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2, 미국에서만 '진짜 5G'라고? 속 터진답니다

오상헌 기자 2020. 11. 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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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5G 오해와 진실(上)

[편집자주] 5G 스마트폰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5G 가입자 1000만 명 돌파가 목전이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 서비스가 시작된 지 1년 반 만의 성과다. 그런데 이용자 불만은 여전하다. 품질, 가격 논란이 한창이다. 아직도 잘 터지지 않는 등 품질도 불만이고 요금도 비싸다는 원성이다. '진짜 5G', '가짜 5G' 논란도 이어진다. 국내 5G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과 배경, 오해와 진실을 함께 짚어본다.

진짜 5G·가짜 5G?…아이폰12가 소환한 5G 품질논쟁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 아이폰12 시리즈가 한국에 공식 출시한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에서 고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0.10.30/뉴스1

“한국에선 제 속도를 즐길 수 없다?”

애플 첫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 ‘아이폰 12’ 출시를 계기로 국내에선 때 아닌 5G 품질 논란이 일고 있다. 애플이 미국에서 파는 아이폰 12에만 28㎓ 초고주파(밀리미터파) 대역의 5G 서비스 지원 안테나를 장착해 ‘LTE(롱텀에볼루션)보다 20배 빠르다’는 ‘진짜 5G’를 미국에서만 누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 '아이폰 12' 미국만 '진짜 5G'라고?

국내 통신회사들이 지난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G 서비스는 중저대역인 3.5㎓ 주파수를 쓴다. 지난달 30일 국내에 출시된 아이폰 12도 3.5㎓ 주파수로 5G를 지원한다. 일각에선 “5G 상용화는 우리가 먼저 했는데 미국이 ‘진짜 5G’로 결국 앞서간다”, “국내 5G는 반쪽짜리 아니냐”는 불만이 나왔다.

최근 열린 국회 국정감사도 5G 품질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정부와 통신사들이 28㎓ 대역의 5G 전국망 상용화를 사실상 포기했다는 지적이 일면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선 예상보다 더딘 5G 커버리지 문제 등이 도마에 올라 통신업계가 질타를 받았다.

하지만 통신 전문가들은 이른바 ‘진짜·가짜 5G’ 논란이 통신 서비스의 기술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입을 모은다. 28㎓ 대역의 5G는 극고주파의 특징과 기술적인 한계 탓에 당장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전국망 구축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가령 28㎓가 3.5㎓ 5G보다 속도가 빠른 건 확실한 ‘팩트’다. 다만 전파 도달거리가 짧고 장애물을 피해가기 어려워 커버리지를 넓히기 쉽지 않다. 28㎓ 전국망 구축을 무리하게 추진하다간 지금보다 더한 품질 논란을 야기하거나 가입자 불만이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점 때문에 국내 5G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선 28㎓ 신규 구축보다 현재 추진 중인 3.5㎓ 대역의 조속한 전국망 구축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다.

◇ 28㎓ Vs 3.5㎓ 5G 서비스 따져봐야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이번 국감에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28㎓ 5G 전국망 서비스는 당장은 어렵다는 점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최 장관은 “기술적 한계와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하면 28㎓ 5G 서비스는 트래픽이 집중되는 일부 핫스팟 지역이나 B2B(기업간 거래) 분야에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28㎓ 5G 서비스를 하는 미국에서도 정작 아이폰 12 출시 이후 5G 접속이 안 돼 소비자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IT전문 매체들은 “버라이즌의 5G 서비스 이용자들이 속도가 빠르다는 점은 체감하곤 있지만 5G 서비스 지점(커버리지 구역)을 찾기 어려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5G 속도도 중요하지만 결국 커버리지(Coverage)가 충족되지 않고선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는 방증이다.

한 통신 전문가는 “주파수 특성에 따른 특징과 활용도에 차이가 있을 뿐 5G에 ‘진짜’와 ‘가짜’는 없다”며 “28㎓ 대역은 일상생활에서 5G 서비스와 커버리지 확보에 제약이 많다. 속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커버리지와 경제성이 좋은 3.5㎓ 대역이 전국망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주파수 대역 추가 확보와 기지국 설비 투자가 진척되면 실측 속도가 LTE(약 158Mbps)의 약 4배인 국내 3.5㎓ 5G 속도(약 657Mbps)를 LTE의 12배 이상인 최대 1.9Gbps까지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주파수 폭을 추가로 확보하면 지금 5G 평균 속도보다도 3배 가량 빠르게 서비스할 수 있어 품질 불만도 점차 사라질 것으로 본다.


오상헌, 김수현 기자

"5G 언제쯤 빵빵?"…전국망 구축 어디까지 왔나
(서울=뉴스1) = SK텔레콤 홍보모델들이 서울에 위치한 한 빌딩 위에서 5G 기지국을 점검하며 5G 상용화 1주년을 기념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9일 SK텔레콤은 지난해 세계최초 5G 상용화에 이어 올해 국내외 1등 기업과 ‘초협력’해 세계 최고 5G에 도전한다고 밝혔다.(SK텔레콤 제공)2020.3.29/뉴스1

지난해 4월 세계 최초 상용화 이후 국내 5G(5세대 이동통신) 가입자는 9월 900만 명을 넘어선 데 이어 1000만 명을 곧 웃돌 전망이다.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인 ‘아이폰 12’ 국내 출시 효과가 더해져 가입자 증가세가 더 가팔라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용자는 늘고 있으나 “안 터져서 속 터진다”는 품질 불만도 여전하다. 고가 요금에 대한 실망 탓도 있지만 근저엔 망 구축 지연에 따른 커버리지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정부가 8월 발표한 상반기 5G 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 결과 발표를 보면, 서울·광주·대구·대전·부산·울산·인천 등 6개 광역시의 5G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656.56Mbps다. 상용화 당시 “LTE보다 20배 빠르다”던 홍보 문구와는 격차가 상당히 크다. 그럼에도 LTE(158Mbps)보다는 4배 가량 빨라 체면은 세웠다.

영국 민간 시장조사기관인 오픈시그널 통계 추이를 봐도 한국의 5G 평균 속도는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7~9월 15개국의 5G 서비스 속도를 비교해 분석한 결과, 한국은 평균 336.1Mbps로 측정됐다. 사우디아라비아(377.2Mbps)에 이어 세계 2위다. 1~3월(224Mbps)과 견줘선 평균 속도가 50% 가량 빨라졌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지난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통신 3사와 정부 자료에 따르면, 5G 기지국 구축률은 LTE와 비교해 전국 기준 13.5%에 불과했다. 도농·실내외 격차도 크다. 전국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34곳은 5G 기지국이 10개 미만, 5곳은 기지국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무선국에서 실내 무선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2.9%에 불과했다. 5G 기지국 설치가 대도시에 집중돼 농촌과 실내에선 제대로 된 5G 서비스가 현재로선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 입증된 셈이다.

정부와 통신업계에선 코로나19 확산과 설비투자 비용 부담 탓에 더디긴 했지만 꾸준히 5G 전국망이 갖춰질 경우 품질 불만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통신 3사는 2022년까지 85개 시도를 중심으로 5G 전국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트래픽이 상대적으로 적은 도서 산간이나 농어촌 지역도 커버리지를 빠르게 확대하고 중복 투자를 막기 위해 통신업계가 공동망 투자에 나선다. 정부와 통신 3사는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5G 망을 나눠 구축하고 로밍으로 공동 이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전문가들도 공동망 형태의 네트워크 쉐어링(망 공유)이 5G 전국망 완성을 앞당길 것으로 예상한다. 박병성 에릭슨엘지 수석 컨설턴트는 “LTE 때는 전국망을 3개 사업자가 모두 깔아야 했으므로 도서 산간 지역은 순위에서 밀렸다”며 “네트워크 쉐어링 기술을 활용하면 비용을 절감하고 5G 전국망을 조기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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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헌 기자 bborirang@mt.co.kr, 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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