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올라도 너무 오른 김포.. "이제 좀 뜸해졌네요"

최상현 기자 2020. 11. 10.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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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천만원씩 올랐다고 보면 돼요. 한달 새 1억원 가까이 오른 경우도 허다하고요. 갑자기 너무 올랐다고 느끼는지 11월 들어서는 매물도 적고 거래도 뜸한 상황입니다."

지난 6일 찾은 경기도 김포시 걸포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간혹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 대부분 신고가를 기록하지만, 거래는 많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또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 집주인이나 매수 희망자나 모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도 했다.

6일 경기도 김포시 걸포동 한강메트로자이 2단지 전경. /최상현 기자

전국에서 가장 뜨겁다고 할만큼 집값이 오르던 김포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다소 꺾이는 모양새다.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던 시장이 다소 안정세를 찾은 것인데, 수도권 전세난이 갈수록 심해지는 상황이라 향후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월 첫째주 김포의 아파트 가격은 한주 만에 1.94% 오르며 급등세를 연출했다. 6·17 대책 직후인 6월 넷째주(1.88%)보다 상승률이 높다. 최근 5개월 간 김포 아파트 가격은 9%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값이 각각 0.8%, 2.7%오른 것보다 훨씬 큰 상승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김포가 주목받는 이유로 세 가지 정도를 꼽는다. 먼저 지난 6·17 대책에서 규제지역 지정을 피한 몇 안되는 수도권 도시라는 점이다. 또 최근에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D 노선과 관련된 호재가 나오며 투자 수요가 유입됐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에서 밀려난 전세 세입자들이 김포나 고양 등 경기도의 중저가 아파트를 사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실수요자 또한 유입되는 상황이다.

특히 신축 아파트가 많은 걸포동은 지난 4개월 동안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가파르게 오른 지역이다. KB국민은행 리브온 자료에 따르면, 김포 걸포동의 ㎡당 매매평균가격은 지난 6월 331만원에서 10월 555만원으로 4개월 동안 약 68% 상승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0월 24일 김포시 걸포동 '한강메트로자이 1단지' 22층 전용면적 112㎡A형은 8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앞서 8월 17일에는 전용면적이 같은 23층 매물이 6억7424만원에 거래됐다. B공인 관계자는 "갓 입주한 신축 아파트이긴 하지만, 분양 당시에는 그렇게 경쟁률이 높았던 단지도 아니었다"면서 "지금은 갭투자 목적으로 분양받았던 사람들도 전부 다른 지역에 있는 주택을 처분하고 실거주할 정도로 '똘똘한 한채'가 됐다"고 덧붙였다.

신축 아파트만 가격이 뛴 것이 아니다. 2010년 준공된 걸포동 '오스틴파라곤 1단지' 전용면적 84.89㎡(15층)는 10월 27일 5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5월 30일 비슷한 매물이 4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4개월 만에 1억5000만원이 뛴 셈이다.

인근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추석 이후 문의 전화가 빗발치더니 매매와 전세 매물이 싹 쓸려나갔다"며 "6·17 대책 이후에는 주로 투자자로 보이는 손님들이 많았는데, 지난달부터는 실수요자로 보이는 사람 비중이 커졌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이들이 대안으로 김포를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김포에 실수요자가 몰려드는 이유가 있나'라고 묻자 "김포는 비규제지역이라 주택담보대출이 70%까지 나오기 때문에 체감 집값이 서울에 비해 절반 가까이로 낮다"면서 "같은 6억원짜리 아파트라도 서울은 자기 돈이 3억6000만원은 있어야 하는데 비해, 김포는 1억8000만원만 있으면 나머지는 대출로 충당할 수 있다"고 C공인 관계자는 설명했다.

6일 경기도 김포시 장기동 호반 베르디움 더퍼스트 아파트 전경. /최상현 기자

걸포동 뿐만 아니라 최근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운양동, 풍무동, 고촌읍, 장기동 등도 집값은 많이 올랐다. 김포시 장기동 ‘초당마을중흥S클래스리버티’ 17층 전용면적 85㎡는 11월 4일 5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앞서 10월 21일만 해도 동일 층수 동일 면적 매물이 3억9000만원에 거래됐던 바 있다. 다만 이들 지역 역시 전체적으로 분위기는 소강 상태에 가까웠다.

이날 만난 장기동 D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 밤늦게까지 집 보겠다는 손님이 줄을 잇고, 이미 맺었던 매매계약도 줄줄이 파기되는 등 난리도 아니었다"며 "심지어 계약금도 부족하면서 제발 계약을 해달라며 찾아오는 '영끌족'도 여럿 있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급등 이후 소강상태가 자연스럽다고 보면서도 시장이 다시 들썩일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김포 집값이 역사상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 부담으로 거래가 위축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본다"면서도 "다만 김포가 접경 지역이라는 이유로 규제지역 지정을 또다시 피하게 되면 다시 매수세가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빅데이터랩장도 "올해 김포의 신규 입주는 1만6258가구였지만 내년에는 1675가구 정도로 줄어든다"며 "다른 변동 사항이 없다면 공급이 감소하는 만큼 앞으로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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