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업]"철가방에서 라이더로..23년차 배달 잔혹사"

2020. 11. 18.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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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약도 외워가며 시작한 배달일
신속배달· 총알배달·안전배달 겸해야
중국집 배달원 23년차에서 라이더 2년차로
'일자리' 아닌 '일거리'로 바뀐 직업
플랫폼 노동, 자유로운 만큼 안전망은 사라져

■ 방송 :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 FM 98.1 (18:25~20:00)
■ 진행 : 김종대 (연세대 객원교수)
■ 대담 : 이성희 (라이더)


◇ 김종대>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사랑이 필요하다. 코로나 이후 더 고된 노동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어려움을 우리 모두의 관심과 사랑으로 함께 헤쳐나가보려고 만든 시간이죠. 뉴노멀, 뉴로맨스. 오늘 나오실 분도 그렇습니다. 이분들 없이는 우리 일상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말해도 되겠죠. 바로 배달 라이더입니다. 수십 년 동안 배달 일을 해 오신 배달의 고수 한 분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이성희> 안녕하세요.

◇ 김종대> 아니, 수십 년간 배달 일을 해 오셨다고요, 얼마나 오래되셨어요?

◆ 이성희> IMF 97년 12월 달에 처음 배달을 시작했습니다.

◇ 김종대> 어떻게 시작하게 된 겁니까?

◆ 이성희> 그때 당시에 제가 조선일보사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영업직이라고.

◇ 김종대> 영업직을 하셨군요.

◆ 이성희> 수습이 6개월인데 50만 원 주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당시 이제 자취방 얻어 놓고 이제 생활비 하고 50만 원 가지고 빠듯하게 딱 맞더라고요. 그런데 3개월을 못 버티고 고시원을 얻어 놓고 일용직을 다니다가 어느 날 신문기사에 벼룩 시장을 보니까 숙식제공에 월급을 80만 원 준다길래 눈이 번쩍 뜨이더라고요.

◇ 김종대> 거기가 바로?

◆ 이성희> 지금 달성군에 있는 대진각이라는 중국집이었습니다.

◇ 김종대> 중국집이었군요. 아유, 그 시절이면 지금 20년도 더 됐는데 지금은 라이더라 그러지만 그때는 그런 이름도 없었죠?

◆ 이성희> 철가방 맨, 짱개. 거의 대부분 아저씨, 어이. 이런 호칭이었죠.

◇ 김종대> 지금이야 뭐 스마트폰도 있고 이렇게 여러 가지 시스템이 돼 있었습니다마는 그때는 그런 거 전혀 없었잖아요.

◆ 이성희> 그때 당시는 지도도 없었습니다.

◇ 김종대> 지도도?

◆ 이성희> 중국집 가면 사장님이 그려놓은 동네 약도가 있습니다. 그리고 약도를 무조건 외워야 돼요.

◇ 김종대> 무조건 외워야 돼요?

◆ 이성희> 무조건 외워야 돼요. 방법이 없습니다.

◇ 김종대> 그렇게 해서 눈대중으로, 눈썰미로 이렇게.

◆ 이성희> 그렇죠. 눈썰미, 눈썰미하고 암기. 그리고 처음 일을 시작할 때 한 달 동안은 매일 일이 끝나고 나면 그날 장부를 펼쳐 놓고 이 지역은 어디, 이 지역은 어디 약도상으로 다시 복습을 하고 그렇게 한 달 정도 반복을 하다 보니까 그 동네에 대해서 대충 어느 정도 알게 되더라고요.

◇ 김종대> 동네 사정은 빠꼼해지시겠네. 여기저기 어디가 멤버가 있고 누가 살고.

◆ 이성희> 누가 살고 숟가락이 몇 개이고.

◇ 김종대> 숟가락이 몇 개인지.

◆ 이성희> 강아지 이름이 뭐고, 그때 그 시절은 그랬죠.

◇ 김종대> 그렇군요. 저희가 오늘 배달의 고수라고 소개해 드렸는데요. 배달의 고수는 뭐의 고수입니까?

◆ 이성희> 적어도 지리에 대해서는 다 외우고 있어야죠. 그리고 이제 음식 배달을 하는 게 막 싣고 달리기만 해도 되는 게 아니거든요. 음식을 안전하게 도착시켜야 되고 빠른 시간에 도착해야 되고. 그래서 배달에 항상 광고를 보면 옛날에 신속배달, 총알배달 이런 게 들어가 있죠. 신속배달과 또한 안전배달을 같이 겸해야 하는.

◇ 김종대> 바로 노하우가 또 수입으로 직결되고.

◆ 이성희> 그렇죠.

◇ 김종대> 알겠습니다.

◆ 이성희> 아는 만큼 돈 버는 거죠.

◇ 김종대> 아는 만큼 벌린다. 알겠습니다. 그랬던 이성희님, 지금은 소속이 어디십니까?

◆ 이성희> 지금은 배민라이더스입니다.

◇ 김종대> 배민라이더스. 역시 이런 어떤 배달, 배송을 전문으로 하는 플랫폼 업체죠.

◆ 이성희> 네네.

◇ 김종대> 그러면 중국집 배달원일 때하고 이렇게 라이더가 됐을 때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은요?

◆ 이성희> 중국집은 제가 이제 일당으로 한 5년 정도를 다니고 그다음에 직고용으로는 약 2년 정도 일을 했었습니다.

◇ 김종대> 직고용으로는 2년.

◆ 이성희> 직고용일 때랑 지금이랑 차이점은 굉장히 많습니다. 일단은 저희 직업 자체가 그때는 직고용할 때는 저희들이 하나의 일자리였는데 이것이 이제 플랫폼 회사라는 게 들어오면서 이제는 일거리로 바뀌게 되는 일자리가 아닌 일거리로.

◇ 김종대> 일자리가 아니라 일거리. 그러니까 어떤 차이입니까?

◆ 이성희> 모든 것이 파편화돼 있죠.

◇ 김종대> 모든 것이 파편화된다.

◆ 이성희> 저희들에게 돌아오던 혜택 그리고 저희들이 부담해야 되는 비용.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이제 보험료라든가 오토바이 구입 비용이라든가 그런 모든 장비가 가게에서 다 지급이 됐었는데 지금은 우리가 다 부담을 해야 된다라고 하는 것.

◇ 김종대> 스스로 부담하는 것이다.

◆ 이성희> 그리고 또한 이제 4대 보험, 산재,고용보험이라든가 이런 데 전혀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고요. 그리고 실업급여도 마찬가지고 그리고 퇴직금 자체가 저희들이 없죠. 저희가 버는 수입 자체가 그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는 거죠.

◇ 김종대> 그러면 플랫폼 회사가 이익은 많이 가져가는데 옛날에 받던 혜택까지도 전부다 어떤 그 없어지고. 이제는 어떤 일자리에 매달리는 어떤 자유인이 되신 거군요, 사실.

◆ 이성희> 젊은 친구들이 이 계통에 많이 도전을 하는 게 일이 자유로우니까 내가 벌고 싶을 때 벌고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다라고 하는.

◇ 김종대> 매력적이잖아요.

◆ 이성희> 그게 매력이라고 생각했는데 굉장히 그건 큰 독이었고 함정이었습니다. 지금 이 플랫폼 시장이 갑자기 커지다 보니까 이게 하나의 무법지대라고 그럴까요? 여기에 대한 사회적인 보장도 없고 책임도 없고 법도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여기는 플랫폼 기업과 어떤 거기에 관련된 보험사도 마찬가지고. 여기서 무법행위를 하는 거죠. 그리고 그 무법행위에 대해서 저희들은 전혀 대항할 수 없이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되고 실제로 버는 수입에서 많게는 30% 이상은 비용으로 다 빠져나가는 거죠.

◇ 김종대> 그러니까 예를 들자면 한번 구체적으로 이 부분을 따져봐야 되겠습니다. 한 달에 400~500 버시는 분들 많잖아요. 이게 다 자기 수입이 아니라는 말입니까?

◆ 이성희> 수입이 아니죠.

◇ 김종대> 뭐가 빠져나가죠?

◆ 이성희> 일단은 보험료. 가장 큰 비용이 연료비하고 식대입니다.

◇ 김종대> 오토바이 연료비, 그다음에 오다 가다 식대.

◆ 이성희> 식대만 해도 하루 한 끼를 6000원씩 잡는데 최소한 두 끼는 먹어야 될 것 아닙니까? 그러면 식대만 해도 대략 30만 원 들어가요. 연료비가 보통 500 정도를 버시려면 연료비가 거의 25에서 30 정도 들어갑니다.

◇ 김종대> 25만 원에서 30만 원.

◆ 이성희> 그리고 보험료가, 보험료는 천차만별이어서 저 같은 경우에는 나이대가 있어서 이제 200만 원 초중반대를 내고 있는데. 이제 저보다 나이 어린 친구들 30대 또 20대 후반 이런 친구들 같은 경우는 보험료가 800에서 1300만 원까지 나오기도 합니다.

◇ 김종대> 1년에?

◆ 이성희> 네네.

◇ 김종대> 그러면 이걸 월단위로 환산해도 거의 100만 원 가까운 금액이네요.

◆ 이성희> 작게는 50만 원이 될 수도 있고 100만 원이 될 수도 있고.

◇ 김종대> 그러면 얼핏 어림잡아 따져봐도 거의 500 번다고 해도 200만 원은 빠지는 것 같은데요, 비용으로.

◆ 이성희> 그렇죠. 보험료하고 기타 부대비용하고 다 빠지면 그러니까 많게는 200 가까이.

◇ 김종대> 한 달에 며칠 정도 일합니까?

◆ 이성희> 저 같은 경우는 보통 한 22일 정도 일을 하는데 평균적으로 일반 라이더들 같은 경우에 데이터 조사한 것이 있는데 그 조사를 해 보니까 24. 5일.

◇ 김종대> 24. 5일.

◆ 이성희> 24. 5일을...

◇ 김종대> 휴일에 일하는 경우가 꽤 많아 보입니다.

◆ 이성희> 휴일은 거의 라이더들 중에 80% 이상이 다 일을 합니다. 휴일에 지금은 일자리가 아닌 일거리라 그러죠. 일거리가 많거든요.

◇ 김종대> 알겠습니다. 이 플랫폼 노동 특수고용노동직이라고 하는 이 새로운 현상이 점점 더 어떤 기존에 보호받을 수 있는 장치가 다 제거되는 것으로. 그러면서 비용은 다 본인이 부담해야 되는 것으로 이렇게 흐르고 있다는 말씀을 해 주셨어요. 그런데 최근에 라이더들은 오토바이로 이렇게 일하지만 또 커넥터라는 이런 신종 직무가 생겼단 말입니다. 어떤 건지 설명 좀 해 주시겠어요?

◆ 이성희> 쿠팡에서는 쿠리어라고 그러고 배민에서는 커넥트라 그러는 음식배달 관련 노동자들이 생겼는데 이 노동자들은 유휴 노동자라 그래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가입을 시켜놓고 일거리를 주는 형식입니다.

◇ 김종대> 그렇군요. 어떤 방식으로 일을 주죠?

◆ 이성희> 앱 가입을 하고 그리고 동영상으로 교육을 받으면 누구나 다.

◇ 김종대> 계정을 만들 수 있고?

◆ 이성희> 나이 관계 없이 연령 관계 없이 누구나 다 할 수 있습니다.

◇ 김종대> 그러면 콜을 받으면 집에서 일하다가 이거 배달하고 와야 되겠다 하고 가서 배달하고 노는 김에 배달도 하고. 이렇게 자유롭게 하라는 거 아니겠어요.

◆ 이성희> 자유롭게 할 수 있죠. 그런데 저희 배민 같은 경우에 커넥터하고 라이더하고 구분이 되거든요. 라이더들 같은 경우는 거의가 직업입니다. 직업이고 여기에 우리의 생계가 달려 있는 문제고. 커넥트 같은 경우는 우리가 쉽게 말하면 아르바이트 개념이죠. 가는 길에 그냥 이제 주부님들 같은 경우는 찬값 좀 벌고.

◇ 김종대> 반찬값.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2.5 단계 방역 조치'가 시행된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배민라이더스 남부센터에 오토바이가 주차돼 있다. 2020.8.30 mon@yna.co.kr

◆ 이성희> 남자들 같은 경우는 가는 길에 커피값 한 잔 벌 수 있는 그런 소수의 노동이 얼마나 돼냐 하면 커넥터 숫자가 7만이고 그리고 이 일을 생계로 해서 살아야 하는 라이더가 3000명이에요. 그러니까 커넥트가 10%만 나와서 일을 해 버리면 저희가 일거리가 없는 거죠.

◇ 김종대> 없어져버리네요.

◆ 이성희> 일거리가 없어져버리는 거죠. 그래서 코로나 시대 이후 플랫폼 회사는 매출이 30%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불특정다수의 노동자들이 모이다 보니까 우리에게는 오히려 더 가난해지는 그런 역효과가 나죠의

◇ 김종대> 라이더들의 지갑은 가벼워진다. 참 역설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보면 굉장히 노동은 자유로워진 거거든요. 일거리만 찾으면 되는 거니까. 그러면 내가 하고 싶을 때 하고 아니면 피곤하면 좀 쉬고. 이렇게 좀 자유롭게 하면서 좀 배달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할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 이성희> 그렇지만 생계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내가 쉬고 싶다 해서 쉴 수가 없습니다.

◇ 김종대> 그렇습니까?

◆ 이성희> 집에 있는 아들 생각하고 딸 생각하면 쉴 수가 없고요. 그리고 아파 계시는 부모님 생각하면 쉴 수가 없습니다, 돈 벌어야 되니까. 그런데 우리에게 일자리가 없다라고 하는 것은, 일자리가 없는 게 곧 일거리가 없는 거죠. 지금은 일거리가 없다는 것이 곧 내 일자리가 불안하다는 것과 똑같은 이야기죠.

◇ 김종대> 그러면 일을 하실 때 내 재량껏 일을 해야 되면 상관이 없는데 콜받는 순간부터 오히려 더 감시, 감독 받는 게 있어요?

◆ 이성희> 콜을 받는 순간부터는 예전 직고용으로 있을 때 일할 때보다 더 심한 감시와 감독과 지휘가 돼 있습니다. 그 체제가 저절로 돼 있습니다.

◇ 김종대> 예컨대 길을 가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거고.

◆ 이성희> 심지어는 배달 라이더 같은 경우에는 우리가 실질적으로 기본 시급보다도 이제 비용을 빼고 나면 기본 시급이 채 안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평균적으로. 기본 시급이 안 되기 때문에 1개씩, 1개씩 콜을 다녀서는 수입을 맞출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콜을 2개, 3개 이렇게 같이 가게 되거든요. 특수지역 콜을 가다 보면 내가 경로가 가고 싶은 경로로 가지를 못해요. 그러니까 저 같은 경우에는 음식 경력이 어느 정도 있던 사람은 메뉴를 보면 무엇을 먼저 가야 될지 알거든요. 코스가 맞지 않더라도 면이 먼저 가야 되고 족발이 늦게 가야된다는 거는 당연한 이야기인데도 AI가 지시하는 대로 가야 돼요. AI가 족발을 먼저 주라고 그러면 족발을 먼저 줘야 돼요.

◇ 김종대> AI라면 인공지능.

◆ 이성희> 인공지능.

◇ 김종대> 중앙의 컨트롤타워가 인공지능으로 그거를 다 본다 이거죠? 그래서?

◆ 이성희> 다 파악을 합니다. 그렇게 제가 바꿔서 일을 수행해 본 적이 있어요. 센터에서 바로 메시지가 와요. 이렇게 하시면서 안 된다고 시스템에 맞춰서 하시라고.

◇ 김종대> 그러면 휴대폰 위치추적 다 되고 경로이동 다 감시한다는 얘기 아닙니까?

◆ 이성희> 파악이 됩니다.

◇ 김종대> 전화 오는군요?

◆ 이성희> 전화 옵니다.

◇ 김종대> 뭐라고 그래요?

◆ 이성희> 보통 이제 현재 배민 같은 경우에는 그 부분까지 터치는 최대한 안 하고 있는 편인데. 제가 일반 대행을 할 경우에는 제가 이제 편의점에서 커피를 마시려고 거기서 커피를 마시는데 거기서 시간이 5분, 7분, 10분이 채 안 됐어요. 5분, 7분 정도 흘렀을까. 팀장님이 전화가 와요. 이성희 님 지금 뭐 하세요, 왜 콜을 안 잡으세요. 지금 바쁘니까 빨리 가세요 하면서 콜을 넣어드릴게요 하면서 한꺼번에 5콜이 들어오더라고요.

◇ 김종대> 그러면 어디 조용한 데서 잠시 숨돌리며 커피 한잔할 여유가 없다는 것 아닙니까?

◆ 이성희> 동료들 이야기인데요. 화장실에서 볼일 보고 있는데 왜 콜 안 잡냐고. 예전 배민도 그렇게 했었거든요. 왜 콜을 안 잡냐고 전화가 와요. 나 지금 볼일보고 있다고. 빨리 보시고 나와서 콜을 잡으세요.

◇ 김종대> 결국은 통제에서 벗어난다는 거는 거의 생각하기 어렵다 이렇게 보고 있잖아요.

◆ 이성희> 통제에서 벗어나면 일을 하지 말아야죠. 예전에는 배민 같은 경우에 센터마다 표어가 붙어 있었습니다. 따르거나 이끌거나 떠나라.

◇ 김종대> 따르거나 이끌거나 떠나라.

◆ 이성희> 굉장히 고용 입장에서는 저희들이 안정적인 직업으로써의 개념으로써는 굉장히 불안한, 항상. 그런 위치에 있었죠.

◇ 김종대> 그러다가 만일에 이제 사고라도 좀 당한다든가 어디 좀 아프다거나. 이런 일이 생겨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거잖아요. 제때 배달이 안 됐다. 그러면 누군가에 책임을 묻게 돼 있는데 이런 경우는 어떻게 처리됩니까?

◆ 이성희> 사고가 났을 경우에 현재 이제 배달의민족 같은 경우는 이제 많이 좋아졌죠. 지금 사고가 났을 경우에는 그 음식에 대한 책임을 제가 사고 났을 때 저한테 묻지는 않더라고요. 그런데 일반 대행 같은 경우에는 사고가 나면 거의 기사들이 다 물어야 됩니다. 사고가 났음에도 실책사유가 기사에게 있기 때문에, 라이더에게 있기 때문에.

◇ 김종대> 혹시 지금도 조금 다치신 상태입니까?

◆ 이성희> 지금 현재 산재 적용을 받고 있는 상태입니다.

◇ 김종대> 아니, 어쩌다가...

◆ 이성희> 빗길에 넘어져서, 빗길에... 지금 기억으로 넘어진 자리가 맨홀 뚜껑인 것 같아요. 철판으로 돼 있다 보니까 문이 살짝만 올라가 있어도 블랙아이스죠. 그때가 이제 저녁 어두워질 때였고 어두우면 노면 상태가 아예 잘 보이지 않으니까. 거기서 아마 브레이크, 락이 걸린 것 같아요. 그래서 넘어진 것 같은데 간단하게 넘어졌는데 굉장히 크게 넘어진 것도 아니고 그런데 좀 다치기는 좀 골절이 돼서 수술을 했습니다.

◇ 김종대> 그럴 때 수입이 없으실 건데. 제가 듣기로는 한 3개월 되셨다고 이야기 들었거든요. 그러면 어떻게 지내십니까?

◆ 이성희> 저 같은 경우에는 다행히, 다행히 이제 산재 적용을 받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산재 적용을 받는 것이 보통 우리가. 사고 월 포함 4개월에서, 4개월 또는 3개월의 평균 급여의 70%를 받지 않습니까? 휴업손해수당으로 해서, 70%를 받는데. 저희 같은 경우는 그렇게 돼 있는 것이 아니고 저희 라이더라는 직업 자체가 우리나라의 직업 분류상 직업코드 자체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분류가 어떻게 돼냐 하면 특수고용직에 퀵서비스로 일괄 분류가 돼 있고요. 거기에 이제 근로복지공단에 제가 전화해서 알아본 결과로는 일급이 4만 8000원 정도 측정이 돼 있고요.

◇ 김종대> 4만 8000원.

◆ 이성희> 그래서 최저 시급 이하이기 때문에 최저 시급으로 이제 보조를 해 주겠다 그래서 현재 6만 8000원 정도, 일 6만 8000원 정도를 보조를 받고 있습니다.

◇ 김종대> 그럼 빨리 쾌유하셔서 또 일할 계획이시죠?

◆ 이성희> 당연히 일은 해야 되고요. 그런데 문제는 제가 저는 이제 중국집하고 일반 대행하고 여러 방면을 많이 거쳐왔잖아요. 아직 일반 대행 같은 경우에 산재를 적용하지 않는 곳이 굉장히 많습니다.

◇ 김종대> 일반 대행업체인 경우.

◆ 이성희> 지금 전년도 자료에 의하면 약 20%. 20%가 채 안 되는. 그럼 80%는 산재 자체도 안 되어 있다는 거죠.

◇ 김종대> 완전 사각지대네요.

라이더 이성희 씨 (사진=뉴스업 제작진)

◆ 이성희> 완전 사각지대죠. 사고 나면 그냥 어쩌면 사고가 조금만 커져버리면 인생 끝나는 거죠.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 김종대> 어떤 보호장치도 없고.

◆ 이성희> 어떤 보호장치도 돼 있지 않습니다.

◇ 김종대> 산재보험에 일단 전부 다 가입할 수 있는 게 첫 번째 과제인 것 같고 보상금도 휴업 수당이 너무 낮게 측정돼서 실효가 없다.

◆ 이성희> 그렇죠, 실효성이 없죠.

◇ 김종대> 어쨌든지 간에 직고용 시대에 비해서는 노동의 지위가 한참 하락하는 거 아니냐, 가치가 추락하는 거 아니냐 이렇게 이해해도 되나요?

◆ 이성희> 노동자로서의 대우를 완전 받지를 못하는 거죠.

◇ 김종대> 완전히 지위를 약탈해버리는 건가요?

◆ 이성희> 그렇죠.

◇ 김종대> 아주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 잠시만요. 배달라이더 이성희 님과 계속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우리 프로에서 꼭 출연자들한테 여쭤보는 것은 어떡하면 당신을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이런 질문이거든요?

◆ 이성희> 역지사지라는 표현을 제가 써도 될까요? 서로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면 그 이해가 곧 관심이 되고 그것이 곧 사랑이 아닐까. 저희에게 빨리빨리 하라고 재촉하지 말아주세요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빠른 고객님의 재촉이 플랫폼 기업들의 목표가 되는 것이고 그 빠른 배달을 원하고 뭐든지 빨리빨리 하기를 원하다 보니까 라이더 또한 저희들이 이제 오토바이가 거리의 무법자이고 가끔 거리의 무서운 사람들이라 이렇게 여기시는데 저희들이 일하는 구조가 빨리빨리로 되어 가다 보니까 기업의 목표나 라이더의 목표가 모두 빠르게만 되어져 가는 것 같습니다. 한 템포만 늦춰서 간다면 우리의 안전이 더 확보되고 그리고 음식도 더 안전하게 갈 수 있다는 거를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소비자 여러분들의 재촉이 곧 구조를 변화시킵니다. 재촉을 하기 때문에 플랫폼 기업도 더 빠른 배달 경쟁의 시장으로 내몰리게 되고 그 구조에서 저희들은 더 빨리 갈 수밖에 없는 어쩔 수 없는 숙명의 구조로 가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더 빠른이 아닌 더 안전하게라고 바꿔진다면 그것이 곧 저희들에 대한 사랑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종대> 알겠습니다. 저부터 한번 깨우치고 앞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오늘 이성희 님이 신청해 주신 노래 어떤 곡입니까?

◆ 이성희> 강산에의 노래입니다.

◇ 김종대> 강산에의.

◆ 이성희> 제목이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제목이 좀 기네요.

◇ 김종대> 그 노래 어떤 점이 그렇게 좋으세요. 말로 표현하기 힘든.

◆ 이성희> 뭔가 이제 저희들이 이 시대의 흐름을 역류해 가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라고 하는 그런 내용이어서. 저희들이 지금 이 방송을 통해서 소비자,우리의 국민의식이 바뀌고 시민의식이 바뀌고 그리고 법이 바뀌고 사회의 사각지대가 바꿔지는 그런 역사는 거슬러 올라가는 자만이 만들 수 있다라고 하는 그런 의미에서 이 노래를 듣고 싶습니다.

◇ 김종대> 거슬러 올라가는 자. 마지막 말씀이 가슴에 와닿습니다. 오늘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 이성희> 감사합니다.

◇ 김종대> 우리 이성희님이 신청해 주신 노래. 광고 먼저 듣고 노래 듣고 끝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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