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은 잔뜩 화가 나길 원한다" 서른 살 기자의 바디프로필 프로젝트⑩
●바디프로필은 ‘건강을 위한’ 운동이 아니다
●체성분 측정 결과에 편차 있어… 그간 인바디 결과 너무 후해
●간 수치에 만감 교차…무리한 다이어트 ‘비추’
*이현준 기자의 바디프로필 프로젝트는 8월 5일부터 11월 18일까지 매주 수요일 연재됩니다.
들어가기에 앞서
①지금까지 제시한 인바디 결과는 제 것이 맞습니다.
‘인바디'(체성분 분석기) 결과지에 나온 수치와 육안으로 보이는(이른바 '눈바디') 모습에 차이가 극명해 다른 사람의 인바디 결과를 올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공개한 측정 결과는 모두 제 것이 맞습니다. 제조사인 ㈜인바디에 문의해봤습니다. ㈜인바디 관계자는 "체지방률이 같다고 해도 눈바디는 다를 수 있다. 인바디 결과에도 당일 컨디션, 수분 섭취 정도, 개인별 골격근 모양, 평소의 운동 방법 등 변수가 많다. 인바디 수치는 참고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했습니다.
②인바디 결과에 비해 운동 강도가 너무 낮다.
매일 출근하는 직장인이 고강도 운동을 할 경우 업무에 지장이 생깁니다. 지금의 운동 강도는 몸이 따라주는 만큼, 즉 본업에 방해가 되지 않는 수준입니다.
③<표>‘9주차 운동'에서 10월 5일 운동 중 '하체' 표기는 오기이며 '등'이 맞습니다. 부주의로 오해를 일으킨 점 사과드립니다.
공복상태에서 체성분 측정해야
지난주 기사에 "‘눈바디'와 '인바디' 결과가 너무 다르다"는 댓글이 많이 달렸다. 분명 내 몸을 측정한 결과인데. '지금까지의 인바디 결과가 잘못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가 다니는 헬스장의 인바디는 '인바디 370' 모델이다.
더 정확한 결과를 얻기 위해 최적의 조건에서 몸을 측정해보기로 했다. 11일 아침 기상해 소변을 본 후 공복 상태로 인바디 다이얼에 올랐다. 전날 헬스장에서 측정한 결과와 비교하면 골격근량은 1㎏ 적고 체지방은 1.2㎏ 많게 나왔다. 체지방률도 1.4% 높았다. 이 결과가 더 정확하다면 빼야 할 체지방이 예상보다 1.2㎏ 늘어난 셈이다. 모르는 게 약이었나. 헬스장에 가지 않아도 수시로 인바디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걸 위안 삼기로 했다.
결국 건강이 제일입니다
이야기는 추석 연휴 직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바디프로필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업무 스트레스 때문인지, 무리한 운동 때문인지, 아니면 영양부족인지 모르겠으나 머리카락이 급격히 많이 빠졌다. 안 되겠다 싶어 9월 29일 피부과에 탈모 진단을 받으러 갔다. 의사는 "약을 먹기 전에 간 수치(AST·ALT) 검사를 해야 한다. 탈모약이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혈액 검사를 권했다. 기자는 그 말에 따랐다.
추석 연휴 직후인 5일 병원에서 "원장님이 통화하길 원한다"면서 연락이 왔다. 의사의 말은 충격적이었다. "40 정도가 정상인데, 간 수치(AST)가 140이 넘어요. 수치가 너무 높으니 정밀 검사를 받거나 간 수치를 낮추는 약을 먼저 먹어야 해요. 무리한 운동, 다이어트, 과도한 단백질 섭취 등이 원인일 수 있으니 모두 멈춰야 합니다." 결과지를 확인하니 심란함은 더욱 커졌다. 머리카락 빠지는 것도 서럽건만, 이제 간까지 망가졌단 말인가.
"원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건강기능식품이나 약을 잘못 먹은 경우입니다. 이땐 즉시 복용을 멈춰야 합니다. 두 번째는 지방간, A‧B‧C형 간염 등 간 질환이 있는 경우로 치료를 받아야 해요."
닭가슴살 대신 오이를 먹고
"검사 전날 운동을 심하게 했다거나 몸이 피로할 때 측정하면 일시적으로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간 질환도 없어요.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의사의 말에 절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으나 아직 끝이 아니었다. "간은 괜찮은데 신장 수치(BUN·혈액요소질소)가 좀 높네요. 걱정할 정도는 아니지만 주의가 필요합니다. 단백질을 너무 많이 먹어 신장에 부담이 된 듯해요. 단백질 섭취를 줄이세요."
누군가 건강을 위해 바디프로필을 준비한다고 말한다면, 바디프로필은 겉모습을 위한 것임을 분명히 말해주고 싶다. 단기간에 준비하는 건 더욱 말리고 싶다. 기간을 넉넉히 두고 몸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점진적으로 해 나가길 추천한다. 건강보다 우선인 건 없다.
이현준 여성동아 기자 mrfair3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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