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LED조명 접지만 車램프에 올인.. "3년뒤 42조원 시장"

박진우 기자 2020. 11. 3.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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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이 만년 적자인 LED 조명 사업을 접기로 했다.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를 못이긴 탓이다. 그러나 LG이노텍은 자동차용 LED만은 남겨두기로 했다. 향후 이 시장이 40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자동차 전장 분야에 주력하고 있는 그룹 내 시너지를 위해서다.

LG이노텍은 적자였던 LED 사업을 정리하면서 자동차용 LED만 사업을 유지하기로 했다. 사진은 LG이노텍의 넥슬라이드-HD./LG이노텍 제공

LG이노텍은 지난달 28일 LED 조명 사업에서 철수한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10월 이런 결정을 내리고 주요 LED 대리업에 LED 칩·패키지 생산 중단 계획을 알린 지 1년여 만이다. LG이노텍은 "사업구조 개선과 내부 자원 자원 효율화를 통한 핵심 사업 역량에 집중하겠다"며 "잔여 자산 처분,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현재 LED 사업 부문의 자산은 4773억원, 부채는 1672억원 수준이다.

LG이노텍의 LED 사업은 그간 회사의 골칫덩어리로 여겨져 왔다. 회사가 상장한 2008년 이후 지난해까지 1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 기간 누적 적자만 해도 약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종료를 선언한 지난해 이후 LED 조명 관련 조직은 사업부에서 사업 담당으로 축소됐다. 미래에셋대우는 "LG이노텍은 이번 LED 사업 정리로 영업적자가 연간 1000억원 수준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자동차용 LED는 사업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미 이 사업 조직을 차량 LS(Lighting Solution) 사업 담당으로 격상했다.

사업 유지를 하려는 건 시장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LG이노텍에 따르면 전 세계 자동차용 LED 채택 비율은 현재 약 35%로, 2024년 72%로 늘어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욜디벨로프먼트는 자동차용 LED 시장이 지난해 309억달러(약 35조원)에서 2023년 373억달러(약 42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LED 램프는 그간 자동차용 조명으로 주로 사용된 할로겐램프에 비해 원가는 다소 비싸지만 에너지 소모량이 낮고, 발열이 적어 ‘친환경’ 조명으로 여겨진다. 반대로 미래 조명이라고 불리는 레이저의 경우 제작비가 월등히 비싸고, 유지 보수도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레이저 조명이 극소수의 프리미엄 브랜드 자동차에만 장착된 이유다.

업계는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바뀌는 과도기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전기차 내의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LED 장착은 필연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 역시 에너지 소모가 적은 LED 조명은 연료효율을 높여줘 최근 채택률을 높이고 있다. 결국 전통적인 내연기관이든 미래 전기차든 LED를 채용함으로써 얻는 장점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자동차용 조명은 안전과 밀접해 가격보다는 기술력이 우선돼 중국 저가 물량 공세에 휘둘릴 위협도 적다.

실제 LG이노텍의 자동차용 LED 사업은 2014년 관련 제품을 처음 내놓은 이후 매년 100% 이상 성장하고 있다. 대표 제품인 넥슬라이드의 경우 현재 40개국 62개 차종에 공급되고 있다. 단순히 조명 모듈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제어용 모듈 역시 함께 공급하고 있어 부가가치도 높은 편이다.

LG그룹 내 시너지도 상당하다. LG전자는 지난 2018년 오스트리아 헤드램프 기업인 ZKW를 당시 1조원에 인수했다. ZKW는 글로벌 선두권의 헤드램프 기업으로,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프리미엄 3사와 포르쉐, 폴크스바겐, 볼보, 재규어랜드로버, 쉐보레 등에도 조명을 납품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리어램프(후미등) 등을 포함한 LG전자의 자동차용 램프 사업을 모두 인수했다. LG이노텍은 ZKW의 서플라이 체인으로 입지를 다지는 중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은 전장용 LED에 집중하면서 향후 ZKW와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LG그룹의 전장 부품사업은 부문별 선택과 집중을 통해 향후 자율주행 등 차세대 자동차 기술의 효율적 분업화가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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