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패션이 돌아왔다

정유미 기자 2020. 10. 28.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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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아진 지갑..장수 브랜드 불티

[경향신문]

1990~2000년대 인기 의류
베스띠벨리·비키·폴햄 등
전보다 낮아진 가격에 인기
신발도 온라인몰 매출 성장

서울 송파구에 사는 주부 고모씨(50)는 인터넷쇼핑몰에서 10만원으로 겨울옷과 신발까지 가볍게 장만했다. 1990년대 20대 시절 자주 사 입던 ‘베스띠벨리’ 코트가 예전보다 70~80% 저렴한 데다 금강제화는 겨울 부츠인데도 4만원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고씨는 “거리 두기 완화로 모처럼 가족모임을 하기로 했는데 마땅한 옷이 없어 걱정했다”면서 “입어보고 신어봤던 브랜드이기 때문에 믿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 가격이 너무 싸 대만족”이라고 말했다.

‘추억의 장수 브랜드’ 패션 상품이 최근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기악화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옛날 즐겨 입던 옷과 신발 등으로 알뜰쇼핑을 하고 있어서다. 업체들은 20~30년 전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을 다시 사로잡기 위해 파격적인 가격으로 공격적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28일 인터넷쇼핑몰 업계에 따르면 최근 거리 두기가 완화하면서 ‘베스띠벨리’ ‘비키(VIKI)’ ‘폴햄’ 등 1990~2000년대 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의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SSG닷컴이 지난 1일부터 27일까지 10만원대 미만 여성 의류 매출을 알아본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정장은 67%, 원피스는 27% 증가했다. 비키의 여성 더블버튼 모직 원피스는 3만원대 후반, 베스띠벨리는 롱블라우스가 4만원대, 재킷은 5만원대에 팔리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SSG닷컴 관계자는 “거리 두기 단계 완화 이후 재택근무가 줄면서 사무실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비즈니스 캐주얼 의류 매출이 부쩍 늘었다”면서 “복고풍 열풍 때문인지 클래식한 디자인의 장수 브랜드 옷이 잘 나간다”고 말했다. 롯데온에서는 ‘베스티벨리’ 니트 원피스를 3만~4만원대, 디자인 티셔츠를 1만원대에 선보이고 있다. 롯데온 관계자는 “최근 옛 브랜드 제품 검색건수가 이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면서 “구매후기가 1만건에 달하는 제품도 있었다”고 말했다.

11번가에서는 캐주얼 브랜드 ‘폴햄’의 4만원대 베이직 아우터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폴햄’ 키워드 검색 횟수는 이달 들어 28일까지 4082회에 이르렀다. 전년 동기 2485회의 2배 가까운 수치다. 11번가 관계자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이미 있어서인지 젊은층은 물론 30~40대도 많이 찾고 있다”면서 “고객 만족도가 높은 만큼 업체들도 파격적인 가격마케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신발은 장수 브랜드인 ‘금강제화’ ‘엘칸토’ ‘에스콰이어’ ‘소다’ 등이 오래된 명성에 걸맞은 판매량을 올리고 있다. 금강제화는 11번가에서 최대 77% 할인한 3만9000원부터 신상품(F/W)을 판매하면서 컴포트화·기능성화 카테고리에서 ‘베스트 1위’를 기록 중이다. 예전에는 15만원이 훌쩍 넘었던 남성 구두가 지금은 4만~5만원대, 여성부츠와 단화도 4만원대다.

엘칸토는 최근 젊은층을 타깃으로 새롭게 디자인한 신발을 선보이며 라이브방송 판매를 시작했다. 롯데온은 엘칸토 구두와 부츠를 3만~4만원대에 선보이며 인기몰이 중이다. 롯데온 관계자는 “신발은 상품 특성상 새로운 브랜드보다 한번 신어봤던 브랜드를 온라인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지난 6일 엘칸토 여성부츠 라이브 방송을 했는데 당일 매출이 평소보다 3배 늘었다”고 말했다. SSG닷컴에서도 ‘에스콰이어’ ‘소다’ 등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특히 2만원대 소다의 경우 10월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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