 당분간 공급 부족 현상이 진정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내년 봄 돌아오는 이사철에 공급난이 더 심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 전망은 시장과 엇갈린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국회 현안질의에서 “내년 봄쯤 되면 (전세)시장에 안정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아파트 공급 부족 이유에 대해 “2021년과 2022년 아파트 공급 물량이 줄어드는데, 5년 전에 아파트 인허가 물량이 대폭 줄었고 공공택지도 상당히 많이 취소됐기 때문”이라며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세가격이 계속 상승하면서 집값을 밀어올린 결과 전국의 주택 평균매매가격은 처음 4억원을 넘어섰다. 11월 전국 기준 평균매매가격은 4억26만원으로 집계돼 10월(3억9226만원)보다 800만원 올랐다. 올 1월 3억5401만원이던 평균매매가는 열 달 새 5000만원가량 상승했다. 과거 평균매매가격이 3억원에서 3억5000만원대에 오르기까지 3년이 넘게 걸린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상승세다. 다세대·연립주택 등의 매매가 늘면서 가격이 오른 점도 평균매매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 집계를 보면 지난달 다세대·연립주택 매매건수는 4590건으로 9월(4012건) 대비 14.4% 증가했다. 서울에선 9~10월 두 달 연속 다세대·연립 거래건수가 아파트 거래건수를 추월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연립주택 평균매매가격은 지난 8월 3억113만원으로 처음 3억원을 넘긴 뒤 9월 3억300만원, 10월 3억673만원 등으로 매월 상승 중이다.

부동산 업계는 전세난과 집값 폭등 추세가 내년 하반기에 진정될 것으로 본다. 전주안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의 소폭 상승, 주택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요 감소, 정부 규제 확대 영향 등으로 매매가는 차츰 안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연은 이날 ‘2021년 주택경기전망’에서 서울 아파트의 내년 매매가격은 1%, 전세가격 3% 상승을 예상했다. 전국은 매매가 2%·전세가 4% 상승이 전망됐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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