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을 화폭에 담다

전지현 2020. 10. 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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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해용 개인전 15일까지
백해용 `화합` [사진 제공 = 갤러리 자인제노]
유년 시절 자동차 수리와 도색 일을 하시던 아버지 공장에서 차량용 페인트를 가지고 놀았다. 백해용 작가(41)는 자연스럽게 색칠 놀이를 하면서 미술에 눈을 떴다. 1997년 우연히 외국에서 자동차나 오토바이에 불꽃과 해골 그림을 그리는 영상을 본 후 본능적으로 예술적 상상력이 뻗어나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은 자유롭다. 물감이 화면에 얽매이지 않고 소용돌이친다.

대기업 제품 도색 작업과 촬영을 해오던 그가 본격적으로 화업에 뛰어든 것은 7년 전 서울 성수동 작업실 화재다. 페인트 스프레이가 모두 불타버려서 붓을 들기 시작했다. 미국 추상표현주의 화가 잭슨 폴록처럼 물감을 화면에 던지고 붓으로 문지르며 새로운 기법을 찾아나갔다. 작가는 "감정이 흐르는 대로 던져봤는데 어느 정도 컨트롤이 되는 장르더라. 그때부터 추상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10년 전부터 페인트와 더불어 친환경 물감을 사용하면서 재료 폭을 넓혔다. 다만 캔버스를 살 여력이 없어 창고 문틀과 버려진 나무 팔레트에 그림을 그렸다. 그는 "이삿짐을 나르던 나무 팔레트를 분해하고 못을 빼서 재활용한다"며 "나무가 물감을 빨아당겨 부드럽게 융화하는 힘이 좋았다"고 설명한다. 스스로를 '화가'가 아닌 '칠장이'라고 생각하는 그가 개인전을 연다. 15일까지 서울 창성동 갤러리 자인제노에서 독창적인 작품을 펼친다. 광활한 백지 세상을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작품들은 작가만의 시선을 통해 새로운 '화합'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그는 "물감의 화합과 더불어 주변 사람들의 화합을 이루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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