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세입자도 외면한 임대차법.."도움 안된다" 68%

이소은 기자 2020. 11. 9.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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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10월 전국 주택 전셋값 상승세가 계속 이어졌다. 지난달 30일 KB부동산 리브온의 월간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10월(12일 기준) 전국 주택 전셋값은 전월 대비 0.83% 상승했다. 서울 전셋값 상승률은 1.35%를 기록했다. 9월(1.59%)보다는 소폭 낮아졌지만 최근 3개월 연속 1%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성동구(2.62%), 노원구(2.44%), 송파구(2.35%), 종로구(2.20%), 동대문구(2.15%)의 상승폭이 컸고 하락한 지역은 없다. 사진은 1일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부동산 정보란에 전세매물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2020.11.1/뉴스1

정부가 임대차보호법을 시행한 지 세 달이 지났지만 시장의 불신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임차인 10명 중 7명은 '임대차3법이 전월세 거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임대차3법 이후 전세 부족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지만 임차인들은 월세보다 전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 당분간 전세난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도움 안된다" 64%, "도움된다" 15%
부동산정보업체 직방은 지난달 13일부터 26일까지 직방 어플리케이션 이용자 115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 7월말부터 시행 중인 임대차2법이 전월세 거래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묻는 질문에 10명 중 6명(64.3%)이 '도움이 안된다'고 답했다.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14.9%에 불과했다.

임대인, 자가거주자 층에서 '도움이 안된다'는 응답 비율이 75.2%로 높게 나타났지만 임차인 역시 절반 이상이 임대차법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임차인의 67.9%가 '도움이 안된다'고 답했으며 '도움이 된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15.3%에 불과했다. 월세 임차인 역시 절반 이상인 54%가 '도움이 안된다'고 답했다. 17.5%는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연령별로는 50~60대 이상, 세대 구분별로는 2~3인 가구, 4인 가구 세대에서 '도움이 안된다'는 응답이 많았다.
임대차3법 개정, 전월세 거래에 도움이 얼마나 되나

임차인 82%, 임대인 58% "전세 선호"
임대차3법 시행 이후 전세난이 심각해진 와중에도 전세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전체 전월세 임차인 가운데 82.1%가 전세 거래를 선호했다. 30~40대의 80% 이상이 '전세'를 선택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더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경기, 광역시 거주자들의 '전세' 선호 응답 비율이 높았다.

임차인들이 전세를 더 선호하는 이유는 '월 부담하는 고정 지출이 없어서'가 48.3%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전세대출 이자가 월세보다 저렴해서(33.6%) △내집마련을 위한 발판이 돼서(1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임차인들이 월세를 선호하는 비율은 임차인의 17.9%였다. 월세를 선호하는 이유는 '목돈 부담이 적어서(55.1%)'가 과반수였다. 이어 △사기, 전세금반환 등 목돈 떼일 부담이 적어서(11.4%) △단기 계약 부담이 적어서(9.5%) △전세 매물 찾기가 어려워서(9.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임대인은 응답자 총 147명 중 57.8%가 전세를 선호했다. '세입자 월세 미납 부담이 없어서'(36.5%)란 이유가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전세금으로 재투자가 가능해서(29.4%) △장기계약으로 임대관리 부담이 적어서(21.2%) 순으로 응답이 많았다.

임대인 중 월세를 선호한다는 응답은 42.2%로 전세보다 다소 낮게 나타났다. '월 고정적인 임대수입이 있어서'란 이유가 50%로 가장 많았다. 이어 △보유세 등 부담을 월세로 대체 가능해서(22.6%) △계약 만기 시 반환보증금 부담이 적어서(14.5%) △시중금리보다 임대수익률이 높아서(11.3%) 등 순이었다.

다음 이사 시, 임차 형태로 이사 계획하는 이유
84% "전월세로 이사 계획"
다음 이사 시, 임차(전월세) 형태로 이사 계획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 중 83.7%가 그렇다고 답했다. 전세는 61.5%, 보증부 월세(월세, 반전세)는 22.2%, 나머지 16.3%는 임차 형태로 이사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전월세로 이사계획 중인 수요는 20대(94.3%)~30대(87.4%), 지역별로는 서울 거주자(89.2%), 세대별로는 1인가구(90%) 응답자에서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났다.

임차 형태로 이사를 계획하는 이유는 현재 거주 유형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났다. 월세 임차인은 35.9%가 '현 거주지 전월세 가격 부담' 때문에 이사를 고려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반면, 임대인과 임대차와 무관한 자가 거주자는 '학교나 직장 근처로 이동하기 위해'(23.3%)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전세 임차인은 '가격 맞는 매매매물이 없어서'란 응답이 22.3%로 가장 많았다.

전세에서 월세 전환 시에 월세 부담을 줄이고자 하향 조정된 전월세 전환율(4%->2.5%)이 월세 전환에 따른 주거비 부담 완화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질문에는 42.7%가 '영향 있다'고 응답했다. 월세 임차인 입장에서 영향이 있다는 응답이 다른 그룹보다 높게 나타난 반면, 전세 임차인은 영향이 없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임차인의 주거안정을 위해 개정된 임대차3법이 시행 4개월차를 맞았으나, 설문조사 결과에서 확인했듯이 법 개정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더 많았다"며 "단기적으로 실질적인 대책이 없더라도 심리적 안정을 위한 지속적, 장기적인 제도 및 시그널을 마련해줄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호 거래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임대, 임차인 모두 전세 거래를 선호하는 응답이 높아 전세물건 부족 현상이 더욱 우려되며, 월세로의 전환 움직임이 급격히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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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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