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지정타, 가점제 당첨 가능성 낮고 추첨제 대출 못받고 '그림의 떡'
과천 지정타 3개 단지, 생애최초 특공 경쟁률 최고 322.2대1 기록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주변 단지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는 새 아파트가 조금씩 늘고 있는 데다 2030세대에게 청약기회를 더 주겠다는 정부 정책이 목표 설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분양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판단한 A씨에게 전매제한이나 의무거주기간 같은 조건은 문제될게 없었다.
◆ 2020년 상반기, 신혼특공 올인했지만…
올해 상반기 A씨는 다수의 수도권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청약을 넣었지만, A씨의 이름은 당첨자명단에 단 한번도 오르지 못했다.
이후 정부 정책으로 대상과 기준이 완확된 '생애최초 특별공급'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 2일에는 과천 지식정보타운에서 동시분양하는 사업장 3곳에 생애최초 특공 청약을 넣었다. 상반기 내내 매달렸던 '신혼특공'이 이들 현장에서도 당첨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서다. 물론 생애최초 특별공급도 당첨되기 힘든건 동일했다. '과천 푸르지오 어울림 라비엔오'의 경우 과천에 살지 않는 서울·경기 거주자들에게 겨우 29가구만 할당됐다.
'과천르센토데시앙'에서 50가구가 배정된 생애최초 특공에는 1만6111명이 청약을 접수, 경쟁률이 322.2대 1을 기록했다. 과천푸르지오어울림라비엔오과 과천푸르지오오르투스는 각각 277.1대 1, 254.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경쟁률(과천 르센토 데시앙 161.4대 1·과천 푸르지오 어울림 라비엔오 140.5대 1·과천 푸르지오 오르투스 125.8대 1)도 만만치 않았다.
◆일반분양 가점제 가능성없으니 추첨제 노려보려해도…
A씨는 전혀 당첨에 가깝지 않은 청약가점의 소유자지만 3일 진행하는 1순위 청약에도 세 단지 모두에 일반청약을 넣을까 고민 중이다. 일반분양의 추첨제 물량이라도 노리겠다는 것이지만, 당첨 가능성은 적게 보고 있다. 30대 초반의 A씨에게 예상 당첨가점 커트라인(70점)은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추점제를 노릴 수 있는 단지는 3개 상버장이 아니 2개 사업장이다. '과천 푸르지오 오르투스'는 추첨제 대상인 전용 85㎡ 이상 물량이 없어서다. 과천 지정타 3곳은 전용 85㎡ 이하는 100% 가점제로, 전용 85㎡ 초과는 추첨제 50%, 가점제 50%로 당첨자를 선정한다.
천운이 따라 '당첨'이 됐어도 계약 단계부터 또다른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먼저 계약금이 20%로 일반 사업장보다 10% 가량 높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40%로 낮다. 잔금 시 분양 아파트가 15억원을 넘는다면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전매제한 10년, 재당첨제한 10년 규제도 있다.
◆당첨된다해도 일시에 동원해야하는 현금 계산해보니…
이들 단지는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에 공급하는 민영주택이라 분양가상한제가 적용, 평균 분양가격이 3.3㎡당 2400만원 안팎으로 책정됐다. 전용 84㎡ 기준으로 8억원 선으로, 인근 시세를 고려하면 당첨 시 시세차익이 최대 1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평수라도 당연히 당첨을 기대하지만, '과천 푸르지오 어울림 라비엔오'는 현재 골조공사까지 끝나 다른 단지들에 비해 내년 12월로 입주가 빠르다. 단기간 잔금을 마련해야 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현행법 상 시세 15억원 이상 주택에 대출이 막힌 만큼 준공이 빠른 물량에 청약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부대 비용도 적지 않다. 간단하게 살펴봐도 전용 85㎡ 이하는 계약과 동시에 1억7000여만원(계약금 20%, 발코리 확장비 포함)이 당장 필요하다. 중도금 대출은 분양가가 8억원이라면 3억2000만원(투기과열지구 9억원 이하 40%)까지 받을 수 있다. 나머지 중도금 20% 1억6000만원과 잔금 20% 1억 70000만원 정도가 더 필요하다. KB시세를 반영한 잔금대출을 받는다고 해도 중도금을 제외한 3억3000만원을 A씨가 온전히 감당해야 한다.
다행히 과천 지정타 사업장들은 의무거주기간이 없어 전세를 준다면 한숨 돌릴 수 있다.
이에 비해 중대형인 전용 99㎡ 이상은 분양가(확장비 포함) 9억5000만원 선이니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다. 계약금 20%(1억9000만원)에 중도금 60%(5억7000만원), 잔금 20%(1억9000만원)을 본인이 마련해야 한다.
대출 없이 계약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A씨는 결국 3일 추첨제 청약을 포기하는 대신, 3기 신도시의 청약 일정을 알아보기로 했다. 다만, 지난 2일 넣은 특공 당첨자 발표가 있는 오는 10~12일까지는 희망을 끈을 놓지 않을 예정이다.
[이미연 기자 enero2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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