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나면 2억씩 올라"..치솟는 전셋값에 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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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권 등 주요 아파트 전셋값이 1주일마다 억 단위로 오르는 등 비정상적인 급등 양상이 지속하면서, 세입자들 사이에선 불안감을 넘어 공포감이 확산하고 있다.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도곡동 대표 단지인 도곡렉슬 전용면적 84㎡ 주택형(20층)이 지난주 17억7500만원에 전세 계약된 것이 최근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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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뾰족한 대책 없어 전세난 장기화 우려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1주일마다 2억여원씩 불과 2주 만에 4억원 이상 올랐네요. 당분간 전세난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도대체 얼마까지 오를지 가늠이 안 됩니다. 너무 올라 이젠 무서울 정도네요."(강남구 A공인)
서울 강남권 등 주요 아파트 전셋값이 1주일마다 억 단위로 오르는 등 비정상적인 급등 양상이 지속하면서, 세입자들 사이에선 불안감을 넘어 공포감이 확산하고 있다.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도곡동 대표 단지인 도곡렉슬 전용면적 84㎡ 주택형(20층)이 지난주 17억7500만원에 전세 계약된 것이 최근 공개됐다.
해당 주택형 전셋값은 불과 2주도 안 돼 약 5억원이 뛰어 인근 세입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 주택형은 이달 9일 13억원(10층)에 전세 계약된 뒤, 5일만인 14일 2억5000만원 더 비싼 15억5000만원(10층)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이어 6일 후인 지난 20일 17억7500만원(20층)에 전세 계약돼 2억2500만원 더 올랐다. 1주일마다 2억원 이상씩 오른 셈이다.
도곡렉슬은 대치동과 인접해있고 명문 학교도 가까워 인기 학군 단지로 꼽힌다. 특히 임대차보호법 시행(7월31일) 이후 전세 공급은 줄고 수요는 더 늘면서 전세매물이 씨가 말라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이 됐다. 총 3002가구 중 전용 84㎡는 936가구에 달하지만, 현재 전세매물은 제로(0)다. 지난해만 해도 10억원 아래로도 전세를 구할 수 있었다.
중개업계에선 현재와 같은 전세난이 지속하면 전셋값 20억원 진입도 시간 문제라고 본다. 일각에선 조만간 전셋값이 집값을 따라잡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해당 주택형 매매 호가는 25억원부터 시작된다.
인근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먼저 20억원대를 넘어섰다. 이 단지는 지난 9일 보증금 13억원 월세 210만원에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전·월세 전환율 2.5%를 적용하면 전세보증금은 23억800만원이다. 해당 주택형의 올해 직전 최고 전세가는 17억원(8월)이었다.
KB국민은행 부동산의 주간 주택시장 동향에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0.51% 올랐다. 전주(0.40%)보다 상승 폭이 더 커졌다. 2011년 9월 둘째 주(0.62%)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로 기록됐다. 정부 통계인 한국감정원 조사에서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무려 6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치솟는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하는 세입자들이 월세로 몰리면서 월세 시장마저 들썩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78% 급등했다. KB가 해당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6년 1월 이후 4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0.12%) 대비론 상승률이 6배 이상 치솟았다.
송파구 대표 단지인 잠실동 엘스 전용면적 84㎡ 주택형은 최근 보증금 5억원에 월세 230만원, 보증금 2억원에 월세 300만원대에 월세 매물이 나오고 있다. 임대차법 시행 전까지만 해도 보증금 5억원에 월세 100만원 초반, 보증금 2억원에 200만원 초반대에 월세를 구할 수 있었다. 불과 몇 개월 새 월세가 각각 100만원 이상 급등해 웬만한 직장인 월급 수준까지 올랐다.
정부는 임대차법 시행 3개월 만에 또다시 추가 대책을 예고하고 나섰으나, 뾰족한 해법을 제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세입자들의 고통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주 기재위 국정감사에서 "과거 10년 동안의 전세 대책을 다 검토해봤지만, 뾰족한 단기대책이 별로 없었다"며 "그러나 전세시장 불안정성에 도움이 되는 정책은 어떤 게 있는지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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