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숨에 4걸음, 날숨에 4걸음… 스트레스 받을 땐 ‘명상 걷기’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2020. 11. 6.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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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에 따른 걷기 기술의 진화

걷기는 장비가 필요 없고, 돈이 안 들며, 언제든 할 수 있고, 부상이 적다. 게다가 꾸준한 걷기는 고혈압을 낮춘다. 하루 20분 정도의 걷기는 심장병 위험을 30%까지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세계보건기구도 우울증 개선에 햇빛 쬐며 걷기를 약물 치료 버금가는 것으로 추천한다. 생각을 정리하고 기억력을 높이기에 고대 그리스에서는 걸으며 토론하는 소요(逍遙)학파도 있었다.

60세 넘어 보폭을 10㎝ 더 늘리거나 1초에 1m를 걸을 수만 있어도 사망률이 12% 줄어든다. 빠른 걷기는 저축과 같아 단 1분의 속보도 쌓여서 누적 효과를 효과를 낸다. 바빠서 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사람에게 걷기는 핑곗거리가 안 된다. 이에 미국 하버드 의대 걷기 연구팀은 다양한 목적의 걷기 기술을 만들어 대중에게 전파하고 있다.

◇목적에 따라 걷기 기술 다양

체중을 줄여서 살 빼려고 걷기를 한다면 산책으로는 안 된다. 시속 6~7킬로미터로 빨리 걸어야 한다. 이는 약속 시간에 늦어 서둘러 갈 때의 속도다. 정면만 향하고 허리를 곧게 펴고 걸을 때 속도가 20% 이상 늘어날 수 있다. 양손을 어깨 정도 높이로 올리며, 앞뒤로 크게 흔들며 걸으면 좋다.

걸을 때는 내디딘 발의 뒤꿈치가 먼저 지면에 닿고, 발바닥을 굴린 후, 앞발로 박차고 가야 한다. 이때 엉덩이 근육을 수축시켜 엉덩이가 살짝 뜨는 느낌으로 걸으면, 근육 사용량이 늘어서 칼로리가 잘 소비된다. 경사진 길을 오르거나, 작은 아령이나 폴(pole)을 손에 쥐고 걸으면 체중 감소 효과가 커진다.

체력 증진 목적이라면 ‘천천히’와 ‘빠르게’를 반복하는 인터벌 걷기를 권한다<요령은 그래픽 참조>. 3분은 중간 속도로 걷고, 3분은 속보로 걷고, 이를 계속 반복하는 식이다.

스트레스를 줄이는 명상 걷기도 있다. 호흡과 걸음을 연계하는 것이 핵심이다. 처음에는 천천히 산책하는 속도로 걸으며 들숨과 날숨을 생각한다. 그러다 네 걸음 동안 코로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다음 네 걸음에 코로 내쉬며 걷는다. 이를 6걸음, 8걸음마다 바꿨다가 다시 내려온다. 이런 걷기는 부교감신경을 자극하여 스트레스를 줄이고 마음의 안정을 높인다.

◇걷기에서 놓쳐서는 안 되는 것들

걷기나 달리기 운동화를 고를 때 대개 푹신한 뒷굽이 관절에 좋을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의학 연구에 따르면, 과도하게 푹신한 굽이 되레 발에 분산될 하중을 무릎으로만 전달해 나중에 무릎 관절염 위험을 높인다. 이경태 족부정형외과 전문의는 “걸을 때 발바닥 중앙 아치(arch)가 스프링처럼 자연스럽게 올라갔다가 내려갔다가 하도록 걸어야 하는데, 굽이 너무 푹신한 신발은 이를 방해하여 족저근막 피로도를 높인다”며 “적절한 강도와 높이의 운동화가 걷기에 좋다”고 말했다. 운동화를 살 때는 발이 최대로 부어 있을 오후 4~5시경에 골라야 크기가 맞는 것을 고를 수 있다. 밤이나 새벽 걷기를 할 때는 밝은 색 옷을 입고, 가능한 한 빛이 반사되는 조끼를 걸치는 게 좋다. 30분 이상 걸을 때는 만약을 위해 휴대폰과 현금 약간을 지니길 권한다.

걷기 전에 스트레칭을 하는 이는 많으나 걷고 나서도 몸을 푸는 게 더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걷기에 가장 많이 사용한 종아리 근육을 위해 의자나 벽을 손으로 잡고 한 발을 뒤로 빼서 바닥에 댄 후 종아리 근육을 정지한 채 쭉 펴주는 자세를 10~30초간 해야 한다. 이후 같은 자세에서 무릎을 굽혀 발바닥을 펴주는 스트레칭이 좋다. 다음에는 한 발을 앞으로 내밀고 뒤꿈치로 바닥을 찍듯 세우고 나서, 무릎을 쭉 펴는 자세를 권한다. 허벅지 뒤쪽 햄스트링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이다. 일어선 채 한쪽 무릎을 뒤로 굽힌 후, 손으로 올라온 발등을 잡아당겨 허벅지 앞 근육을 펴주는 동작도 필요하다. 이진우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족부정형외과 교수는 “걸은 후 스트레칭이 피로 유발 물질인 젖산 생성을 줄여서 회복에 유용하다”며 “많은 시간을 앉아만 지내는 ‘의자병’이 담배나 과음보다 해로운 것으로 조사된 만큼 틈날 때마다 걷는 일상 걷기를 습관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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