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tal+] 시대와 장르 넘나드는 'K스토리' 세계인 홀리다

이동인 2020. 10. 2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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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와 과거 혼합한 판타지부터
재혼황후 파격소재 로맨스까지 다양
카카오페이지 최고 인기 웹소설
'나 혼자만 레벨업' 애니 만들어달라
美 청원사이트서 16만명 참여
지난 8월 미국 온라인 청원 사이트(change.org)에 우리나라 웹소설 '나 혼자만 레벨업'을 애니메이션화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에는 현재까지 약 16만명이 참여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나라의 '집콕' 문화처럼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문화가 각국에서도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미국 '스테이앳홈(Stay at Home)', 중국 '자이난자이뉘(宅男宅女)', 프랑스 '퀼튀르셰누(Culturecheznous)'가 대표적이다. 사람들의 생활과 소비 패턴이 변하면서 대표적인 비대면 콘텐츠라고 할 수 있는 웹소설이 더욱 인기를 끌고있다.

일찌감치 만화는 웹툰화하면서 게임·드라마와 함께 K콘텐츠 반열에 올랐지만, 웹소설은 기억 속에서 잊히는 듯했다. 1990년대 PC통신 시절 하이텔이나 천리안 게시판을 뜨겁게 달궜던 이영도의 판타지 소설 '드래곤 라자'나 이우혁의 오컬트 판타지 '퇴마록'은 책으로도 출간되며 큰 인기를 얻었다. 각종 인터넷 용어와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던 실험적인 귀여니의 로맨스 소설이 인기를 모았던 시절도 있었다.

2000년대 들어선 '견우74'라는 필명으로 나우누리 유머란에 연재한 연애담이 인기를 끌어 2000년 책으로 출간됐고, 2001년 영화 '엽기적 그녀'로 대박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이렇다 할 히트 작품은 더 이상 없었다. 모바일에서 웹툰이 인기를 끌면서 지속적으로 만화가들을 스마트폰 세상으로 끌어올렸지만, 웹소설은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서서히 반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다시 사람들에게 쓰는 재미를 느끼게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인기를 끌면서다. 한때 가수 이적 씨가 짧은 소설을 트위터에 올려 화제를 모았다. 이후 재미동포 장주원 씨가 자신의 SNS에 초단편 형식으로 글을 올렸는데 2014년 'ㅋㅋㅋ'라는 책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짧지만 강렬한 글들에 '좋아요'와 후기가 달리면서 다시 글쓰는 재미를 느낀 글쟁이들이 속속 귀환했다.

`코로나 집콕`으로 K웹툰을 넘어 K웹소설의 인기가 뜨겁다. 매일 혹은 매주 연재되는 웹소설은 삽화와 함께 공개된다. 사진은 `재혼 황후`(왼쪽), `나 혼자만 레벨업` 삽화.
웹소설은 소위 '스낵 컬처'의 특성을 앞세워 시장을 빠르게 재편해나갔다. 웹소설의 대표 플랫폼으로 '조아라' '문피아' '북팔'도 등장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IP 비즈니스 기반의 웹소설 활성화 방안' 보고서를 보면 2016년 국내 웹소설 시장은 2013년 대비 18배 성장한 1800억원 규모로 조사됐다.

여기에 네이버 ‘시리즈’와 '카카오페이지'가 가세하면서 성장세가 빨라졌다. 최근 시장 성장세를 간파한 KT가 인기 콘텐츠로 부상한 웹소설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1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며 웹소설도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

최근 누적 매출 100억원 이상 작품과 누적 다운로드 1억건 작품들이 생겨나면서 웹소설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웹툰 플랫폼을 이용해 웹소설도 서비스하면서 카카오페이지는 2019년 기준 3200억원의 통합 거래액을 달성했다. 올해 카카오페이지는 작년 대비 최소 55% 이상 성장해 5000억원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에 작년 거래액을 이미 초과 달성했다. 일 거래액도 2015년 처음 1억원을 돌파한 후 2019년 9월 10억원을, 2020년 5월엔 20억원을 돌파했다. 곧바로 지난 8월 30억원마저 돌파하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카카오는 일본에서 만화 플랫폼 픽코마로 일본 내 K웹툰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이 플랫폼의 한국 콘텐츠는 2% 미만이지만, 매출의 40%를 이끌 만큼 인기가 높다. 인도네시아에선 현지 회사를 인수해 '카카오페이지 인도네시아'로 리브랜딩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내년 초를 목표로 태국 론칭을 준비하고 있고, 이후 동남아시아 전역, 인도, 미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도 웹소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황후의 재혼 선언을 소재로 한 네이버 웹소설 '재혼황후' 역시 누적 다운로드 수 1억건을 기록하며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웹소설 원작의 웹툰 '재혼황후' 역시 일본어, 프랑스어, 인도네시아어, 태국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서비스하고 있다. 아시아권은 물론 왕실 문화에 익숙한 프랑스에서도 로맨스 부문 톱5에 오를 정도로 높은 인기다.

이처럼 최근 네이버 웹소설 작품이 웹툰화를 통해 국내에서 독자 확대는 물론이고 해외에서 웹툰 론칭을 통해 웹소설의 해외 시장 진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특히 '하렘의 남자들'은 별점 9.8로 높은 평점을 유지하고 있는 작품이다. 최근 배우 주지훈이 '하렘의 남자들' 브랜드 캠페인 영상으로 주목받으면서 해당 웹소설 누적 다운로드 수가 약 270만건에서 1500만건으로 5배가량 크게 증가했다. 네이버 웹툰 플랫폼에서는 네이버 시리즈와 웹툰 플랫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성과가 나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네이버 시리즈에서 서비스 중인 웹소설 '전지적 독자 시점'은 웹툰 론칭 한 달 만에 웹소설 매출만으로 16억원을 기록했다. 이동인 기자

'코로나 집콕'으로 K웹툰을 넘어 K웹소설의 인기가 뜨겁다. 매일 혹은 매주 연재되는 웹소설은 삽화와 함께 공개된다. 사진은 '재혼 황후'(왼쪽), '나 혼자만 레벨업' 삽화.

웹소설은 웹툰이나 영화, 드라마에 비해 제작 속도가 빠르고 초기 투자 금액이 낮아 이른바 대박이 나올 수 있는 스토리텔링 원천 지식재산권(IP)으로 주목받고 있다. 웹소설에서 출발한 스토리가 영화, 드라마, 게임까지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하며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지의 '김 비서가 왜 그럴까'는 2016년 노블코믹스에 웹소설로 선보였던 작품인데, 웹툰으로도 인기를 끌었다.

'나 혼자만 레벨업'도 웹소설과 웹툰 장르의 파급력을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원작인 웹소설 시즌1이 2016~2018년 연재됐고, 이후 웹툰 작품으로 올해 3월까지 서비스되면서 인기를 끌었다. 시즌2 웹툰은 올해 7월부터 연재하고 있다. 이 같은 사이클을 통해 이 작품은 국내 단일 IP로 누적 조회 수 4억3000만건 이상, 웹소설·웹툰 합산 누적 열람자 수 500만명을 기록했다. 국내외 누적 매출은 300억원을 초과했다.

네이버의 경우 '튜토리얼 탑의 고인물' '꽃만 키우는데 너무 강함' '용왕님의 셰프가 되었습니다' '중증외상센터: 골든 아워' 등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기존 웹소설은 영상의 원작으로 영상판권 판매에서 그쳤다면, 이제는 IP를 다양한 콘텐츠 포맷으로 뻗어가며 작품의 생명 주기 또한 길어지고 있다.

웹소설을 기반으로 웹툰화된 '전지적 독자 시점'은 인도네시아어, 태국어, 대만어에 이어 지난 8월 영어 서비스에서도 연재를 시작해 유료 결제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웹소설 원작인 이 소설은 웹툰으로 네이버 시리즈에 독점 공개하면서 웹툰의 인기로 원작 웹소설까지 다시 찾아보는 독자가 늘어나는 역주행도 일어나고 있다.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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