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상쾌한 코로나 극복기 [지역아동센터 쌤들의 기분 좋은 상상 ①]

여경선 센터장(구립성내지역아동센터) 2020. 10. 15.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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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코로나19로 지난 2월부터 5월은 참으로 힘든 시기였습니다. 지난 2월 개소해 아동들을 만나려던 기대가 와르르 무너졌지요. 아이들을 만날 기대에 잔뜩 부풀었던 종사자들은 휴원기간이 여러 번 연장되면서 ‘아이들을 언제나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기다림에 지치기도 했답니다. 그러나 마냥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긴급 돌봄에 대한 공지도 하고, 아동들이 잘 지내는지 주기적으로 전화도 했습니다. 하지만 집에서 답답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을 아동들이 안쓰러웠습니다. 또 온전히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느라 지쳐 가는 부모님들도 안타까웠습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종사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아동들이 집에서라도 좀 덜 답답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게 됐습니다.

선생님들과 의논한 끝에 보호·교육·문화·정서적 지원을 영역별로 놓치지 않고 꾸러미를 구성해 보자고 결론을 지었습니다. 그러고는 이름을 ‘방구석 행복 꾸러미’로 정했답니다. 먼저 꾸러미 속에 아동들의 건강을 위한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챙겨 넣었습니다. 그리고 아동들이 부모님과 할 수 있는 요리 재료를 넣고 자세한 설명서를 같이 넣었습니다. 함께 소소한 요리라도 하면 즐거움이 생기지 않을까 기대하면서요. 또 학습도 꾸준히 해야 좋은 습관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구체적인 계획이 어려웠습니다. 학교도 온라인학습 준비로 우왕좌왕하던 때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됐지요.

그래서 우선 학습지를 제공해 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학습지를 구입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재정이라 먼저 1학기 국어문제집을 구입하고, 수학은 학교 선생님들의 도움을 얻어 ‘일일수학’을 수준에 맞게 출력해 제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매일 일정량을 풀 수 있도록 학습량을 제시했습니다. 나중에 이를 센터에 제출하면 상도 준다고 학습을 독려했죠. 배분할 때 무슨 상이냐고 묻는 아동들에게 “해 가지고 오면 알 수 있다. 열심히 하라”고 당부했죠. 가끔 안부전화를 할 때 학습을 잘하고 있는지 물으면 벌써 다해 간다는 친구들이 있는가 하면 조그만 목소리로 아직 못했다고 말하는 친구들도 있었답니다. 실제로 결과물을 제출한 아동들에게는 상품과 상장을 주어 칭찬했습니다.

학습뿐만 아니라 건강한 놀이를 지원해야 할 지역아동센터이기에 좋은 놀잇감으로 어떤 것을 제공할까도 고민했고, 큐브가 좋겠다고 결정했습니다. 고학년과 저학년의 수준이 다른 만큼 난이도가 다른 큐브를 제공했습니다. 설명서를 통해 더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안내도 했지요.

아울러 아동들이 조물거리며 만들거나 종이접기를 좋아한다는 것에 착안해 페이퍼크래프트 사이트에서 수준별 입체 종이접기를 상장지에 출력해 만들기를 할 수 있도록 제공했습니다. 페이퍼크래프도 종이 입체 접기 도안이 수준에 따라 아주 많더군요. 상장지에 출력만하면 되니 비용은 별로 들이지 않고, 그에 비해 아동들의 만족도는 굉장히 높은 꾸러미였습니다. 인기가 많아 “다른 것도 출력해 주시면 안 되냐”는 요청을 받기도 했습니다.

여경선 센터장(구립성내지역아동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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