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렉서스 긴장해라" 조용한 강자 투싼 하이브리드
이 같은 변신은 사전계약 첫날 1만842대 기록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증명했다. 현대자동차 SUV중 첫날 최고 계약대수다. 형님인 ‘싼타페’가 역대급으로 평가받았지만 이를 거뜬히 넘어설 만큼 인기가 좋다.
‘디 올 뉴 투싼’은 2015년 3세대 출시 이후 5년 만에 선보인 4세대 모델(코드네임 NX4)이다. 3세대 플랫폼을 적용하며 낮고 넓은 차체를 바탕으로 주행안정성이 향상됐고 최첨단 기능을 대거 적용한 데다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까지 갖춰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지난 22일 현대차는 새로운 투싼 중에서도 하이브리드 모델의 시승회를 개최했다. 경기도 기흥에서 지산리조트를 왕복하는 코스로 막히는 구간은 물론 고속도로와 국도까지 두루 체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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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투싼은 디자인 변화가 핵심이다. 브랜드 디자인 정체성인 ‘센슈어스 스포티니스(Sensuous Sportiness, 감성을 더한 스포티함)’를 적용했고 ‘파라메트릭 다이나믹스’ 디자인 테마를 통해 역동적인 스타일을 연출했다.
앞모양은 그야말로 파격이다. 과감한 형태의 그릴은 정교하게 세공된 보석처럼 빛의 변화에 따라 입체적으로 반짝이는 ‘파라메트릭 쥬얼 패턴’이 적용됐다. 시동을 켜면 주간주행등으로 점등되는 ‘파라메트릭 쥬얼 히든 램프’도 매력포인트.
뒷모양은 후미등을 감싼 검정 테두리 위에 ‘파라메트릭 히든 램프’를 적용했다. 불이 켜졌을 때 삼각형이 모습을 드러내는 ‘히든 라이팅’ 기법으로 숨은 재미를 더했다.
유럽에는 숏휠베이스 모델을 선보였다. 그럼에도 국내 버전과의 디자인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만큼 현대차가 디자인에 신경을 많이 썼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운전석에는 덮개가 없는 10.25인치 개방형 클러스터가 적용됐다. 이와 함께 센터페시아에도 10.25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터치방식의 공조 장치를 통합했다. 센터페시아는 운전석 쪽으로 살짝 기울어져서 조작이 편리하다.
공조장치는 사용자의 취향을 반영하면서도 한층 똑똑해졌다. 현대차는 이를 감성 공조 시스템으로 부른다. 능동형 공기청정기 시스템은 차안 공기질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미세먼지 수준을 숫자로 보여주며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공기 청정 모드를 가동한다. 멀티에어모드는 버튼 하나로 은은한 바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며 ‘오토’ 모드도 3단계 바람세기를 정할 수 있다. 음성 명령으로 공조장치를 작동할 수도 있다. 터널 진입 시에는 내기순환모드로 자동 변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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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투싼을 생각하고 주행을 시작했으나 뜻밖의 주행감각에 놀랐다. 무엇보다 하이브리드 모델답게 꽤 조용하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전기로만 작동될 때 도로의 주행 소음이 크게 들릴 수 있어서 방음에 더 신경 써야 한다. 그런 이유로 전반적인 소음 정도는 꽤 잘 억제됐다.
주행 시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은 시속 80km쯤 까지는 잘 억제된다. 그 이상에선 노면 상태에 따라 소음이 급격히 커지는 경향이 있다. 트렁크 쪽에서 넘어오는 소음이 있는데 정 거슬리면 방음 시공을 하는 것도 좋겠다.
그리고 시속 80km에서도 전기모드(EV)로만 주행이 가능하다. 전기 모터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연료효율을 끌어올린다.
신형 투싼은 동력성능과 연비 경쟁력을 함께 향상시킨 ‘스마트스트림 1.6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을 처음 탑재했다. 엔진의 최고출력은 180마력(ps), 최대토크는 27kg·m다. 전기 모터가 힘을 보탰을 때 시스템 최고출력은 230마력(ps)에 달한다.
가속페달을 콱 밟았을 때 치고 나가는 느낌은 거침없이 강하면서도 꾸준하다. 전기 모터와 터보엔진이 힘을 합하니 가속감이 일품이다. 중저속부터 중고속까지도 끈기가 있다. 일상 가속부터 고속 추월가속까지도 거뜬하다.
서스펜션 상하 움직임은 저속에서 더 만족스럽다. 예전과 달리 꽤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상하 움직임(서스펜션 트레블)이 긴 편은 아니지만 딱딱하게 느껴지지 않고 묵직해서 좋다. 통통 튀지 않는다. 고속에서는 단단한 편이다. 이리저리 움직여도 자세 유지가 잘 된다. 흐느적거리지 않아 다루기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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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투싼 하이브리드의 복합연비는 ℓ당 16.2km. 중간 기착지인 지산리조트까지는 주행모드를 ‘에코’(ECO)로 바꾸고 되도록 도로 흐름에 맞추며 여유롭게 운전했더니 ℓ당 23km를 기록했다. 출발 시 배터리는 절반쯤이었다. 기착지에서 촬영하느라 시동을 건 채로 세워뒀더니 다시 출발할 때는 ℓ당 21.6km로 하락했다.
돌아올 때는 가속감과 퍼포먼스를 느끼기 위해 ‘스포츠’(SPORT)모드로 주행했고 ℓ당 16km까지 떨어졌지만 목적지 부근에서 차가 많아지며 전기 모터가 개입하는 일이 늘며 연비가 급상승했다. 왕복 80km를 주행을 마친 최종연비는 ℓ당 20km였다.
이날 80km를 주행하는 동안 연료는 단 4ℓ를 소비하는 데 그친 셈이다. 에어컨을 켠 상태였으니 만약 제대로 연비운전을 한다면 ℓ당 25km 이상은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연비 등 경제성 때문에 소형 디젤차를 고민했다면 이제는 선택지 하나가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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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A(고속도로 주행 지원) 기능도 훌륭하다. 레벨 2단계 반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앞차와의 거리를 조절해 주는 거는 물론이고 도로의 제한속도에 맞춰서 스스로 가속하고 감속한다. 차로유지와 앞차가 끼어들었을 때 반응하는 것도 많이 자연스러졌다. 운전 실력이 향상된 것이다.
그리고 도어가 차체를 감싸는 ‘랩도어’가 적용돼 이물질이 차체에 묻지 않으며 타고내리기도 쉽다. 물론 타고내릴 때 바지가 더러워지지 않는 점은 큰 장점.
크기는 예전 투싼보다 한참 커졌지만 싼타페보다는 미묘하게 작다. 거친 상남자가 아니라 재주 많은 곱상한 차도남이다. 성능과 효율을 두루 챙긴 투싼 하이브리드. 단순히 덩치만 커진 차가 아니라 모든 면에서 상품성을 끌어올렸다. 앞으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와 N라인 모델까지 출시될 예정인 만큼 형님인 싼타페와는 다른 매력을 뽐내며 존재감을 과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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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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