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폭증 없지만..코로나 잠복기인 18일까진 안심 못해
당국 "수도권 유행 가능성 주목..'단풍방역'도 중요"
[경향신문]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가 1단계로 하향 조정된 상황에서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엿새 만에 다시 세 자릿수로 올라갔다. 방역당국은 해외유입 확진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국내 상황은 추석연휴 이후에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중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감염 전문가들은 거리 두기가 완화된 상태에서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자칫 대규모 감염으로 이어질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며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02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해외유입은 33명으로 76일 만에 30명대로 올라섰다. 최근 코로나19가 세계 곳곳에서 재유행 움직임을 보이면서 해외 확진자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유입 신규 확진자 대다수는 부산 감천항에 정박한 러시아 선박 2척에서 나왔다. 선원 23명이 탑승한 코레노보스크호에서 11명, 선원 20명이 탄 티그르2호에서 3명 등 총 14명 러시아 선원이 확진됐다. 감천항은 “음성 판정을 받은 선원들은 현재 선내에 격리 중이며 선원들 모두 내국인과 접촉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해외유입 요인을 제외하고 국내 상황만 놓고 볼 경우, (지난 5월 황금연휴와 8월 광복절 연휴 이후 발생했던) 과거와 같은 폭증은 억제됐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최근 2주 동안 신규 확진자의 약 80%가 수도권에서 발생해 집단유행의 가능성이 남아 있어 경각심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우선 과제 중 하나는 단풍방역”이라며 “여행객이 몰리는 단풍관광지를 중심으로 음식점, 카페, 전세버스 등의 방역을 강화하는 개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도 전국 곳곳에서 산발적 집단감염이 확인됐다. 강원 강릉 한 지인모임에서 지난 9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7명이 더 확진돼 총 8명의 감염 사실이 확인됐다. 대전 유성구 가족 명절모임에서는 13명이 추가 확진돼 확진자가 총 27명으로 늘었다. 경기 의정부 마스터플랜병원 관련 확진자는 9명 더 늘어 총 60명이 됐다. 경기 동두천 지인모임 확진자도 3명이 추가돼 총 18명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아직 추석연휴의 여파를 놓고 안심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추석연휴의 영향이 지났다고 보기에는 대전 가족모임 등에서 전파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다”며 “코로나19의 평균 잠복기인 5일이 지났다고 안심하기보다는 추석연휴 마지막 날인 4일로부터 최대 잠복기 14일이 지나는 18일까지 추이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자 수가 증폭되지는 않았지만 줄고 있지는 않다. 추석연휴로 유행의 꼬리가 더 길어졌다”면서 “거리 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데다 날씨가 추워지고 있어 앞으로도 여러 위험요인들이 대기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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